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구의원 선거, 범민주파 350석 넘는 압승...'친중파 참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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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구의원 선거, 범민주파 350석 넘는 압승...'친중파 참패'
  • 이상석 기자
  • 승인 2019.11.25 06: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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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율 71.2% 역대 최고...민주파 4분의 3당선
사실상 국민투표....민심 첫 바로미터 역할
홍콩 민주화 요구 시위의 향배에 큰 영향
홍콩 구의회 선거에서 당선이 확정된 후보와 지지자들이 기뻐하며 환호했다. 사진로이터
홍콩 구의회 선거에서 당선이 확정된 후보 지지자들이 환호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홍콩 지방의회 선거에서 민주파가 처음으로 전체 452석의 4분의 3을 웃도는 압승을 거뒀다고 홍콩 언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범민주 진영은 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전체 452석 가운데 오전 11시(현지시간) 현재 무려 350석을 차지하면서 사상 최초 과반 의석을 넘어섰다.

민주파와 친중파 의석 비율이 선거 전과 역전되어 민주파는 이번에 대폭 세력을 늘린 것으로, 향후 정부에 대한 요구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범민주 진영 노동당은 7명 후보자 전원이 승리를 거둔 가운데 범민주 진영은 웡타이신, 췬완, 완차이, 중서구, 남구 등 5개 구에서 이미 과반 의석을 넘었다. 친중파 진영은 28석에 그쳤으며 중도파가 12석을 차지했다.

홍콩 내 친중파 정당 중 최대 세력을 자랑하는 민주건항협진연맹(민건련)은 21명이 승리를 거뒀지만 156명이 낙선하는 등 참패를 면치 못했다.

이번 구의원 선거는 약 294만명이 투표에 참여하며 잠정 투표율은 71.2%로 지난 1997년 중국 반환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 6월에 대규모 시위가 시작된 이후 처음 주요 선거에서 유권자의 관심이 높아졌다.

홍콩 선거관리위원회는 총 294만여명의 유권자가 투표를 했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가장 많은 220만여명의 시민이 참여했던 지난 2016년 입법회 의원(국회의원) 선거 때보다 훨씬 많은 숫자다.

최종 투표율도 71.2%로 4년 전 구의원 선거 때의 47.0%보다 훨씬 높았다. 앞서 이날 선거를 위해 등록한 유권자는 413만명으로 지난 2015년 369만명보다 크게 늘었다.

선거는 24일 오전 7시 30분부터 밤 10시 30분까지 홍콩 일반 투표소 610여곳과 전용 투표소 23곳에서 일제히 진행됐다.

이번 구의원 선거는 외형만 보면 풀뿌리 단계의 선거일 뿐이지만 지난 6월 8일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반대 100만명 행진을 계기로 홍콩에서 대규모 시위가 반년째 이어지는 가운데 홍콩인들의 민심을 정확히 드러내는 첫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크게 주목받았다.

민주화 요구 진영에서도 선거일에는 최대한 폭력을 자제하고 투표로 현 정부를 심판하자는 목소리가 컸다. 전체적으로 투표 절차가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지만 어느 때보다 치열한 선거전이 벌어지면서 부정선거 고발 건수는 크게 늘었다. 이번 선거와 관련해 4800여 건에 달하는 부정선거 고발이 접수됐다고 홍콩 언론이 보도했다.

홍콩 시민들은 이날 선거를 통해 18개 선거구에서 구의원 452명을 뽑는다. 현재 홍콩 내 친중파 정당 중 최대 세력을 자랑하는 민주건항협진연맹(민건련)이 115명의 구의원을 거느린 것을 비롯해 친중파 진영은 327석의 의석을 차지했다. 18개 구의회 중 절대 다수를 친중파 진영이 지배중이다.

범민주 진영은 118석으로 친중파 진영의 절반을 크게 밑돈다. 민주당이 37명으로 가장 많은 구의원을 확보한데 이어 신민주동맹이 13석을 보유했다.

이번 선거는 차기 행정장관 선거를 위한 전초전의 의미도 갖는다. 전체 452명 구의원 중 117명은 홍콩 행정장관을 선출하는 1200명의 선거인단에 포함된다. 홍콩 행정 수반인 행정장관은 유권자 직접선거가 아닌 선거인단의 간접선거로 선출된다.

구의원 몫의 117명 선거인단을 선출하는 것은 진영 간 표 대결을 통해 이뤄진다. 따라서 구의원 선거에서 이긴 진영이 선거인단 117명을 독식한다.

홍콩은 내년 국회의원에 해당하는 입법회 의원 선거도 앞뒀다. 전문가들은 최대 수백만 명이 참여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수개월째 이어진 가운데 이번 선거에서 야권이 유리할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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