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11월 APEC 정상회의 개최 '시위사태'로 포기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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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11월 APEC 정상회의 개최 '시위사태'로 포기 선언
  • 이상석 기자
  • 승인 2019.10.31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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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협상 1단계 서명계획 차질
사상 초유 국제정상회의 취소 사태
12월 기후변화당사국 총회 개최도 포기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11월 APEC 정상회의와 12월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5)를 개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11월 APEC 정상회의와 12월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5)를 개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칠레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막을 17일 앞두고 개최를 포기하기로 했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11월 APEC 정상회의와 12월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5)를 개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피녜라 대통령은 "매우 어렵고 고통스러운 결정이었다"며 "APEC과 COP에 생길 문제와 불편에 깊은 유감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내달 16∼17일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릴 계획이던 APEC 정상회의엔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APEC 정상회의 개최가 취소되면서 이를 계기로 한 참가국 정상의 양자회담 등의 일정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산티아고에서는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만남 가능성도 제기됐다. 문 대통령이 아베 총리에게 조기 정상회담이 필요하다는 뜻을 담은 친서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과 관련한 1단계 합의에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서명하는 방안 추진일정도 변경이 불가피한  상황이 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경우 일찌감치 APEC 정상회의 참석을  발표했다가 이날 피녜라 대통령의 발표 몇 시간 전에 참석 취소 결정을 알렸다. 푸틴 대통령은 불참 결정이 현지 시위 사태와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칠레에서는 지하철 요금 인상에 대한 불만이 사회 불평등에 대한 분노로 번지면서 시위가 열흘 넘게 이어진 상황이다.
   
정부는 지하철 요금 인상 철회를 시작으로 연금·임금 인상과 개각 등 여러  대책을 내놨지만 시위는 조금도 잦아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칠레 정부는 지난 24일까지만 해도 "어떤 일이 있어도 시위가 국제회의 개최에 영향을 주는 일은 없다"고 단언했지만, 시위 양상이 다시 과격해지자 이날 개최  취소를 전격 발표했다.

APEC은 1989년 호주 캔버라에서 12개국 간 각료회의 개최로 출범해 현재 한국, 미국, 중국, 일본, 캐나다, 호주, 러시아 등 21개국이 참가하는 느슨한 형태의 국가간 협력체로, 역내 대표적인 최고위급 협력체이다.

APEC은 매년 회의를 열어 무역과 경제, 기술 분야 등의 현안을 논의해왔다.  최상위 기구인 정상회의는 APEC의 비전과 경제 현안을 협의하고, 그 밑에 위치한 외교·통상 합동각료회의(AMM), 고위관리회의(SOM)에서는 정상회의 결과 실행방안을  협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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