[CES 2020 결산]② 돌아온 '접는 시대', 폴더블 디스플레이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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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0 결산]② 돌아온 '접는 시대', 폴더블 디스플레이 열풍
  • 김상혁 기자
  • 승인 2020.01.14 1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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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상하로 접는 폴더블 디스플레이 열풍
스마트폰에 이어 노트북, 스피커 등 다양한 가전제품으로 확대
LG전자는 돌돌 마는 '롤러블' 디스플레이 선봬
폴더블 스마트폰 전쟁은 'MWC 2020'에서 본격화 예정

[오피니언뉴스=김상혁 기자]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0'가 나흘 간의 일정을 마치고 지난 10일(현지시간) 폐막했다. 차세대 모빌리티, 인공지능(AI), 로봇, 폴더블 디스플레이 등 최첨단 기술들의 향연이었던 이번 행사는 한 발짝 가까워진 미래 속 우리 삶을 엿볼 수 있는 기회의 장이었다.

이번 행사에서 모빌리티와 함께 가장 주목 받은 분야는 폴더블 및 플렉서블 디바이스들이었다. 2000년대 초 접는 열풍을 일으켰던 '폴더폰'의 열풍이 약 20여년 만에 돌아왔기 때문이다.

그렇게 IT 업계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폴더블폰 열풍은 이번 'CES 2020'까지 이어졌다. 특히 기존의 좌우로 접던 방식을 넘어 조개껍질처럼 위아래로 접는 '클램쉘'이 차세대 폴더블폰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을 넘어 노트북에도 적용되는 단계이며, 스마트 스피커나 가방 등까지 확장되고 있다. TV 분야는 한술 더떠 돌돌 말 수 있는 '롤러블'까지 등장했다.

지난해 9월 삼성전자가 출시한 접는 스마트폰인 '갤럭시 폴드'는 2007년 등장한 아이폰 이후 스마트폰에 새로운 폼팩터 변화를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어 화웨이가 '메이트X'를 선보였고, 모토로라는 과거 폴더폰의 영광을 이끌었던 '레이저(Razr)'를 동명의 폴더블폰으로 재출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CES 2020' 개막 하루 전 삼성전자 사전 부스 투어에서 직원들이 갤럭시 폴드 5G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CES 2020' 개막 하루 전 삼성전자 사전 부스 투어에서 직원들이 갤럭시 폴드 5G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갤폴드' '메이트X' '레이저'...신제품 아닌데도 인기몰이

'CES 2020'에서 전시된 폴더블폰은 이미 공개된 '갤럭시 폴드', '메이트X', '레이저' 등과 중국 TCL의 시제품이다.

'갤럭시 폴드'와 '메이트X'는 신제품이 아님에도 관람객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갤럭시 폴드'는 약 200만원이 훌쩍 넘는 고가에 약 50만대 정도만 생산됐기에, '메이트X'는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실물로 접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 자리에서 국내 통신사에 한해 '갤럭시 폴드' 다음 제품을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좌우로 열고 닫았던 1세대 제품과 달리 2세대는 위아래로 접는 클램쉘 형태로 전해진다. 그리고 14일 IT 전문 트위터리안 아이스 유니버스는 "신제품의 명칭은 '갤럭시 Z 플립'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레이저'는 물씬 느껴지는 레트로 감성으로 눈길을 받았다. 한 손으로 여닫는 플립감은 과거의 영광을 떠올리게 하고, '레트로 레이저' 모드를 설정하면 예전 디자인이 디스플레이에 표시되는 재미를 갖췄기 때문이다.

모토로라가 'CES 2020'에 출품한 폴더블폰 '레이저'. 과거 폴더폰의 감성을 옮겨 담아 인기를 끌었다. 사진=연합뉴스
모토로라가 'CES 2020'에 출품한 폴더블폰 '레이저'. 과거 폴더폰의 감성을 옮겨 담아 인기를 끌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레이저'의 출시는 아직 요원하다. 당초 지난해 12월 중 출시할 계획이었으나 중국의 BOE가 기술적 결함을 극복하지 못하고 지난 9일 한차례 연기했다. 하지만 여전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이 날짜 마저 맞추지 못하고, 언제 양산화에 돌입할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BOE는 삼성전자와 함께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생산하는 유이한 업체로 화웨이 모토로라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에 납품한다.

TCL은 이번 행사에 7.2인치 폴더블 시제품을 들고 나타났다. 지난해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9'에서 공개한 콘셉트 제품을 업그레이드한 제품이다. 인폴딩 방식으로 외부 디스플레이는 없다. 베젤은 다소 두꺼운 편으로 카메라는 외부에 4개가 탑재됐다. 구체적 사양은 물론 출시 여부 조차 알려지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냈다.

다만 본격적인 폴더블 스마트폰 전쟁은 다음달 24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의 이동통신 산업 전시회 'MWC(Mobile World Congress) 2020'에서 펼쳐질 것으로 관측된다.

◆ 폴더블 전쟁, 스마트폰에서 노트북으로

레노버가 'CES 2020'에서 발표한 13.3인치 폴더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노트북 '씽크패드X1 폴드'. 사진=연합뉴스
레노버가 'CES 2020'에서 발표한 13.3인치 폴더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노트북 '씽크패드X1 폴드'. 사진=연합뉴스

구부려지는 폼팩터의 혁명은 스마트폰에서 노트북, 그리고 각종 가전으로 번지며 'CES 2020'의 새로운 흐름으로 등장했다.

레노버는 세계 최초의 폴더블 노트북 '씽크패드 X1 폴드'를 공개했다.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완전히 펼쳐 태블릿처럼 쓰거나 화면을 접어 노트북처럼도 사용할 수 있다. 접으면 물리적 키보드가 아닌 아래 화면에 터치식 키보드가 나타난다.

LG디스플레이의 13.3인치 접이식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채택했으며 무게도 1kg 미만으로 가벼운 편이다. 상반기 중 출시 예정이며 가격은 2499달러(약 290만원)으로 책정됐다.

델은 '콘셉트 오리'와 '콘셉트 듀얼' 두 가지 시제품을 발표했다. '콘셉트 오리'는 폴더블 노트북으로 '씽크패드 X1 폴드'와 비슷하게 13인치 화면을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다. 접으면 키보드가 나타나는 것도 동일하다.

'콘셉트 듀얼'은 LG전자의 스마트폰 V50 씽큐와 비슷하게 폴더블 디스플레이가 아닌 2개의 화면을 이어 붙인 형식이다. 각각 독립적인 화면으로도, 연결한 화면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인텔도 콘셉트 제품 '호스슈 벤드(Horseshoe Bend)'를 선보였다. 접으면 13인치, 펼치면 17인치 이상의 디스플레이 구현이 가능하다. 인텔은 또 레노버와 델 등 주요 PC 제조사들의 폴더블 PC에 인텔 코어 프로세서를 공급하는 등 설계 및 양산을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밝혔다. 아테나 프로젝트에도 폴더블 PC 규격을 추가했다.

현장에는 노트북 뿐 아니라 다른 폴더블 제품도 만날 수 있었다. 중국 로욜은 폴더블 디스플레이가 장착된 ▲스마트 스피커 ▲핸드백 ▲모자 등을 선보였다. 특히 스마트 스피커 '미라지'는 완전히 구부러지는 7.8인치 플렉서블 디스플레이가 장착돼 눈길을 끌었다.

◆ 모두가 화면 구부릴때 돌돌 마는 LG전자

'CES 2020'을 찾은 관람객들이 LG전자의 롤러블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R'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CES 2020'을 찾은 관람객들이 LG전자의 롤러블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R'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모두가 화면을 구부릴때 LG전자는 동그랗게 말 수 있는 '롤러블' 화면을 선보였다. 세계 최초로 디스플레이가 말리는 올레드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R'이다.

이 TV가 더욱 독특한 점은 화면이 위에서 아래로 펴지는 '롤다운(Roll-Down)'방식이라는 것이다. 이미 지난해 화면이 아래서 위로 올라오며 똑바로 서는 '롤업(Roll-Up)' 기술과 마찬가지로 세계 최초다. LG는 각기 다른 롤러블 기술로 소비자 선택권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LG 시그니처 올레드 R'은 'CES 2020' 최고 혁신상을 받았다. 미국 IT매체 씨넷 "지난 2년간 CES에서 TV의 가장 큰 센세이션"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출시는 올해 연말로 예상된다.

일본의 전자회사 샤프도 롤러블 TV 시제품도 소개했다. 'LG 시그니처 올레드 R'과 형태가 유사한 제품으로 해당 시장에서 대결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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