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트렌드 읽기] '삼성과 인텔'...어제의 적, 오늘은 동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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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트렌드 읽기] '삼성과 인텔'...어제의 적, 오늘은 동지로
  • 김상혁 기자
  • 승인 2019.12.01 1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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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분야 경쟁자 CPU에서 손 잡다
내년 스마트폰 후면 카메라는 '인덕션 디자인'?
ETRI, 빠르고 끊기지 않는 버스 와이파이 개발
5G 시대 데이터 트래픽 해결, 핵심 기술 개발

[오피니언뉴스=김상혁 기자] 연일 터지는 정치·사회 뉴스에 빠져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기 일쑤죠. 21세기 미래를 바꿀 IT기술, 인포테인먼트 소식입니다. 미래 먹거리일 뿐 아니라, 흐름을 놓쳤다간 금방 시대에 뒤처지게 됩니다. <오피니언뉴스>는 매주 주요 IT, 과학기술, 게임 소식들을 짤막하게 모아 소개합니다. 먼 미래가 아닌 눈앞의 미래에 상용화될 IT기술을 주로 다루려합니다.  [편집자 주]

 

반도체산업 1,2위를 다투는 인텔과 삼성이 CPU 분야에서 손을 잡았습니다. 사진제공=인텔
반도체산업 1,2위를 다투는 인텔과 삼성이 CPU 분야에서 손을 잡았습니다. 사진제공=인텔

◆ 인텔-삼성,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로

'오월동주'라는 사자성어가 있습니다. 서로 적대적인 관계라도 위기가 닥치면 이해관계에 따라 뭉친다는 뜻인데요. 메모리와 비(非)메모리를 합친 전체 반도체산업에서 글로벌 1위를 다투는 인텔과 삼성전자의 지금 상황에 딱 들어맞습니다.

최근 인텔은 PC 중앙처리장치(CPU)에서 라이벌 AMD의 급속한 성장에 위기감을 크게 느끼고 있는데요. 그런 인텔이 삼성전자에 파운드리(위탁생산) 물량을 늘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동안 인텔은 삼성전자에 간단한 부품에 한정해 파운드리 계약을 맺은 적은 있습니다. 하지만 핵심 시스템반도체인 CPU의 위탁생산을 맡긴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는 최근 CPU 수요 예측을 실패한 인텔이 공급 능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이에 따라 부족 현상이 심각해진 결과로 업계는 바라보고 있습니다.

최근 AMD는 '가성비'를 앞세워 무섭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올해 국내 조립PC 점유율에서 AMD는 과반(다나와 기준)을 넘기며 인텔을 앞서기도 했는데요. 이 같은 상황에서 더이상 AMD에게 점유율을 조금이라도 넘겨줄 수 없다는 속내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글로벌 파운드리 업체 가운데 인텔의 CPU 위탁 생산이 가능한 곳은 세계 1위인 대만의 TSMC, 2위인 삼성전자, 3위인 미국의 글로벌 파운드리 등으로 제한적입니다. 

그런데 사실 인텔과 삼성전자는 반도체 산업 전체에서는 전 세계 1위를 다투는 업체들입니다. 2017∼2018년 1위였던 삼성전자는 올해 메모리 매출의 부진으로 인텔에 1위 자리를 내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죠.

앞서 지난 4월 삼성전자는 '반도체 비전 2030'를 발표하며 시스템반도체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해 세계 1위에 오르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적과의 동침' 덕분에 이 같은 목표에 청신호가 켜지게 됐습니다.

 

삼성전자가 내년 출시할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11' 시리즈의 후면 카메라 디자인이 '인덕션'으로 예상됩니다. 사진제공=폰아레나
삼성전자가 내년 출시할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11' 시리즈의 후면 카메라 디자인이 '인덕션'으로 예상됩니다. 사진제공=폰아레나
'인덕션 디자인'으로 유명한 애플 아이폰11의 후면 카메라. 사진제공=애플
'인덕션 디자인'으로 유명한 애플 아이폰11의 후면 카메라. 사진제공=애플

◆ 내년 스마트폰 대세는 '인덕션 디자인'?

지난 9월 출시된 애플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아이폰11' 시리즈는 디자인 측면에서 큰 혹평을 받았습니다. 뒷면 카메라가 옹기종기 모여있는 모습이 마치 인덕션을 연상케 해 조롱을 받았는데요.

그런데 이런 '인덕션폰'이 대세가 될 모양입니다. 내년 출시될 삼성전자의 '갤럭시S11' 시리즈 후면카메라도 인덕션 디자인을 채용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최신 디바이스에 능통한 해외 트위터리안 온리스크와 아이스유니버스에 따르면 갤럭시S11의 뒷면 카메라는 기존과 달리 인덕션 모양으로 디자인됩니다.

올해 하반기 출시된 갤럭시노트 10은 후면 카메라가 세로로 나란히 배치됐습니다. 하지만 해당 트위터리안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갤럭시S11의 후면 카메라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S11e와 S11은 카메라와 플래시가 'L'자 형태로, S11+는 주사위 5 형태로 배열되어 있습니다.

한때 삼성전자는 애플 아이폰의 인덕션 디자인을 '디스'하는 광고를 내기도 했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 갤럭시 시리즈가 인덕션 디자인을 채용하는 이유는 '성능' 때문으로 보입니다.

예전처럼 세로로 디자인을 하면 첫 번째 렌즈와 마지막 렌즈의 너무 화각 차이가 커지게 됩니다. 또 카메라가 최대한 모여 있는 것이 화질 향상에 훨씬 유리합니다. 또 인덕션처럼 지그재그로 구성되어야 내부 공간 활용에도 훨씬 유리합니다.

아이폰11은 디자인에선 혹평이 대부분이었지만 카메라 성능 만큼은 큰 호평을 받았습니다. 때문에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이를 외면하긴 어려워보입니다. 이미 화웨이 등 다른 플래그십 스마트폰도 인덕션 디자인을 채용했습니다.

물론 이에 대해 삼성전자가 공식적으로 뭔가를 발표하거나 언급한 적은 없습니다. 그러나 올해 전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1위를 차지했던 갤럭시가 이 길을 따라간다면 내년 스마트폰 후면에는 그야말로 '인덕션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보입니다.

 

ETRI가 소형 버스에 차량용 고속 와이파이 시스템을 탑재해 대전의 실제 도로 환경에서 통신 성능을 시험하고 있다. 사진제공=ETRI
ETRI가 소형 버스에 차량용 고속 와이파이 시스템을 탑재해 대전의 실제 도로 환경에서 통신 성능을 시험하고 있다. 사진제공=ETRI

◆ 답답했던 버스 와이파이, 획기적으로 빨라진다

데이터가 모자랄때면 종종 공공 와이파이를 사용하곤 합니다. 그 중에서는 버스에 탑재된 와이파이도 있는데요. 그런데 이 버스 와이파이는 자주 끊기고 속도도 느려서 답답할 때가 많곤 합니다. 하지만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이런 답답함을 해결해 줄 새로운 와이파이를 개발했습니다.

최근 ETRI은 대전광역시청 인근에서 차량용 고속 와이파이 통신시스템을 소형 버스에 적용해 시연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데이터 송수신 속도는 최대 2.4Gbps로 나타났는데요. 이는 LTE 주파수 일부를 활용한 기존 공공 와이파이 속도(20Mbps)의 120배에 달한다고 합니다.

기존의 버스 와이파이는 3.5GHz의 낮은 대역폭 주사수를 사용해 체감 속도가 낮았습니다. 이를 향상시키기 위해선 높은 대역의 밀리미터파를 사용해야하는데, 문제는 밀리미터파는 회절이 잘 안되고 도달거리도 짧아 실외에선 쓰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연구진은 22GHz 대역 밀리미터파 주파수와 버스와 지상 기지국을 연결하는 '백홀' 통신망 기술을 활용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움직이는 네트워크라는 의미의 '무빙 네트워크(MN)' 시스템입니다. 필요한 곳에 효율적으로 신호를 보내는 '빔 포밍' 기술과 여러 개의 빔을 제어하고 관리할 수 있는 '빔 스위칭' 기술 등이 적용돼 안정적인 통신이 가능합니다.

대전시청 인근 건물 옥상 등 시야각이 잘 나오는 3곳에 MN 시스템을 설치한 결과 기지국과 차량단말의 거리 500m에서도 최적의 성능을 검증할 수 있었습니다. 500m 단위로 기지국을 설치한다고 가정하면, 해당 기지국 안에서 주행하는 10대의 버스에서 총 100명이 동시에 고품질 동영상 스트리밍이 가능한 수준입니다.

연구진은 시제품 완성도를 높여 2022년까지 모든 버스에서 1Gbps 와이파이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ETRI 연구진이 개발한 50Gbps 실리콘 변조기. 중앙 검은색 사각부분이 50Gbps 실리콘 변조기로 200Gbps 광트랜시버의 광송신기에 실제 장착되는 모듈이다. 사진제공=ETRI
ETRI 연구진이 개발한 50Gbps 실리콘 변조기. 중앙 검은색 사각부분이 50Gbps 실리콘 변조기로 200Gbps 광트랜시버의 광송신기에 실제 장착되는 모듈이다. 사진제공=ETRI

◆ 국내 연구진, 5G 시대 폭증할 데이터 트래픽 해결 핵심 기술 개발

다시 한번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소식입니다. 바로 5G 시대에 걸맞은 속도, 초실감 네트워크 서비스 구현 기술 선도 등 초연결 시대를 앞당길 기술 개발입니다.

ETRI는 최근 모바일 백홀망과 소형 메트로망에서 1초에 200GB를 보낼 수 있는 세계 최소형 크기의 '광 트랜시버' 관련 기술을 개발했다고 합니다.

이 기술은 한 번에 전송할 수 있는 데이터양을 두 배로 늘려 병목현상을 해소하고 소모 전력과 장비 크기도 대폭 줄일 수 있습니다. 때문에 앞으로 폭증하는 데이터 트래픽 문제도 해결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각광 받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백홀망(전화국사)과 소형 메트로망(시단위 내부 연결)에는 주로 단위 모듈당 1초에 100GB 데이터 전송이 이뤄졌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을 적용하면 전송 용량이 두 배 늘어나 1초에 200GB를 보낼 수 있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연구진은 이 기술과 관련된 요소 기술로 '50Gbps 실리콘 변조기'와 '50Gbps 프론트홀광 트랜시버'도 개발했습니다. '50Gbps 프론트홀 광 트랜시버'는 일반 사용자가 가장 많이 쓰는 통신망으로 5G 이후 통신 시장을 대비할 인프라 기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실리콘 변조기는 국내 파운드리와 협력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내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기술들을 종합하면 통신장비의 전력 및 비용 문제도 개선할 수 있다고 합니다. 기존 방식대비 소모전력이 50% 낮추고, 밀도도 4배 높아 장비 투자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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