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0] 알리바바 불참, 화웨이 조용..美갈등에 中기업 '소극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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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0] 알리바바 불참, 화웨이 조용..美갈등에 中기업 '소극적'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01.08 11: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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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4500개 기업 중 中기업은 1000개사..2년전엔 3분의 1 차지
알리바바·텐센트·샤오미 등 주요 업체 불참
화웨이는 기조연설이나 신제품 출전 없이 조용히 참석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가전전시회인 'CES 2020' 개막에 앞서 업체 관계자들이 전시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가전전시회인 'CES 2020' 개막에 앞서 업체 관계자들이 전시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가전박람회(CES)에서 중국의 비중이 눈에 띄게 줄었다.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미국과의 갈등이 CES에서도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다.

알리바바와 샤오미는 이번 CES에 참석하지 않았으며, 화웨이는 부스 규모를 줄였다. 기조연설을 하거나 새로운 제품을 공개하지 않았다. 박람회에 참여한 중국 기업의 수도 크게 줄었다. 오는 15일 미·중 1단계 무역협정 체결을 앞두고 있으나, 미국과의 갈등이 여전함을 의미하는 부분이다.  

中 참가 기업과 방문객수 크게 줄어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번 CES 언론 사전 공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미·중 갈등과 분단의 상처"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자율주행차량의 부품을 개발하는 중국 스타트업 로보센스의 한 간부는 "2019년에도 CES에 참여하는 중국 기업 및 중국 방문객 수가 전년대비 크게 줄었는데, 올해는 더욱 적어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CES를 찾는 방문객은 2010년 12만명대였으나 2017년에는 사상 최고 수준인 18만4000명까지 늘었는데, 이 기간 중국 방문객수가 급증한 것이 그 원동력이 됐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의 마찰이 격화되면서 지난해 중국의 방문객은 전년대비 17% 줄어든 1만3000명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한국과 일본의 관람객수가 각각 10% 이상 늘어난 것과는 대조적이다. 올해 중국 관람객의 발걸음은 지난해보다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CES에 참여하는 중국기업의 수도 크게 줄었다.

포춘에 따르면, 올해 CES 2020에는 4500개 기업이 참가했는데, 이 중 중국 기업은 1000개가 조금 넘는다. 2년전에 CES 참가기업의 3분의 1을 중국 기업이 차지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난해에는 전체의 4분의 1이 넘는 기업이 중국 기업이었으며, 올해는 지난해보다도 더 줄어든 것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중국 전자상거래업체이자 인공지능(AI) 개발을 주도하는 알리바바는 아예 참가하지 않았다. 지난해 대규모 전시를 했던 중국의 2위 전자상거래업체 JD닷컴(징동상청, 京東商城) 역시 올해는 모습을 감췄다. 알리바바와 함께 중국 민간기업 투톱으로 불리는 텐센트 역시 이번에는 불참했다. 스마트폰 및 가전제품 업체인 샤오미 역시 참가하지 않았다. 

미국의 제재 대상이자 통신기기 대기업인 화웨이는 올해 참가했지만 부스 규모가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었고, 기조연설이나 큰 발표 없이 조용히 행사를 마무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리처드 위 화웨이 회장은 지난 2017~2018년 2년간 기조연설을 해온 바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AI의 국제적인 학회 'NeurIPS'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포착됐다. AI의 특허 출원수 세계 1위인 중국 연구자는 이 학회의 단골이었지만, 지난해 12월에는 비자를 발급받지 못해 화상으로 회의에 참석하는 일이 벌어졌다.

AI 개발을 주도하는 알리바바가 CES에 참석하지 않은 것 역시 이같은 흐름의 연속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포춘 역시 "AI와 5G 등 차세대 기술의 선두에 서있는 중국의 주요 기술주들이 10년만에 글로벌 기술 행사에 불참했다"며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협정을 오는 15일 체결할 계획임에도 불구하고 양국간 갈등이 CES에서도 엿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화웨이는 신발표 없이 조용히 참석

화웨이는 이번 CES 2020에서는 조용한 행보를 이어갔으나 그 존재감은 여전히 막강하다.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화웨이에 대한 압박이 실패했다는 평가도 내놓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화웨이를 '거래제한 기업' 명단에 포함시키며 성장을 압박해왔지만, 화웨이 사업은 지금까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강력한 제재가 이어지면서 화웨이는 미국 기술을 배제하는데 더욱 주력했는데, 특히 스마트폰에서 화웨이의 노력이 잘 드러난다는 평가다. 지난해 가을 출시한 화웨이 메이트30프로 핸드셋에는 일본 공급업체의 통신모듈을 사용했다. 미국 스카이웍스 솔루션사의 부품에 의존했던 1년전 메이트20프로와는 대조적이다. 

특히 지난해 스마트폰 매출은  전년대비 16.5% 늘어난 2억4000만대를 기록, 삼성전자의 뒤를 바짝 쫓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를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화웨이 간부들도 예상치 못한 일"이라고 전했다.

화웨이는 이번 CES에서는 조용한 행보를 이어갈 전망이지만, 오는 2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20에서 차세대 폴더블 스마트폰 메이트Xs를 선보일 예정이다. 화웨이는 지난해 11월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에 클램셸 형태의 폴더블폰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메이트X는 가로축 형태로 디스플레이가 밖으로 접혔는데, 새로 출시될 메이트Xs는 위아래로 안쪽으로 접히는 인폴딩 방식을 구현했다. 

中 TCL·레노버 등은 맹활약

중국 업체들이 비교적 조용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중국 1위 TV업체인 TCL의 활약은 두드러졌다. TCL은 7일(현지시각)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사 플래그십 제품인 차세대 비드리안 미니 LED를 공개했다. 비드리안 미니 LED는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미니 LED 수만개를 백라이트로 사용, 최상의 색상 대조 및 선명도를 제공한다.

또다른 TV 업체인 중국의 스카이웍스 역시 8K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 최신 기술을 적용한 TV를 공개했으며, 하이센스는 'XD9G'라는 이름의 듀얼 TV를 선보였다. 이는 LCD 패널 두 장을 붙여 OLED 장점인 어두운 색을 제대로 구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세계적 PC 회사인 레노버는 폴더블 노트북 제품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씽크패드 X1폴드'라는 이름의 폴더블 노트북은 13.3인치 화면에 LG디스플레이가 만드는 폴더블 OLED 디스플레이가 탑재될 예정이다. 올 여름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가격은 2499달러부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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