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is] 임기 앞당겨 떠나는 허창수 회장…GS 혁신 위해 조력자 자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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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is] 임기 앞당겨 떠나는 허창수 회장…GS 혁신 위해 조력자 자처
  • 변동진 기자
  • 승인 2019.12.03 1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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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 출범 15년 만 재계 '톱7' 반열에 올려
국정농단 전경련 위기시 재계 '맏형' 역할
전경련·GS건설 회장직은 당분간 유지
퇴임의 변 "GS서 내 소임 다해…새 리더와 활로 찾아야"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 사진=GS 홈페이지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 사진=GS 홈페이지

[오피니언뉴스=변동진 기자]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난다. 취임 15년 만이다. 허 회장이 임기 만료 2년여를 앞둔 시점에서 용퇴를 결정한 까닭은 그룹의 제2의 도약을 위해서다. 빠르게 변하는 대내외 경영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 혁신’이 필요하다고 판단, 이같이 결정한 것이다.   

GS그룹은 3일 이사회에서 허 회장의 퇴임을 결정했다. 그는 사장단 회의에서 공식적으로 용퇴 의사를 표명했다.

허 회장은 그룹 회장직에선 물러나지만,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는 것은 아니다. 내년부터 GS건설 경영에만 전념할 계획이다.

또한 GS 명예회장을 맡아 그룹 전반에 대해 조언하는 조력자 역할을 수행한다. 40년 이상 경영 일선에서 활동한 경험과 노하우, 네트워크 등을 바탕으로 그룹의 글로벌 비즈니스 확대를 물신양면 지원할 방침이다.

◆‘GS家 장남’ 허창수는 

허 회장은 1948년 10월16일 경남 진주시 지수면에서 허준구 전 LG건설 명예회장의 5남 가운데 장남으로 태어났다.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마치고 미국 세인트루이스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와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7년 LG그룹 기획조정실 인사과 과장을 입사해 1986년부터 1988년까지  LG상사 상무로 재직했다. 이어 1989년 LG화학 부사장으로 이동해 1992년에서 1995년까지 LG산전 부사장으로 활동했다. 1995년 LG전선 회장에 올랐고, 2002년부터 LG건설 회장도 역임하는 등 LG그룹의 주요 계열사를 두루 거쳤다.

그리고 2004년 GS홀딩스 설립을 시작으로 LG그룹으로부터 독립했다. 재계에서는 이를 ‘아름다운 이별’이라고 평가한다. 큰 잡음 없이 양사 합의로 계열분리를 했기 때문이다. 또한 허 회장은 그해 허 씨 가문의 추대를 받아 GS그룹의 회장을 맡게 됐다.

◆GS그룹, LG 독립 10년 만에 대한민국 대표 대기업으로 성장

허 회장은 GS그룹을 LG그룹 독립 10여년 만에 재계순위 7위로 올려놓은 인물이다. GS그룹은 출범 당시 매출액 23조원, 자산 18조원, 계열사 15개 규모였다. 그러나 지난해 기준 매출액 68조원, 자산 63조원, 계열사 64개 규모로 약 3배 이상으로 성장했다.

허 회장은 이러한 경영능력은 LG그룹 시절부터 입증됐다. LG전선(現 LS전선) 회장을 역임하던 2001년 전반적 경기침체 속에서도 1조9000억원, 영업이익 1443억원, 순이익 102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창립 이후 가장 높은 수익이었다.

특히 LG전선은 그해 ‘7억불 수출탑’을 달성했고, 허 회장은 기업인의 최고 명예 중 하나인 수출유공자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이와 함께 2013년 이명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았다.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조기 극복하는데 솔선수범했고, 무역 1조달러 달성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서다.

◆‘재계 맏형’ 허창수, 국정농단 위기 때 전경련 이끌어 

허 회장은 GS그룹뿐 아니라 국내 경제계를 대표하는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2011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에 취임했으며, 지난 2월 전경련 회장직 네번째 연임을 수락했다. 이는 김용완 전 경방 회장과 같은 기록이다. 전경련 회장 자리가 예전과 같지 않은 상황에서 본인이 고사할 경우 위기의 전경련을 이끌 마땅한 적임자가 없다는 책임감에 따른 연임 수락이라는 재계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그는 지난2월 전경련 회장 연임을 수락하면서 “더 좋은 분에게 자리를 물려주기 위해서”라고 밝힌 바 있다. 허 회장이 재계에서 ‘맏형’으로 평가받는 이유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GS그룹 용퇴 이후에도 전경련 회장 등 대외직은 계속 수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허 회장은 전경련 회장직을 수행하며 국내외 정치·경제를 연결하는 소통창구 역할을 했다. 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회원사가 대거 탈퇴했지만 여전히 자리를 지키며 재건과 혁신을 위해 노력 중이다.

◆허창수, GS그룹 리더 15년 소임 다해…새 활로 찾아야 할 적기

허 회장은 퇴임 소회에 대해 “지난 15년간 ‘밸류(Value) 넘버원 GS’를 일궈내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안정적 기반을 다진 것으로 나의 소임을 다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은 글로벌 감각과 디지털 혁신 리더십을 갖춘 새로운 리더와 함께 빠르게 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대응해 GS가 세계적 기업으로 우뚝 솟고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기 위해서 전력을 다해 도전하는데 한시도 지체할 수 없는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어 “GS 출범이래 숱한 역경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변화에 둔감한 ‘변화 문맹(文盲)’이 되지 않도록 경계하면서 쉴 새 없이 달려왔다”고 회상했다.

허 회장은 “혁신적 신기술의 발전이 기업의 경영환경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고 이런 변화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다면 우리도 언제 도태될지 모른다”며 “절박함 속에서 지금이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할 적기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편 허 회장은 GS 이사회 의장직에서도 물러난다.  앞으로 GS그룹은 허 회장의 막내동생인 허태수 신임 회장이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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