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기둔화에 자금줄 막혀...점점 멀어지는 '마천루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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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경기둔화에 자금줄 막혀...점점 멀어지는 '마천루의 꿈'
  • 김지은 기자
  • 승인 2019.11.25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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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중국 경기상승 둔화로 건설 중단·연기"
12개 이상 건설 타격..디폴트가 직접적인 원인
건설 진행해도 공실 리스크 불가피
​중국의 경기 성장세 둔화 여파로 12건의 초고층 빌딩 건설 프로젝트가 연기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중국의 경기 성장세 둔화 여파로 12건의 초고층 빌딩 건설 프로젝트가 연기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높이 623미터의 상하이타워.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중국의 경기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되는 가운데, 한때 붐을 이루던 중국의 초고층 빌딩 건설현장도 이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중국에서 300미터 이상의 초고층 빌딩 중 12개 이상의 건설이 연기되거나 예정보다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중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년대비 6%를 기록했는데, 이는 30년만의 가장 느린 성장세다. 이같은 경제 성장세 둔화가 중국의 건설업계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 "공사 중단은 경기침체 시그널" 

파이낸셜타임즈에 따르면, 중국 최대 건설그룹의 한 자회사는 중국 내 가장 높은 빌딩 중 하나의 공사를 중단했다. 연달아 이어진 채무불이행(디폴트) 탓이다. 디폴트는 경기침체로 인해 신용으로 조달할 수 있는 자금 여력이 줄어들면서, 한 때 중국 내 급증했던 초고층 빌딩 건설 붐을 압박하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

FT는 중국건설제삼공정국유한공사(CCTEB, China Construction Third Engineering Bureau Co)가 지난 10월30일 서한을 통해 중국 우한시의 475미터 높이 고층빌딩 공사를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는 중국 최대 부동산 회사 중 하나인 그린란드 그룹이 상당한 규모의 프로젝트 대금을 지불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옌 예진 E-하우스 애널리스트는 "막대한 공사자금이 투입되는 초고층 빌딩의 공사 중단은 경기 침체의 전형적인 시그널"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건설사들은 신용으로 자금을 조달받아왔지만, 대출업자들이 이 규모를 줄이기 시작하면 건설사들은 곤경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쑤저우시의 쭝난(Zhongnan, 中南) 센터는 2015년 착공 직후 공사가 중단됐다. 당초 완공되면 세계에서 두번째로 높은 729미터의 초고층 빌딩이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쭝난그룹 관계자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선택은 시장이 되살아날 때까지 천천히 건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中 정부도 우려...건물 높이 수정 요청

중국 정부 역시 심상치 않은 경기흐름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우한시는 이미 그린란드 측에 건물의 높이를 수정할 것을 요청했다. 만일 그린란드 측이 무리한 건설을 진행할 경우 불확실한 미래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FT에 따르면, 우한시에 있는 사무용 건물들은 올해 3분기 36.2%의 공실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는데, 이는 사상 최고치에 근접한 수준이다. 존스 랑 라샬레는 "새로운 공급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공실률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체리 후 쿠쉬만앤드웨이크필드 애널리스트 역시 "경기 성장세 둔화로 인해 사무실 수요가 상당히 약화됐다"고 분석했다.

차이나인덱스아카데미의 리 궈정 애널리스트는 "상황은 금방 나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미 막대한 투자를 해왔기 때문에 사업을 포기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만일 계속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면, 치솟는 유지관리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에서 임대자를 찾기는 더욱 어려워지는 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린란드 그룹의 경우 최근까지 멀티 메가빌딩과 인접해 개발될 고급 거주용 아파트 분양에 의존하면서 사무실 공실에 대한 잠재적인 손실을 막아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기가 얼어붙은 데다 중국 정부의 부동산 투기 단속으로 고급주택 판매가 뚝 떨어지면서 이러한 전략이 압박받고 있다는 것. 그는 "경기침체를 고려하지 않는 그린란드의 비즈니스 모델은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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