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IB 수장들의 신년사 키워드 “다변화‧플랫폼‧글로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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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IB 수장들의 신년사 키워드 “다변화‧플랫폼‧글로벌”
  • 김솔이 기자
  • 승인 2020.01.02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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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 구조 다변화로 성장 기반 확보
IT 기업과 경쟁…플랫폼 개발 노력해야
“저성장 시대…해외 진출해야” 강조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왼쪽부터). 사진제공=각 증권사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왼쪽부터). 사진제공=각 증권사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국내 금융투자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의 신년사는 수익 구조 안정화에 방점이 찍혔다. 주 수입원으로 자리 잡은 IB‧트레이딩부문 외에도 모든 사업부문이 경쟁력을 확보해야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미래 사업 환경 변화에 대비한 정보기술(IT) 플랫폼 개발과 해외 시장 진출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2일 신년사를 통해 “대외 환경에도 흔들리지 않는 지속 성장 가능한 시스템을 확보해야 한다”며 “지난해 말 조직 개편을 통해 구축한 틀을 현장에서 구현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리테일부문의 상품 중심 자산관리(AM)의 질적 성장과 서비스 제공 법인 범위 확대 ▲홀세일부문의 성장 분야 강화 및 영업 효율화 ▲IB‧프로젝트파이낸싱(PF)부문의 영업 네트워크 구축 ▲운용부문의 전문성 강화 ▲본사관리부문의 효율성 증대 등을 요구했다.

◆ 수익 구조 안정화…전 사업부문 경쟁력 강화 요구

박정림‧김성현 KB증권 사장은 직접적으로 올해 경영전략 방향을 ‘사업(biz) 경쟁력 강화’와 ‘운영 구조 효율성 제고를 통한 이익 중심 경영 체계 강화’로 잡았다. 특히 핵심‧신규 사업 경쟁력과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수익성 중심의 분석‧평가체계를 강화해 사업 구조의 효율성과 내실을 다지는 데 만전을 기해달라”고 강조했다. 

또 “열위에 있는 사업은 그 원인을 파악해 개선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며 “경쟁력을 확보한 사업의 경우 시장 지배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업부문별로는 ▲자산관리(WM)부문의 영업‧비대면채널 경쟁력 확보 및 소비자보호 강화 ▲세일즈앤드트레이딩(S&T)부문의 해외채권‧고유자산‧주가연계증권(ELS)헷지운용 역량 향상 ▲IB부문의 기존 사업 수익성 확대 및 공모리츠‧기업성장투자기구(BDC) 시장 선점 ▲홀세일부문의 정상 궤도 진입 등을 요구했다.

◆ IT기업의 금융투자업계 진출…플랫폼 역량 강화해야

증권사의 주요 과제인 디지털 역량 강화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IT기업이 플랫폼 경쟁력을 기반으로 금융투자업계에 진출하는 가운데 이에 맞설 수 있는 플랫폼을 갖춰야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은 빅데이터‧인공지능(AI)를 바탕으로 한 금융플랫폼 개발 필요성을 강조하며 “혁신적인 디지털 금융 솔루션으로 소비자를 확보하고 응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경쟁력을 소비자에게 가장 편리한 방법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금융플랫폼 서비스가 높은 수준의 기술(High Technology)을 지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 박정림·김성현 KB증권 사장(왼쪽부터). 사진=연합뉴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 박정림·김성현 KB증권 사장(왼쪽부터). 사진=연합뉴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자본시장의 넘버원 플랫폼 플레이어(No. 1 Platform Player)’라는 비전을 내세우며 “우리의 자원을 자체 수익 창출보다는 고객을 위한 상품‧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우선적으로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소비자 선호도가 높아지는 디지털 채널에 대해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며 “대면하지 않고도 본인을 알아보고 원하는 서비스를 경제적인 가격에 제공하는 디지털 서비스를 요구하는 가운데 우리는 누구보다 그것을 잘하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 “글로벌IB 주도로 온라인 회사채발행 플랫폼이 만들어지고 있고 해외 개인 간 거래(P2P) 플랫폼이 펀딩 플랫폼으로 발전했다“며 IB부문에서도 플랫폼 개발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일문 사장 역시 “향후 10년을 바라볼 때 금융 수요층 변화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며 “빠른 고령화와 밀레니엄 세대의 금융 소비자 본격화에 대비해 리테일 그룹,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본부, IT 본부를 중심으로 관련 상품‧플랫폼 개발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 “국내 시장 좁다”…해외 진출 확대

초대형IB 수장들은 또 저성장에 직면한 국내 시장을 벗어나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현만 부회장은 “미래에셋대우에게 글로벌은 소비자는 물론 회사와 국가를 위해서 반드시 가야할 길”이라며 “글로벌화는 단순한 네트워크 확장이 아닌 균형을 맞추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회사는 해외 시장을 개척해 글로벌 경제와 함께 성장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며 “소비자는 글로벌 자산 배분을 통해 자산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고 국가는 금융 수출을 통한 국부 창출 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일문 사장 또한 “한국은 1%~2%대 경제성장률이 고착화됐다”며 “우리의 경쟁 상대는 국내 증권사가 아니라 글로벌IB라는 넓은 시각을 갖고 선진 금융시장으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정림‧김성현 사장은 “글로벌 사업은 중장기 성장과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진행돼야 한다”며 “글로벌 매트릭스 체계를 정착하고 해외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데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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