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까지 뚫은 화웨이..'트럼프 압박'에도 삼성 턱밑까지 추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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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까지 뚫은 화웨이..'트럼프 압박'에도 삼성 턱밑까지 추격
  • 김지은 기자
  • 승인 2019.12.12 16: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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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견제 아랑곳 않고 무서운 기세로 입지 넓혀가는 중
최대 약점인 구글OS 사용불가...자체OS 분야 넓혀 위기 극복 다짐
중국의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미국 정부의 제재 속에서도 독일의 5세대 통신망 시장 진입에 성공했다. 사진=연합뉴스
중국의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미국 정부의 제재 속에서도 독일의 5세대 통신망 시장 진입에 성공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중국의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가 엄청난 기세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독일의 5세대(5G) 통신망 시장을 뚫었고, 업계 1위인 삼성전자와의 시장 점유율 격차도 3%포인트 수준으로 좁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이 계속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정상들이 중국에 대응하자고 한 목소리를 냈으나 화웨이의 무서운 기세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나토 회원들의 한 목소리 "화웨이를 조심하라"

지난 3~4일(현지시각)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서는 각국 정상간의 불협화음이 단연 화제였다. 영국과 프랑스, 캐나다 정상이 모여 트럼프 미 대통령을 험담하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이에 뿔이 난 트럼프 대통령은 폐회식 회견도 하지 않고 돌아갔다.

곳곳에서 불협화음을 보여줬지만, 이들이 유일하게 입을 모은 부분이 '중국의 부상'이었다. 중국의 도전에 대처하자는 나토 회원국 정상들의 한 목소리 안에는 '화웨이의 급성장'에 대한 불안감도 고스란히 담겼다. 

나토 회원국들이 채택한 공동 선언문 안에는 5G 이동통신을 비롯한 통신 안보를 보장할 필요성이 언급됐다. 이는 차세대 이동통신 네트워크 구축에서 중국 업체, 특히 화웨이의 역할에 대한 우려를 의미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나토와 동맹국들은 5G를 포함해 우리의 통신 안보를 보장하고, 안전하고 탄력적인 시스템에 의존할 필요성을 인식하는 데 전념한다"고 명시된 선언문이 채택된지 고작 일주일이 지났을 뿐이다. 화웨이는 독일시장에 입성하는 데 보란듯이 성공했다. 

11일(현지시각) 외신에 따르면, 스페인 통신회사 텔레포니카의 자회사인 텔레포니카 도이칠란트는 5G 네트워크 구축 사업에서 화웨이와, 핀란드의 노키아 장비를 사용하기로 했다.

독일 정치권은 화웨이를 둘러싸고 안보 위협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여전히 내고 있지만, 텔레포니카는 "정치권이 지적하는 안보 문제를 면밀히 검토한 동시에 5G 구축이 지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텔레포니카, 보다폰과 함께 독일의 3대 통신사 중에 한 곳인 도이체텔레콤 역시 장비공급과 별도로 스파이 금지 협정을 체결하겠다고 언급하는 등, 화웨이와의 거래 가능성을 암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화웨이 이외의 경쟁업체의 5G 장비를 도입하는 신흥국가 기업들에게 총 600억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밝히는 등 노골적으로 화웨이를 배제하는 움직임을 해왔다.

이같은 미국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비용 부담을 줄이고픈 기업들은 화웨이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과 격차 좁힌 화웨이..무서운 추격전

화웨이의 무서운 성장은 비단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나토 회원국 정상들의 걱정거리만은 아니다. 

12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화웨이 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차가 지난해 6%p에서 올해 3%p 수준으로 좁혀졌다. 삼성전자는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총 3억230만대를 출하해 21.3%의 점유율로 1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화웨이는 올해 2억5100만대를 출하, 17.7%로 2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2017년 10.5%의 점유율을 차지했던 화웨이는 2018년 14.4%에 이어 올해 역시 17.7%로 점유율을 높이며, 시장 내에서 입지를 높여가고 있다.

미국 내 제재가 이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을 놀라운 속도로 점유하고 있는 것이다. 

애플은 3위로, 출하량 1억9310만대, 점유율 13.6%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 제재에도 이익은 계속 늘어

미국은 지난 5월 화웨이에 대한 미국 기업의 부품·서비스 공급을 전면 차단한 바 있다.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익은 꾸준히 증가 추세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화웨이는 미국 기업들로부터 소프트웨어나 장비를 구입하는데 1년에 100억달러 이상을 지출해왔다. 미국과의 거래가 차단되면서 화웨이 역시 상당한 고통을 받을 것으로 미국 측은 예상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지난 10월16일 발표한 화웨이의 올해 1~9월 매출은 총 6110억위안(약 890억달러)에 달했는데, 이는 전년동기대비 24% 늘어난 수준이다. 화웨이는 또 5G 네트워크를 구축과 관련한 전 세계 계약이 60여건에 달했다고도 밝혔다.

이코노미스트는 화웨이가 건재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로, 미국 기업들에 대한 화웨이의 영향력을 꼽았다.

미 정부가 화웨이에 대한 거래를 제재했으나, 이와 동시에 일부 미국 기업들이 화웨이에 대한 판매를 재개할 수 있도록 허가증 또한 발행했다. 허가증을 받은 회사 중에는 화웨이 노트북에 윈도우 운영체제를 탑재한 마이크로소프트(MS)도 포함됐다.

미룩 기업들 역시 화웨이와의 거래 제재로 인한 타격이 만만치 않았고, 이에 미 정부에 거래를 할 수 있게 해달라고 끊임없이 요구한 결과였다. 

런정페이 화웨이 CEO가 5G 기술 노하우를 미국 등 서방 기업들에 팔 의향이 있음을 시사했다. 사진=연합뉴스
런정페이 화웨이 CEO는 5G 기술 노하우를 미국 등 서방 기업들에 팔 의향이 있음을 시사했다. 사진=연합뉴스

화웨이 CEO "5G 노하우 미국에 판매할 의향 있어"

10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런정페이(任正非) 화웨이 최고경영자(CEO)는 "내년까지 스마트폰을 포함한 소비자 기기는 미국 기술에 대한 의존도를 완전히 벗어날 것"이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화웨이가 최근 출시한 '메이트30'에서 미국산 부품을 완전히 배제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기존에는 미국 기업인 시러스로직(Cirrus Logic)으로부터 수입한 오디오칩을 사용해왔지만, 이를 네덜란드기업인 NXP세미컨덕터로부터 제공받고 있다. 코보(Qorvo)나 스카이웍스(Skyworks)로부터 공급받던 전력 증폭기 역시 화웨이의 칩 설계회사인 하이실리콘(Hisilicon)의 칩으로 대체됐다. 

런정페이 회장은 한 발 더 나아가서 화웨이의 5G 기술 노하우를 미국 등 서방 회사에 판매할 의향이 있다고도 밝혔다. 

그는 "미국 기업이 자신들만의 5G 산업을 구축할 수 있도록 화웨이가 보유한 5G 기술과 노하우를 공유할 의사가 있다"고 언급했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칼럼니스트인 토머스 프리드먼은 "런 회장의 제안은 보안 우려를 이유로 화웨이를 배척하고 있는 미국을 설득하고, 최종적으로는 미중 무역분쟁을 끝내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화웨이 치명적 약점 자체OS..위기 극복할 수 있을까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는 화웨이에도 치명적인 약점은 있다.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에서 유튜브와 구글지도 등 구글이 만든 수많은 앱을 활용할 수 있지만, 화웨이의 경우 이것이 어렵다는 점이다. 

화웨이측은 안드로이드를 대체하기 위한 하모니(훙멍) 운영체제를 공개했는데, 하모니OS를 더욱 공격적으로 출시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IT 전문매체인 더레지스터에 따르면, 화웨이 관계자는 "2020년은 화웨이가 하모니OS 운영체제를 더욱 공격적으로 출시하는 해가 될 것"이라며 "하모니OS를 더 많은 장치에 적용해 중국내에서는 물론 해외에서도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화웨이는 내년에 스마트폰과 태블릿, 노트북을 제외한 모든 단말기에 하모니OS를 탑재할 것"이라며 "화웨이가 내년 초 출시를 앞두고 있는 P40은 하모니 기반의 첫 스마트폰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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