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내년 2월 '실검 폐지' 확정…네이버·구글은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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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내년 2월 '실검 폐지' 확정…네이버·구글은 어떻게?
  • 김상혁 기자
  • 승인 2019.12.23 15: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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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관련 검색어도 폐지, 서제스트 기능 개편
"실검, 본래 목적과 활용 달라져"
"새로운 서비스 준비 예정"
네이버, AI 활용 실검 개선
구글, 찾아야만 볼 수 있는 '구글 트렌드' 제공
카카오가 내년 2월 포탈 다음에서 '실시간 검색어' 기능을 제거한다고 발표했다. 사진제공=카카오
카카오가 내년 2월 포탈 다음에서 '실시간 검색어' 기능을 제거한다고 발표했다. 사진제공=카카오

[오피니언뉴스=김상혁 기자] 카카오가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실시간 이슈 검색어(이하 실검)'를 없앤다. 지속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개인의 인격과 명예,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함이다. 

반면 마찬가지로 '실검 폐지'를 요구 받는 네이버는 '기능 개선'으로 방향을 잡고 있어 대조적이다. 구글은 두 포탈과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관심을 끈다.

◆ '실검' 폐지하는 다음과 카카오

카카오는 23일부터 다음과 카카오톡 #탭에서 제공하고 있는 인물에 대한 관련 검색어 서비스를 폐지하고 서제스트(Suggest·검색어 자동 완성 추천) 기능을 개편한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현재 다음에서 서비스 중인 실검을 내년 2월 중 폐지한다. 그리고 이를 대체할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정책들은 지난 10월 연예뉴스 댓글 잠정 폐지에 이은 뉴스 및 검색 서비스 개편 계획의 일환이다.

다음과 카카오톡에서 인물을 검색하면 관련 검색어는 더이상 나타나지 않는다. 서제스트에는 대상 인물의 공식 프로필이나 정보성 키워드만 나타난다. 다음이 보유한 데이터베이스에 등재돼 있는 인물이 대상이며 데이터베이스는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된다. 데이터베이스에 등재돼 있지 않은 인물에 대한 관련 검색어가 발생하면 다음에서 운영중인 고객센터를 통해 삭제를 신청할 수 있다.

카카오는 "해당 기능이 인물과 결합되면서 개인의 인격 및 사생활 침해, 명예 훼손 등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많은 이용자들이 실제 검색한 단어라 할지라도 이미 해소된 의혹이나 사실이 아닌 정보, 공개하고 싶지 않은 사생활이 노출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고 말했다.

관련 검색어와 서제스트가 이용자들의 반복적인 검색을 유도해 자체 재생산 됨으로써 개인에 대한 잊힐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는 점도 감안했다. 이용자에게 불쾌하거나 알고 싶지 않은 정보가 노출되고, 자극적인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소재로 쓰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카카오는 뉴스 및 검색 서비스 개편의 다음 단계로 다음에서 제공중인 ‘실시간 이슈 검색어’ 서비스를 내년 2월 중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여민수·조수용 공동대표는 "실시간 이슈 검색어는 이용자들의 자연스러운 관심과 사회에서 발생하는 현상의 결과를 보여주는 곳이어야 한다. 그러나 최근 실시간 이슈 검색어는 결과의 반영이 아닌 현상의 시작점이 돼버렸다"며 "본래의 목적과 다르게 활용되는 실시간 이슈 검색어는 카카오의 철학과 맞지 않기에 이를 종료하고, 본연의 취지와 순기능을 살릴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서비스 본래 목적에 충실하고 부작용을 막기 위한 뉴스 및 검색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용자의 반응과 의견을 바탕으로 이용자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개선안 역시 면밀히 만들어 갈 예정이다.

구글이 서비스하는 실검 기능 '구글 트렌드'는 직접 검색창에 검색하는 몇 단계를 거쳐야만 볼 수 있다. 사진=구글 트렌드 캡쳐
구글이 서비스하는 실검 기능 '구글 트렌드'는 직접 검색창에 검색하는 몇 단계를 거쳐야만 볼 수 있다. 사진=구글 트렌드 캡쳐

◆ '실검 폐지' 여론에…네이버는 '더 정확하게', 구글은 '불편함 추가'

지난 11월 카카오는 실검 순위를 아예 없애고, 연예뉴스란 댓글도 폐지하는 '실검 개편'을 단행했다. 동시에 네이버는 사용자 연령대에 맞는 실검이 노출되도록 개편했다. 실검으로부터 비롯된 연이은 사건·사고와 정치권의 압력이 빚어낸 변화였다.

이달 초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가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댓글과 실검 폐지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 설문결과 조사를 발표했다. 전체 응답자의 80.8%가 다음의 연예뉴스란 댓글 폐지 조치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 등 다른 포탈에서도 연예뉴스란 댓글 폐지가 필요한지 묻는 질문에도 비슷한 수치인 85.0%가 찬성했다. 정치나 사회 등 다른 뉴스란의 댓글 폐지도 55.0%가 동의했다.

실검 폐지를 묻는 항목에서는 46.7%가 지지했다. '반대'는 26.8%, '관심 없다'가 26.5%였다. 실검 운영 방식으로는 '완전 폐지'가 31.5%, 노출 실검 주제나 횟수 제한이 28.0%였다. 또 응답자의 44.3%가 실검의 부작용이나 폐해가 더 크다고 했다. 이점이 더 크다는 비율은 17.2%에 불과했다.

하지만 네이버는 실검의 문제를 폐지보다는 기술적 개선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악성 댓글 필터링 인공지능(AI) '클린봇'과 지난달 도입한 AI 검색어 추천 시스템 '리요'다.

클린봇은 불쾌한 욕설이 포함된 댓글을 AI로 감지해 자동으로 숨기는 기능이다. 올해 4월부터 웹툰·쥬니버·스포츠에 순차 적용됐으며, 지난달 29일엔 연예뉴스란 댓글에 적용됐다. 이용자가 클린봇 사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리요 필터는 검색어와 주제 카테고리가 어느 정도의 연관성이 있는 지를 분석한다. 그리고 네이버 이용자들은 리요 필터를 활용해 자신의 급상승검색어 순위의 이벤트·할인 정보 노출 정도를 조절할 수 있다.

이외에도 네이버는 비슷한 검색어를 묶어서 확인하는 '이슈별 묶어보기' 기능을 추가하거나, 인물 관련 검색어 개편 실험도 진행했다. 네이버는 "모두에게 동일한 차트가 아닌, 사용자 개인의 취향과 관심도를 보다 정교하게 반영해 개인별로 차별화된 차트를 선보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구글은 다음, 네이버와는 또다른 정책을 펼치고 있어 관심을 끈다. 실검 기능 '구글 트렌드'를 제공하고 있지만 메인화면이 아닌, 별도 페이지를 통해서만 이를 볼 수 있게 서비스하고 있다.

이 페이지에서는 실검 뿐 아니라 인기 급상승 검색어도 볼 수 있다. 어느 검색어가 어느 지역에서 많이 발생하는지, 이용자들이 해당 검색어를 몇 회나 입력했는지, 시간에 따라 검색 추이는 어떤지 등 다양한 정보를 종합적으로 알려준다.

'구글 트렌드'는 다음과 네이버 실검 보다 많은 정보를 포함하다. 하지만 몇 단계를 거쳐야 볼 수 있는 불편함을 일부러 제공한다. 때문에 관심있는 사람이 아니면 굳이 찾아보지 않기 때문에 주목도가 덜하다는 특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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