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대대적 변화 예고…CEO·임원 평년比 2배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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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대대적 변화 예고…CEO·임원 평년比 2배 교체
  • 변동진 기자
  • 승인 2019.12.16 15: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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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시대에 어울리는 인물 배치
신동빈 회장, 직접 진두지휘 가능성
빠른 의사결정 중심의 조직개편 단행할 수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제공=롯데지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제공=롯데지주

[오피니언뉴스=변동진 기자] 신세계그룹과 현대백화점그룹 등이 정기 임원인사를 마무리하면서 롯데그룹이 유통업계 최대 관심사가 떠오르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국정농단’ 리스크를 매듭지은 만큼 대대적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글로벌 산업의 최대 화두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DT)’을 위해 100여명이 넘는 임원 교체 가능성이 점쳐지며, 그룹을 지탱하고 있는 부회장과 BU(Business Unit, 사업부문)장들의 변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롯데그룹은 오는 19일 지주·계열사별로 이사회를 개최하고, 2020년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한다. 지난해는 이사회를 3일에 걸쳐 나눠 진행했다면 올해는 하루에 몰아서한다.

이번 인사에서는 임원 608명 중 25% 수준인 140명 정도가 물갈이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최근 2~3년간 퇴임 임원이 연간 60~70명대임을 감안하면 평년의 두 배에 가까운 규모다.

특히 신 회장이 일부 부회장과 면담하며 ‘용퇴’ 의사를 직접 확인한 것으로 알려져 일부는 교체될 수 있다. 더불어 계열사 대표나 조직개편의 규모도 눈에 띄게 바뀔 것이라는 게 내부 중론이다.

이처럼 퇴임 규모가 커진 이유는 실적 부진에 따른 책임과 디지털 전환(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앞당기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롯데 기둥’ 부회장·BU장, 비상경영체제 속 전망은

최대 관심사는 핵심 사업의 기둥 역할을 맡고 있는 각 BU장별 거취다. 롯데는 지주사를 중심으로 유통, 식품, 화학, 호텔&서비스 등 4개 BU로 구성돼 있다. 부회장은 황각규(64) 롯데지주 대표이사, 이원준(63) 유통BU장, 송용덕(64) 호텔·서비스 BU장 등이다.

황 부회장은 신 회장이 지난해 2월 법정구속된 이후 그룹 안정화를 위해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경영을 정상화했다. 또한 지난달 30일 150여명의 계열사 대표 및 임원들이 모인 경영간담회에서 비상경영체제 전환을 선언했다. 사실상 악역을 자처한 셈인데, 그간 유지하던 성공방식에서 벗어나 급변하는 시대에 맞는 새 기틀을 마련하기까지 자리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교현 화학BU장과 이영호 식품BU장은 각각 롯데케미칼과 롯데푸드 대표이사로 활약하다 지난해 신규 선임됐다. 김 BU장과 BU장은 직급이 사장이라는 점과 나이도 1957년생, 1958년생으로 젊어 연임 가능성이 높다.

송 BU장은 지배구조 개편 마지막 퍼즐인 ‘호텔롯데 IPO(기업공개)’이라는 중요한 미션을 앞두고 있어 유임에 무게가 실린다. 게다가 상장의 핵심 열쇠인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특허권도 지켜냈다.

호텔롯데 총매출의 80%는 면세 사업이 책임지고 있다. 월드타워점은 지난해 1조200억원을 기록, 면세사업부 매출액(5조3075억원)의 약 20%를 차지했다. 남은 숙제는 제대로 된 가치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안정적인 실적을 낼 수 있는 사업전략을 짜는 것이다.

◆유통BU 핵심 롯데쇼핑, 변화 불가피…대수술 가능성

다만 유통BU의 핵심 계열사인 롯데쇼핑은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3분기가 끝나갈 무렵 나왔던 영업이익 전망치는 1800억원 수준이었는데, 실제는 876억원을 기록해 어닝 쇼크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6% 급락한 수치다.

아울러 이커머스 사업에 대해서도 안이하게 대응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SSG닷컴과 쿠팡, 11번가 등 경쟁사들은 사업 통폐합과 대대적인 마케팅을 통해 규모를 키우고 있다. 반면 롯데는 유통 통합 애플리케이션 ‘롯데ON’을 선보였을 뿐 여전히 개열사간 따로 사업을 진행해 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신 회장이 그간 국정농단 재판으로 유통업에 신경을 쓰지 못한 만큼 유통BU 수술을 직접 집도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CEO급이 교체되면 일주전에 통보한다”며 “교체설이 나오던 분들이 지난 14일 열린 ‘롯데가족 한마음 대회’에 참석한 것을 고려하면 당사자들에겐 이미 15일께 연락이 갔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룹 내부에서 전망하는 인사의 분위기는 변화”라며 “최근 경영환경이 급격하기 바뀌고 있기 때문에 디지털 전환이나 빠른 의사결정 구조 위주로 조직을 재편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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