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고전 추리물이 돌아왔다...화려한 캐스팅의 '나이브스 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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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고전 추리물이 돌아왔다...화려한 캐스팅의 '나이브스 아웃'
  • 김이나 컬쳐에디터
  • 승인 2019.12.16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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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엔트특급살인', '가면산장살인사건' 같은 밀실살인사건 다뤄
007의 다니엘 크레이그, 사립탐정으로 힘 뺀 연기 선보여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로 인정받은 감독 라이언 존슨의 고전 추리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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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이브스 아웃'에서 추리소설 작가 할런 트롬비 가족. 할런의 85세 생일을 맞아 한자리에 모였다. 사진=IMDb

[오피니언뉴스=김이나 컬쳐에디터] 장면마다 등장하는 배우들의 면면에 놀랐다. 그리고 감독 라이언 존슨이 직접 쓴 각본의 뛰어난 플롯에 다시 한 번 놀란다.

아가사 크리스티의 소설 '오리엔트특급살인',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가면산장살인사건' 처럼 밀실에서 일어난 사건을 다룬 '나이브스 아웃'. 고전적 추리물 답게 셜록 홈즈의 대를 잇는 사립 탐정 '블랑'이 등장한다. 

타이틀 '나이브스 아웃 (Knives Out)'은 록밴드 라디오헤드의 노래 제목에서 따온 것. 뜻은 '칼을 꺼내다, 칼로 찌르다”라는 뜻이다. 극중 블랑 탐정이 "사람들은 절망적일 때 칼을 꺼내들지(When people get desperate, the knives come out)"라며 언급하기도 한다.

영화 '나이브스 아웃'은 제 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뮤지컬-코미디 부문 작품상 후보에 올라있다.

사건은 베스트셀러 추리소설 작가 할런 트롬비의 85세 생일날 벌어진다. 그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가족 모두 그의 고풍스런 저택에 모이는데 겉으로는 화기애애하지만 서로에 대한 반목과 불신이 점차 드러난다. 할런은 생일 다음 날 아침 숨져있는 모습을 가정부 프랜에 의해 발견된다.

문제는 그의 유산이 엄청난 액수라는 것. 사건을 담당할 경찰들과 함께 이름 모를 누군가로부터 의뢰서를 받은 사립탐정 블랑이 등장한다. 그들은 가족을 한 명씩 불러 과연 누가 범인인지 취조를 시작한다.

할런의 자녀들인 딸 린다 (제이미 리 커티스)와 아들 월트(마이클 섀넌), 며느리 조니(토니 콜렛), 손자 랜섬(크리스 에반스)과 가정부 프랜, 간호사 마르타까지 그날의 알리바이를 밝히는데...블랑은 그 중 성실한 간호사이자 할런의 말벗이 되어주었던 마르타에게 접근해 '왓슨'이라 부르며 함께 사건을 해결하자고 한다. 유산상속과는 상관없는 외부인이라는 점, 즉 이해관계 당사자가 아닌 이유로 일찌감치 마르타는 용의선상에서 제외된 것이다. 

가족들은 블랑의 집요한 취조에 점차 할런에게 품었던 불만들을 속속 드러내는데, 과연 블랑은 범인을 찾아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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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조형물 앞에 두려움에 떠는 마르타(아디 아르마스,왼쪽)와 블랑탐정 (다니엘 크레이그). 사진=IMDb

캐스팅부터 관객 흡인력이 충분하다. 007 시리즈의 제임스 본드역을 맡고 있는 다니엘 크레이그가 오랫만에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했으며, 개봉예정인 '007 노 타임 투 다이'에 다니엘과 함께 캐스팅된 아디 아르마스가 이번 영화에서도 호흡을 맞췄다. 어벤저스 시리즈의  '캡틴 아메리카'로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에도 출연했던 크리스 에반스는 손자 랜섬으로 중요한 복선을 쥐고 있는 인물로 등장한다.

할리우드의 전설적 커플 토니 커티스, 쟈넷 리의 딸인 제이미 리 커티스와 80년대 청춘 스타 돈 존슨이 관록의 연기를 보여주며, 할런 역의 크리스토퍼 플러머는 '사운드 오브 뮤직'의 폰 트랩 대령로 열연한 배우다. 박찬욱 감독의 TV 미니시리즈 '리틀 드러머 걸', 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 : 사랑의 모양', '커런트 워'의 마이클 섀넌은 아들 월터 역할로 나온다. 

각본을 쓰고 연출한 라이언 존슨은 차세대 감독으로 부상하고 있는 영화감독.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교  졸업 후 '브릭'(2005)으로 데뷔했다. 이 영화는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했다. 후일 스타워즈로 인연을 맺게된 조지 루카스 감독과 동문.

탐정물을 특히 좋아했던 존슨 감독은 학생 때부터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는데 당시 유행하던 90년대 청춘물 대신 탐정물에 푹 빠졌다고 한다. 존슨 감독은 고전 탐정영화 '붉은 수확' '유리 열쇠' 등을 보며 영감을 얻었고 대실 해밋의 원작 소설을 전부 읽으며 추리물과 느와르 장르의 각본을 써왔다. 대실 해밋은 20세기 중반 미국의 추리소설가로 하드보일드, 즉 냉정하고 비정한 묘사가 특징인 작가다.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 촬영 현장에서 라이언 존슨 (오른쪽). 사진=IMDb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 촬영 현장에서 라이언 존슨 (오른쪽). 사진=IMDb

영화 '루퍼'(2012)의 촘촘한 구성의 스릴러로 SF 스릴러 감독으로 각인되기 시작했고 시청자와 평단의 호평을 받은 '브레이킹 배드' 시즌 3와 5를 연출하기도 했다. 2017년에는 '스타 워즈 라스트 제다이'의 각본을 쓰고 감독했으며, 이 영화로 새턴 어워즈 최우수 각본상을 받았다. 루카스필름은 그의 작품에 만족했으며 차기작 'Star Wars Trilogy: Episode I'(타이틀 미정)의 감독을 라이언 존슨으로 발표했다. 

SF와 느와르의 결합, 화려한 액션과 구성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라이언 존슨. 이번 고전적 추리물로 평단의 좋은 평가와 관객들의 높은 평점을 받았으며 다수의 해외 영화제로부터 후보로 선정됐다.

알고보면 더 재밌어요

▲다니엘 크레이그가 연기한 '브느와 블랑'은 아가사 크리스티가 창조한 캐릭터 '에르큘 포와로'를 연상시킨다. 존슨 감독은 다니엘 크레이그를 '미국의 포와로'처럼 그렸는데 크레이그는 사실 영국인이다.

▲할런 트롬비의 이름은 미국 추리소설작가 '할런 코벤' (Harlan Coben)에서 따온 것.

▲영화가 촬영된 고풍스런 저택은 보스턴 외곽에 있는 1890년대 만들어진 고딕풍 저택. 내부에 가구, 초상화, 대리석 벽난로, 매력적인 골동품 등은 이미 갖춰져 있었는데 마치 영화를 위해 존재하는 듯 했다고. 제작진은 여기에 디테일을 가미, 완벽한 촬영 분위기를 만들었다. 

▲출연진들은 촬영지인 이 저택에서 두 달간 촬영에 임했는데 크리스 에반스는 “연기하는  중간에 배우들이 각자 트레일러에서 쉬기도 하는데, 이번 영화는 모든 배우가 세트에서 같이 호흡을 맞췄다”며 화기애애한 촬영장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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