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is] GE 출신 데이비드 캘훈 신임 사장, '추락하는' 보잉 구해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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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is] GE 출신 데이비드 캘훈 신임 사장, '추락하는' 보잉 구해낼까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01.13 1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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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이코노미스트 "캘훈 사장, 가장 힘든 도전에 직면"
'경영 효율성 중시' GE 문화가 항공기 결함 원인이라는 지적도 
보잉 문화 전면적 개편이 가장 큰 과제일 듯
데이비드 캘훈 보잉 신임 최고경영자(CEO)가 13일(현지시각) 취임하는 가운데, GE 출신인 그가 최악의 시기를 겪고 있는 보잉을 구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이비드 캘훈 보잉 신임 최고경영자(CEO)가 13일(현지시각) 취임하는 가운데 GE 출신인 그가 최악의 시기를 겪고 있는 보잉을 구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세계 1위 항공기 제조회사인 미국 보잉사가 창사 이래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데이비드 캘훈 신임 최고경영자(CEO)의 임기가 13일(현지시각) 시작된다. 

보잉은 지난 2017년 출시한 737맥스의 기수 센서 소프트웨어 결함 등으로 지난 2018년 10월 인도네시아와 지난해 3월 에티오피아에서 추락, 총 346명이 사망하는 참사를 냈다. 이로 인해 737맥스기는 전세계 40여개국에서 운행이 중단됐고, 보잉을 이끌던 데니스 뮬렌버그 전 CEO가 쫓겨나는 등 전례없는 위기를 겪었다. 

최악의 위기 속에서 신임 CEO 겸 사장으로 취임한 데이비드 캘훈 전 이사회 의장. 그는 CEO 사관학교로 명성을 쌓아온 제너럴 일렉트릭스(GE) 출신으로, 전직 GE맨이 보잉을 어떻게 되돌려 놓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혁신보다는 수익에 초점 맞춘 GE 가치관 

11일(현지시각)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보잉사의 새로운 수장자리에 앉은 GE 출신 데이비드 캘훈 신임 사장이 힘든 도전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GE는 CEO 사관학교로도 명성을 쌓아왔다. 1981년부터 2001년까지 GE의 회장직 및 최고경영자직을 역임하며 '경영의 신'이라고 불리기도 했던 잭 웰치 전 GE 회장.

그의 곁에서 경영의 노하우를 배운 이른바 '잭 웰치의 제자'들은 3M과 크라이슬러, 홈디포, 허니웰 등 미국의 대기업은 물론 스위스의 ABB 등 글로벌 기업들의 수장 자리에 앉으며 전세계에서 대활약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잭 웰치의 리더십 스타일은 크게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첫번째는 하이 테스토스테론적 리더십(high-testosterone leadership)이다.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높은 것은 스포츠 분야의 리더십과 유사한데, 이는 두번째 리더십 스타일인 "순위를 매기고 하위 순위 직원들을 해고하는 방식(ranking and yanking)"으로 이어진다. 직원이든 임원이든 관계없이 패자는 무자비하게 걸러진다는 것이다. 지난 2017년 캘훈 신임 사장은 GE문화에 대해 '매번 더 나은 무언가를 해라, 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마지막 세번째 리더십은 획기적인 혁신보다는 수익을 높이는 것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웰치 전 회장은 GE를 이끌 당시 특히 이 점에서 뛰어났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GE출신, 경영 효율성만 중시...배당 늘리고 투자엔 인색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2000년 이후 전직 GE맨이 이끈 9개의 미국 회사를 종합해볼 때 GE 출신 CEO들은 기업의 이익을 향상시키고, 보다 많은 현금을 주주들에게 배당한 반면 투자는 줄여왔다"고 언급했다. 

문제는 이같은 리더십 스타일이 보잉 737맥스 결함의 한 원인이 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1997년 맥도넬 더글러스와 보잉사의 합병 이후 2003~2005년 해리 스톤사이퍼가 보잉사를 이끌었고, 이후 10년간 짐 맥너니가 수장에 앉았으며, 2016년 캐빈 맥알리스터가 지난해 10월까지 보잉상용기부문 사장으로 회사를 이끌어왔다. 이들 모두 GE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모두 GE의 가치관을 몸으로 익혀왔던 인물들이다.

2004년 스톤사이퍼 전 회장은 "사람들이 내가 보잉의 문화를 바꿨다고 말하는데, 그것은 의도였다"면서 "보잉은 엔지니어링 회사라기보다는 사업처럼 운영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실제로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항공 컨설턴트인 틸 그룹의 리처드 아발루피아는 "2001년 이후 15년간 780억달러(약 90조1000억원)가 주주들에게 환원됐고, 보잉사의 주가에 놀라운 영향을 끼쳤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의사결정에 대한 엔지니어들의 의견은 무시됐고, 이는 737맥스의 비극적인 설계 결함의 원인이 됐을지도 모른다"며 "최대 참사의 씨앗은 몇 년 전에 심어졌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캘훈 신임사장, 보잉 구출이라는 과제에 직면

이코노미스트는 "캘훈 신임 사장의 최우선 과제는 737맥스 기종의 소프트웨어 결함을 해결하고, 항공기가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다는 점을 알려 승객들을 안심시키고 보잉을 구출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만일 캘훈 사장이 이에 성공한다면, (CEO 사관학교라는) 과대광고에 부합하는 드문 GE맨이 될 수 있다는 것. 

이코노미스트는 "캘훈 신임 사장은 보잉 문화를 전면적으로 개편할 필요성이 있다"며 "왓튼스쿨의 GE 전문가인 마이클 우심이 말했듯, 잭 웰치의 시대보다 사업의 복잡성은 훨씬 크다"고 지적했다. 또 "공급망과 고객들은 전세계에 걸쳐있고, 기술은 모든 것을 관통한다"며 "캘훈 사장은 가장 힘든 도전에 직면해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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