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조원태 Vs. 조현아 남매간 경영권 분쟁 '일촉즉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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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조원태 Vs. 조현아 남매간 경영권 분쟁 '일촉즉발'
  • 변동진 기자
  • 승인 2019.12.23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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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 "동생 조원태, 父 유지 따르지 않아"
조원태 회장, 한진칼 주총서 사내이사 재선임될까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진제공=한진그룹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진제공=한진그룹

[오피니언뉴스=변동진 기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남매간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시사했다. 동생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선친인 고(故) 조양호 회장의 뜻과 다르게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23일 조 전 부사장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원은 ‘한진그룹의 현 상황에 대한 조현아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자료를 내고 “조원태 대표이사가 공동 경영의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해 왔고, 지금도 가족간의 협의에 무성의와 지연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전 부사장 측은 “그동안 개인적 불찰과 미흡한 점에 대해 깊은 사과의 말을 전한다”며 “다만 주식회사 한진칼과 그 계열사(대한항공 등)의 현재 경영 상황과 관련해 불가피하게 법률대리인을 통해 입장을 밝힐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고 조양호 회장의 상속인 가운데 1인이자 한진그룹의 주주로서 선대 회장의 유지에 따라 그룹을 지속적으로 성장·발전시키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며 “선대 회장은 생전에 가족들이 협력해 공동으로 한진그룹을 운영해 나가라고 말씀하시는 등 가족들에게 화합을 통한 공동 경영의 유지를 전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선대 회장은 임종 직전에도 3명의 형제가 함께 잘해 나가라는 뜻을 다시 한 번 밝히기도 했다”며 “조 전 부사장은 선대 회장의 유훈에 따라 가족 간에 화합해 한진그룹을 경영해 나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동생인 조원태 주식회사 한진칼 대표이사는 물론 다른 가족들과도 공동 경영 방안에 대해 성실히 협의하여 왔다”고 말했다.

조 전 부사장 측은 “한진그룹은 선대 회장의 유훈과 다른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며 “상속인간의 실질적인 합의나 충분한 논의 없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대규모 기업집단의 동일인(총수)이 지정됐고, 조 전 부사장의 복귀 등에 대해 어떠한 합의도 없었음에도 대외적으로는 합의가 있었던 것처럼 공표됐다”고 지적했다.

또 “조 전 부사장과 법률대리인의 거듭된 요청에도 최소한의 사전 협의도 하지 않고 경영상의 중요 사항이 결정되고 발표됐다”며 “이에 조 전 부사장은 한진그룹의 주주 및 선대 회장의 상속인으로서 선대 회장의 유훈에 따라 한진그룹의 발전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기 위해 향후 다양한 주주의 의견을 듣고 협의를 진행해 나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한진칼 주총 향방은

한진가(家) 남매간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내년 3월 예정된 한진칼 주주총회가 새 국면을 맞게 됐다. 이 자리에서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통과시킬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한진칼 지배구조가 복잡하다는 것도 문제다. 한진그룹 지배구조는 지주사 한진칼 → 대한항공·진에어·정석기업 등으로 연결돼 있다.

그러나 한진칼의 경우 조양회 회장의 지분이 상속됨에 따라 조원태 회장 6.46%, 조 전 부사장 6.43%, 조현민 한진칼 전무 6.42%, 이명희 고문 5.27% 등으로 남매간 지분율 차이가 거의 없다.

무엇보다 강성부펀드 그레이스홀딩스(KCGI)는 15.98%를 보유, 호시탐탐 경영권을 넘보고 있다. 이밖에 델타항공 10.0%, 최근 지분을 늘린 반도건설 계열사( 한영개발, 대호개발, 반도개발 등) 6.28%, 국민연금 4.1% 등이다.

◆캐스팅보트 누구

캐스팅보트를 누가 갖느냐도 관심 대상이다. 우선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KCGI가 조 전 부사장 편에 설 가능성은 희박하다. 조 전 부사장은 최근 명품 밀수 혐의(관세법 위반 등)와 외국인 가사도우미 불법 고용 혐의(출입국관리법 위반)로 진행된 재판에서 각각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경영 참여를 제한하는 규정이 정관에 없기 때문에 경영 복귀의 걸림돌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법률 리스크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 KCGI가 그를 반기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델타항공은 조 회장의 우군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두 주주의 지분율을 합치면 16%를 넘어 KCGI(15.98%)보다 영향력이 강해진다.

뒤늦게 등장한 반도 측은 공시를 통해 한진칼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라고 밝혔지만, 재계에선 고 조양호 회장의 부인인 이명희 고문과 연합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즉 조현민 전무와 이명희 고문이 누구의 손을 들어주냐에 따라 그룹 경영권의 향배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한진칼 주총은 예정대로 진행될 예정”이라면서 남매간 경영권 분쟁 가능성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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