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글로벌 CEO]④ 나세르 아람코 CEO, 시총 2조불 '글로벌 넘버원'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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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글로벌 CEO]④ 나세르 아람코 CEO, 시총 2조불 '글로벌 넘버원' 키워 
  • 김지은 기자
  • 승인 2019.12.25 1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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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간 다양한 부서 거치며 전문성 키워
올해 ICIS 파워 플레이어 1위 선정
IPO 등 수익구조 다변화에 힘써
아민H.나세르 아람코 최고경영자(CEO)는 30여년간 아람코의 주요 부서를 두루 거친 '석유 전문가'로 평가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민H.나세르 아람코 최고경영자(CEO)는 30여년간 아람코의 주요 부서를 두루 거친 '석유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올 한해 가장 주목할만한 기업을 꼽으라면, 아마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기업인 아람코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아람코는 올 한해 전세계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기 충분했다. 아람코는 이미 세계 1위의 순이익을 달성하는 탄탄한 회사지만, 사업구조 다각화를 위해 기업공개(IPO)에 나섰고, 12월 사우디 타다울 주식시장에 상장되면서 주가가 급등, 또 한번 투자자들을 놀라게 했다. 

사우디 국영기업으로 정부의 영향을 많이 받는 아람코이지만, 이 회사를 이끄는 것은 석유회사의 밑바닥부터 30년간 전문성을 길러온 아민 H.나세르 최고경영자(CEO)다.  

아람코 입사 후 30년간 다양한 실무경험 쌓은 '석유전문가'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기업을 이끄는 아민 H. 나세르는 그야말로 '석유 전문가'다. 

다흐란 소재의 파드 석유광물대학에서 석유공학 학사 학위를 받은 그는 1982년 아람코에 입사한 후 생산 엔지니어링, 드릴링 및 저수지 관리, 석유공학 개발, 탐사생산(E&P) 등 무려 30여년간 다양한 부서를 두루 거치며,이 분야의 전문가로 자리를 잡았다.

뛰어난 리더십도 겸비한 나세르 CEO는 2015년 9월 아람코의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올랐다. 기업의 수장 자리에 오른 후에는 교육과 훈련을 통한 인재육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으며, 회사 혁신 및 기술전략 진전을 위해서도 다방면의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나세르CEO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젊은 전문가들과 교류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그는 YLAB(Young Leader's Advisory Board)를 적극 지원하고 있는데, 이는 아람코의 관리직과 젊은 전문가들을 연계하는 프로그램이다. 

차세대 연료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석유 의존도를 줄이려는 노력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나세르CEO 역시 차세대 연료 엔진인 인터페이스를 비롯해 재생에너지 및 청정에너지 제품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또 석유 및 가스 기후 이니셔티브(OGCI)의 회원으로 온실가스 배출 최소화에 힘쓰고 있다. 

아민 나세르 CEO는 지난 20일에는 ICIS 상위 40대 파워 플레이어에서 2019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ICIS(Independent Chemical Information Service)는 세계 에너지, 석유화학, 비료 산업 등의 정보 서비스 업체로, 매년 가장 영향력있는 인물을 선정하는데, 올해에는 아민 나세르CEO가 선정됐다. 

ICIS의 글로벌 편집장인 조셉 창은 "사우디 아람코의 석유화학 프로젝트 활동 수준은 어느 회사를 보더라도 유례가 없다"며 "아람코의 석유화학 산업이 앞으로 세계 지형을 바꿀 것"이라고 평가했다. 

'제일 돈을 잘 버는 회사'..이젠 수익 다각화에 초점

아람코는 명실상부한 '돈을 제일 잘 버는' 회사다. 지난 11월 발표한 아람코의 올해 1~9월 3개 분기 순이익은 680억달러(약 79조2000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440억달러(약 284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는데, 미국의 애플과 비교하면 같은 기간 순이익(애플 353억달러)은 2배, 매출(애플 1758억달러)은 1.4배 수준이다. 지난해 아람코의 순이익은 1111억달러(129조4000억원)였는데, 이는 애플과 구글의 자회사 알파벳, 엑손모빌을 합한 것보다도 많은 수준이었다. 

아람코는 압도적인 세계 1위의 수익회사다. 하지만 수익은 유가에 크게 좌지우지된다는 것이 약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실제로 아람코의 순이익은 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수준이었던 2018년에는 1111억달러 수준이었지만, 유가가 한 때 31.90달러로 떨어진 2016년의 순이익은 132억달러에 불과했다. 이같이 유가 움직임에 큰 영향을 받다보니 아람코는 수익 다각화에 더욱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세계 석유시장의 10%를 차지하는 거대한 기업인 아람코는 석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최근 중국 노린코와 손잡고 중국에 정유·석유화학 단지 조성에 100억달러를 투자키로 했고, 인도 릴라이언스의 지분 20%를 인수했다. 현대오일뱅크의 지분도 17%로 늘려 정유는 물론 조선·엔젠 등 다방면에서 사업 협력을 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왼쪽)과 사우디 아람코 아민 나세르 사장이 지난 6월25일 수소에너지 관련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사진=연합뉴스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왼쪽)과 사우디 아람코 아민 나세르 사장이 지난 6월25일 수소에너지 관련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사진=연합뉴스

아람코, 기술력 높은 한국기업과도 친밀

나세르 CEO가 이끄는 아람코는 수익 다각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높은 수준의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기업과도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아람코는 에쓰오일의 지분 63.46%를 보유하고 있다. 아람코가 최대주주로 있는 에쓰오일은 에틸렌을 연간 150만톤 생산하는 시설에 약 7조원을 투자하는데, 여기에 아람코는 자신들이 개발한 신기술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아람코는 현대오일뱅크의 2대 주주이기도 하다. 지난 17일 공시에 따르면, 아람코는 현대오일뱅크 주식을 1조3749억원어치 사들여 지분 17%를 보유, 2대주주로 올라섰다. 지난 1월28일 체결한 투자 계약서에 따른 것이다. 

아람코는 정유 뿐만 아니라 조선·엔진 등 다방면에 걸쳐 현대중공업그룹과 협력할 방침이며, 현대중공업그룹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과, 람프렐, 바흐리사와 공동 투자해 '킹 살만' 조선산업단지에 사우디 합작 조선소를 건설하고 있다. 

친환경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나세르 CEO는 지난 6월 한국을 방문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 부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현대차와 수소에너지 분야에서 협력했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방문 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현지 수소인프라 기업인 에어프러덕츠와 함께 수소충전소를 열기도 했다. 

이밖에도 아람코는 GS와 효성 등 한국기업들과 다양한 업무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석유화학 중심의 구조에서 탈피하려는 노력임과 동시에 높은 기술력을 보유한 한국기업과의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아람코는 지난 11일 사우디 타다울 주식시장에 기업공개(IPO)에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아람코는 지난 11일 사우디 타다울 주식시장에 기업공개(IPO)에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아람코, 성공적 증시 데뷔...기업가치 2조달러 달성

아람코의 수익 다각화를 위한 노력 중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바로 기업공개(IPO)다.

아람코는 지난 11일 사우디 타다울 증시에서 첫 거래를 시작했다. 당초 아람코의 공모가는 주당 32리얄(8.53달러)로, 아람코의 기업가치는 1조7000억달러로 평가된 바 있다. 이후 거래가 시작되자 아람코의 주가는 급등했고,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목표로 한 기업가치 2조달러도 넘어서며 애플을 꺾고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우뚝 서게 됐다. 

아람코의 IPO는 기업 내부에서 뿐만 아니라 사우디 정부 차원에서 석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노력의 일환이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비전 2030'을 내걸었는데, 유가의 장기적인 하락세로 인해 사우디 경제가 부진한 움직임을 보이자 이를 탈피하기 위해 아람코의 IPO를 서둘렀다는 의견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아람코는 성공적으로 IPO를 마쳤으나 향후 주가 전망에 대해서는 엇갈리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원유의 수요가 둔화되면서 장기적인 가격 모멘텀이 약확된다는 의견도 있는 반면, 일각에서는 아람코의 경쟁력을 감안할 때 현 주가수준은 매력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달마캐피탈의 최고경영자(CEO)는 "아람코는 다른 석유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더 높은 가격에 거래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생산원가가 현저히 낮아 여타 기업보다 훨씬 쉽게 배당금을 보호하고 자본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람코의 강점 중 하나는 52년치의 석유매장량인데, 이는 가까운 경쟁업체보다 두배 이상 많은 수준"이라며 "게다가 아람코의 석유는 표면 바로 아래에서 추출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개끗하고, 환경적 영향 역시 국제 산유국들에 비해 현저히 적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환경에 대한 중요성이 강화되면서 아람코는 경쟁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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