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글로벌 CEO]② 화웨이 런정페이 회장 '늑대정신', 세계의 위협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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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글로벌 CEO]② 화웨이 런정페이 회장 '늑대정신', 세계의 위협 되다
  • 김지은 기자
  • 승인 2019.12.23 09:1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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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0만원으로 시작한 화웨이..30년만에 세계 2위로
'늑대문화' 강조하며 저돌적으로 돌진
미국과의 관계개선은 남아있는 숙제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늑대문화를 바탕으로 화웨이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끌어올렸다. 사진=연합뉴스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늑대문화를 바탕으로 화웨이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끌어올렸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세계의 정상들이 공식석상에서 기회가 있을 때면 언급하는 중국의 한 통신장비업체가 있다. 바로 화웨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화웨이에 대한 압박을 서슴치 않고, 유럽 정상들에게도 화웨이를 멀리하라며 충고 아닌 충고를 한다.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중국 당국으로부터 화웨이와 관련한 어떠한 압박도 받지 않았다"고 밝혔고, 체코에서는 화웨이의 안보 위협에 우려를 제기했던 정보당국 수장이 해임되기도 했다. 최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정상들은 '5G 이동통신을 비롯한 통신 안보를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이는 차세대 이동통신 네트워크 구축에서 화웨이의 역할에 대한 우려가 담긴 말이었다. 

화웨이가 가진 힘이 무엇이길래, 미국과 유럽 정상들이 화웨이를 두려워하는 것일까. 그 답은 화웨이를 이끄는 런정페이(任正非)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의 겁없는 추진력에서 찾을 수 있다. 

가난했던 은둔형 창업자..세계 일류기업 꿈꿔

은둔형 창업자.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을 가리키는 여러가지 수식어 중 하나다.

인민해방군 통신장교 출신인 그에게 있어서 군 연구실은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곳이었다. 그는 이 연구실의 기계로 다양한 실험을 했고, 그가 가지고 있는 수학 지식을 활용해 장비 도식을 만들어 내 큰 화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렌테크'라는 별명도 이때 병사들이 지어준 별명이다.

그는 뛰어난 실력에도 불구하고 직장생활에는 잘 적응하지 못했고, 1987년 44세의 나이로 작은 아파트에서 화웨이로 사업을 시작했다. 초기에는 홍콩에서 값싼 전화 스위치를 들여와 중국에서 팔기 시작하다 곧 통신설비를 연구개발하고 직접 팔기 시작했다.

사업 초창기 흐름은 그리 평탄하지만은 않았다.

초기 투자자들이 모두 철수하는 등 시작은 매우 어려웠으나, 그는 '세계 일류가 되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고 한다. 때문에 일부 초창기 직원들은 그를 '망상가'라고 부르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야심찬 꿈은 망상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자체 개발한 통신장비를 개발도상국에서 팔기 시작헸고, 이후에는 세력을 넓혀 유럽 및 북미 지역에서 판매에 나섰다. 이후 화웨이는 35개 이상의 사업자에게 통신장비를 수출하는 나라가 됐다. 2010년 290억달러 수준이었던 화웨이의 매출액은 지난해 기준 1000억달러를 돌파했다. 

화웨이는 이제 중국을 넘어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자리를 잡았고, 런정페이 회장은 중국에서 가장 부유한 300명 중 한 명이 됐다.

포브스지는 75세 나이의 런정페이 회장의 재산이 약 13억달러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화웨이는 예민한 후각·불굴의 투쟁심·팀플레이로 강조되는 늑대문화를 그룹 문화로 소개하고 있다. 사진=화웨이 홈페이지
화웨이는 예민한 후각·불굴의 투쟁심·팀플레이로 강조되는 늑대문화를 그룹 문화로 소개하고 있다. 사진=화웨이 홈페이지

예민한 후각·불굴의 투쟁·팀플레이의 '늑대문화'

"우리는 늑대 정신을 지닌 조직입니다. 늑대는 사자와 싸울때 무시무시한 힘을 발휘합니다. 이겨야 한다는 강한 열망과 패배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로 목표를 이루기 위해 투지를 불태우고,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사자를 녹초로 만들어버립니다."

런정페이 회장은 화웨이의 사훈이기도 한 늑대문화를 소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가난했던 은둔형 창업자를 세계적인 기업의 정상 자리로 끌어올릴 수 있었던 것은 런정페이 회장의 '늑대정신' 덕택이다. 실제로 런정페이 회장은 창업 초기부터 '늑대문화'를 주창해왔다. 예민한 후각과 불굴의 투쟁심, 그리고 팀플레이가 바로 그것이다. 저돌성의 상징인 늑대정신을 사훈으로 삼으며 직원들에게도 늑대문화를 각인시켰다. 

양사오룽은 그의 저서인 '화웨이 웨이'에서 "한편 피 냄새를 맡으면 후퇴없이 떼를 지어 공격하는 늑대처럼 화웨이는 경쟁자에 대한 지속적인 공세와 조직 목표를 위해 개인 희생을 마다치 않는 늑대 문화를 앞세워 세계 시장을 향해 돌진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특히 R&D 분야에서도 늑대 정신을 내세웠다. 그는 초창기부터 연매출의 10% 이상을 R&D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 2017년 화웨이는 R&D에 897억위안(약 15조원)을 투자했는데, 이는 매출의 무려 14.2%에 해당한다. 현재는 임직원의 40%가 R&D 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다. 

"구체적인 시간은 알 수 없지만, 언젠가 실패할 날이 올겁니다. 언젠가 올 날을 대비해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자는 게 제 생각입니다." 이미 그가 꿈꿔온 일류 기업이 눈앞으로 다가왔지만, 그는 '실패'를 마음 한 켠에 담고 연구개발에 몰두하며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 

늑대의 저돌성은 화웨이를 일류기업으로 

런 회장의 늑대정신은 직원들에게도 고스란히 녹아들었고, 이는 화웨이의 가파른 성장으로 연결됐다. 

작은 아파트에서 360만원 자본으로 시작한 볼품없던 회사는 어느새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위의 굴지기업으로 성장했다. 1위인 삼성전자도 턱밑까지 쫓으며 무서운 기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화웨이 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격차는 지난해 6%p에서 3%p로 좁혀졌다. 화웨이는 올해 2억5100만대를 출하, 17.7%의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1위인 삼성전자(총 3억230만대 출하, 21.3% 점유율)를 바짝 뒤쫓았다. 

화웨이의 이같은 활약은 특히 미국의 제재가 지속된 기간에도 끊임없이 이어져 더욱 눈길을 끈다. 지난 10월16일 발표한 화웨이의 올해 1~9월 매출은 총 6110억위안(약 890억달러)에 달했는데, 이는 전년동기대비 24% 늘어난 수준이다. 지난 5월 미국기업의 부품·서비스 공급이 전면 차단됐음에도 꾸준히 이익이 늘어난 것이다.

미국의 압박은 오히려 화웨이의 자립심을 키웠고, 이미 미국 부품을 완전히 배제한 제품을 출시하는 등 빠른 추진력으로 세상을 놀라게 했다. 화웨이는 내년 초 P40 출시를 앞두고 있는데, 이는 자체 운영체제인 훙멍(하모니) OS를 기반으로 한 첫 스마트폰이 될 것이다.  

런정페이 회장은 한 발 더 나아가서 화웨이의 5G 기술 노하우를 미국 등 서방 회사에 판매할 의향이 있다고도 밝혔다. 

아무리 겁을 줘도 기죽지 않는 늑대정신이 또 한번 발휘된 것이다.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은 구글 없이도 1위를 할 수 있다며 자신감 넘치는 태도를 보였다. 사진=연합뉴스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은 구글 없이도 1위를 할 수 있다며 자신감 넘치는 태도를 보였다. 사진=연합뉴스

미국과의 관계개선은 남겨진 숙제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며 세상을 놀라게 한 화웨이지만, 미국과의 불편한 관계는 여전히 큰 걸림돌이다. 안보 위협을 이유로 미국은 화웨이에 대한 각종 제재를 내놓고 있고, 관련 소송도 줄을 잇는다. 

하지만 화웨이가 한걸음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미국과의 관계 개선이 필수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텐타오·우춘보 공동 저서인 '화웨이의 위대한 늑대문화' 서문에서는 미국과의 관계 정리는 반드시 풀어야 하는 숙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서문에서는 "국가 살림과 보안을 담당하는 통신산업의 경우 국제정세 변화에 따라 크게 좌우되는 편"이라며 "그런 점에서 국제적 문제에서 현명하게 대처하는 '처세술'을 배우는 일은 화웨이 경영진에게는 꽤나 골치아프지만 반드시 습득해야 할 '생존스킬'"이라고 말했다. 

또 "이러한 상황에서 화웨이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유일한 발판은 각국간 관계를 조율하고, 각국 법률을 준수함으로써 신뢰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것 뿐"이라며 "그중에서도 미국과의 관계 정리는 반드시 풀어야하는 숙제"라고 언급했다. 

'구글이 없어도 세계 1위가 될 수 있다'는 런정페이 회장, 그가 미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갈지, 화웨이를 어떻게 이끌어갈지 향후 움직임에 더욱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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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3 2019-12-23 09:17:37
얼마받고 이런 기사 쓰는지는 모르지만 밝혀지지 않은 실 주주 부터 밝히고 찬양하시길

111 2019-12-23 09:16:44
늑대정신이 아니라 도둑정신이지 공산당이 주주인 도둑회사 ㅋㅋ 이회사 견제 못하면 세계 4차대전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