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올해의 CEO]④ '테라·진로이즈백' 연타석 홈런 친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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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올해의 CEO]④ '테라·진로이즈백' 연타석 홈런 친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
  • 변동진 기자
  • 승인 2019.12.21 1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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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시장 점유율·실적 수직 상승
진로이즈백, 뉴트로 감성 자극
테슬라·테진아, 핵인싸 소맥 등극
노조, 임단협 늦추는 등 '호응'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가 지난 3월 열린 테라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하이트진로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가 지난 3월 열린 테라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하이트진로

[오피니언뉴스=변동진 기자] 하이트진로가 올해 내놓은 ‘테라’는 국내 맥주 시장의 판을 뒤집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를 통해 수년째 이어지던 맥주 사업의 부진까지 털어냈다. 게다가 비슷한 시기 출시한 ‘진로이즈백(진로)’은 소주 시장 리더의 자리를 더욱 굳건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같은 업적 중심에는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이사 사장이 있다. 

김인규 대표는 지난 2014년 3월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실절적으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

김 대표는 1962년생으로 연세대 수학과, 연세대 경영대학원 MBA를 마치고 1989년 하이트맥주(現 하이트진로)로 입사했다. 이어 하이트맥주 영업본부 본부장(2009년)과 하이트맥주 부사장(2010년)을 거쳐 하이트맥주 대표이사 사장(2011년)으로 선임됐다. 지난 30년 동안 인사와 마케팅, 경영기획, 영업 등 회사의 주요 부서를 모두 경험한 ‘하이트맨’이다. 

하지만 김 대표가 사장으로 승진한 다음 해인 2012년 하이트진로는 오비맥주 ‘카스’에 국내 맥주 점유율 1위 자리를 내준데 이어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한때 60%에 육박하던 맥주 점유율(수입맥주 제외)은 지난해 말 기준 20% 후반대까지 떨어졌다.

박갑용 전국식품산업 노동조합연맹 위원장, 안상진 진로 노조위원장,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 조기완 하이트맥주 노조위원장, 김영기 고용노동부 서울강남지청장이 11일 '신제품 성공을 위한 노사상생협력 선포식'을  마친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하이트진로
박갑용 전국식품산업 노동조합연맹 위원장, 안상진 진로 노조위원장,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 조기완 하이트맥주 노조위원장, 김영기 고용노동부 서울강남지청장이 11일 '신제품 성공을 위한 노사상생협력 선포식'을 마친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하이트진로

◆Performance(성과)

하지만 올해 대반전이 일어났다.

김 대표는 지난 3월 ‘테라’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신제품 맥주 ‘테라’를 통해 어렵고 힘들었던 맥주 사업에 마침표를 찍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자신의 발언이 '빈말'이 아니었음을 입증했다.

‘테라’는 출시 30일여일 만에 100만상자(상자당 10ℓ 기준)를 판매하며 국내 맥주 브랜드 중 가장 많은 초기 판매량을 기록했다. 1억병(출시 101일) 판매 두 달도 채 되지 않은 59일 만에 2억병 판매고를 돌파했다.

‘테라’가 대세 맥주로 자리를 잡으면서 하이트진로의 맥주 시장 점유율 전망도 밝아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키움증권 리서치는 하이트진로가 2017년 27%에서 올해 29%로 오를 것으로 분석했다. 이어 ▲2020년 34% ▲2021년 37%까지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홍대와 강남, 종로 등 서울 핵심 상권에서는 점유율 50%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지난 4월 출시된 진로는 ‘뉴트로’ 열풍을 타고 출시 72일 만에 1000만병이 팔렸다. 최근 소맥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테슬라(테라+참이슬)’, ‘테진아(테라+진로이즈백)’로 불리며 주류 시장을 이끌고 있다.

테라와 진로이즈백 열풍으로 인해 호실적도 기록했다. 하이트진로는 올 3분기 영업이익 492억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9% 증가했다. 매출은 5291억원으로 5.8% 늘었다.

베트남 하노이국립외국어대학교에서 열린 '2019년 한글날 축제'에 후원금을 전달한 데 이어 한국어학과 재학생 300여명을 대상으로 특강을 한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 사진제공=하이트진로
베트남 하노이국립외국어대학교에서 열린 '2019년 한글날 축제'에 후원금을 전달한 데 이어 한국어학과 재학생 300여명을 대상으로 특강을 한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 사진제공=하이트진로

◆Episode(조직애·인재관)

김 대표는 현장과의 소통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식품·유통업에서 잘 찾아보기 힘든 수학과 출신임에도 각 공장과 지점, 도매상을 두루 다니며 사업 현황을 치밀히 분석해 조직을 이끈다.

영업과 생산 현장에서 리더십이 좋다는 평가가 많다. 실제 강성으로 이름난 하이트진로의 노조는 올해 처음으로 사측과 임단협 시기를 맥주 성수기인 여름 이후로 미루며 순조롭게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김 대표는 또 테라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 ▲사내복지기금 출연금 축소 ▲복리후생 일부 항목 영업활동에 지원 등의 노사합의를 이끌어냈다.

아울러 김 대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임직원들과 공유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천하고 있다. 이같은 기업문화를 뿌리 깊게 정착시키기 위해 신입사원들의 입사 후 첫 공식활동을 ‘지역사회 봉사활동’으로 결정한 것도 업계에서 보기 드문 행보다.

우수인재 양성을 위한 지원도 전개하고 있다. 외식업과 식품산업 관련 창업 아이디어 공모전 ‘청년창업리그’와 요식업·자영업 종사자 대학생 자녀 장학금 후원 등이 대표적이다.

하이트진로 청담사옥에서 열린 이동차량 기증식에서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과 장애인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5년간 총 30대의 이동차량을 지원했다. /사진제공=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 청담사옥에서 열린 이동차량 기증식에서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과 장애인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5년간 총 30대의 이동차량을 지원했다. /사진제공=하이트진로

◆Leadership(리더십·경영철학)

김 대표의 경영철학은 ‘개혁’이다. 테라의 경우 출시 5년 전부터 연구개발에 1000억원 투입하고, 전주공장을 ‘테라’ 생산 전담 공장으로 전환했다. 올해 1월부터는 프로젝트 관리조직 추진팀을 출범해 경영체질 개선에 힘썼다.

특히 지난 2017년 정기주주총회에서 “맥주 부문은 과감한 체질 개선으로 근본적 경쟁력을 키울 것이고, 소주 부문은 더욱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확장하겠다”는 김 대표의 발언은 그의 경영철학이 잘 드러난 대목이다.

김 대표는 ‘변화와 혁신’의 귀재다. 과일 리큐르가 유행하던 2015년 자몽에이슬, 망고링고, 이슬톡톡 등 시장 트렌드에 부합하는 제품을 선보였다. 테라 역시 소비자들이 수제맥주와 수입맥주가 질리던 시점에 맞춰 내놓았다.

참이슬 광고 모델을 가수 아이린으로 변경한 점과 진로의 뉴트로 디자인, 다양한 SNS 홍보·마케팅 채널 운영 등은 2030세대가 하이트진로 제품을 찾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Quotation(어록)

“테라는 하이트진로의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상징과 같은 제품으로, 모든 임직원이 ‘필사즉생’의 노력으로 새로운 성공신화를 창출해 내겠다. 창립 100주년을 5년 앞둔 지금 신제품 맥주 ‘테라’를 통해 반드시 재도약 할 것이다.”(2019.03.13. 테라 출시 기자간담회)

“소방관의 자녀분들께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이 자리를 마련했다. 앞으로도 하이트진로는 소방관과 가족 여러분을 응원하고 소방관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2019.08.06. 소방 가족을 위한 하이트진로 한방울 장학금 수여식)

“협력사는 하이트진로의 미래이자 희망이다. 협력사와 동반성장하고 발전해 100년 기업을 넘어 미래 100년을 준비하겠다. 하이트진로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종합주류기업이 됐으며,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했다. 협력사 직원들 헌신과 열정이 있었던 덕분이다.”(2018.04.27. 동반성장 및 상생협력 7주년 기념행사)

“회사의 핵심역량을 고려해 비즈니스를 재정비하고,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다. 100년 기업을 바라보고 있는 하이트진로는 국내 주류업계, 나아가 세계 주류업계를 선도할 수 있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2017.03.17 정기주주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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