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리포트] 아르헨, 4년 만에 중도좌파로 정권 교체...'같은날 대선' 우루과이 결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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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리포트] 아르헨, 4년 만에 중도좌파로 정권 교체...'같은날 대선' 우루과이 결과는
  • 이정은 아르헨티나 통신원
  • 승인 2019.10.28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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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좌파 대통령 후보인 알베르토 페르난데스가 27일 투표를 마친 후 지지자들을 향해 승리의 표시를 흔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중도좌파 대통령 후보인 알베르토 페르난데스가 27일 투표를 마친 후 지지자들을 향해 승리의 표시를 흔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이정은 아르헨티나 통신원] 아르헨티나의 대선, 총선, 지방선거가 10월 27일(현지시간)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치뤄졌다. 결과는 4년 만에 중도좌파로의 정권 교체였다.

이번 대선 투표의 결과는 사실상 8월 11일 치러진 전국적 예비선거(PASO) 결과를 통해 이미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후보의 대통령 당선이 예측된 상태였다.

당시 페르난데스 후보는 연임을 노리는 현 대통령이자 대선 후보인 마크리를 상대로 15%에 달하는 격차를 내며 승리해, 대통령 최종 당선이 거의 확실시됐다. 하지만 포퓰리즘 정권의 재집권이 현실화되자, 이튿날 아르헨티나 페소가치가 폭락하는 등의 국내외의 불안감이 대폭 증대되면서 많은 시민들은 물론 정계 모두가 요동쳤다.

이번 대선은 현재 대통령직을 수행하고 있는 마크리 대통령과 2002~2015년까지 부부대통령으로 잘 알려진 키츠너(Kitchner)정권 간의 싸움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4년만에 중도좌파로 정권 교체

마크리 정부는 2014년 부당하게 한 국가의 경제위기를 계기로 이득을 챙기는 헤지펀드에 굴복하지 않아 기술적 디폴트에 빠진 아르헨티나를 “국제 시장에 복귀시키겠다”는 명목과 공략을 내세워 2015년 선거에서 승리했다. 

하지만 마크리 정권 동안에 국민들이 겪은 수난은 그 이전 정권보다 훨씬 거세고, 지속적이었다. 정권 기간 초기에 IMF의 구제금융을 신청하면서 국내 사회경제 정책에도 많은 개혁이 단행됐다. 그 결과 기존의 정부의 공과금, 전력, 교통비 보조금 정책이 대폭 축소돼 시민들의 피부로 즉시 와 닿았을 뿐 아니라, 연평균 인플레이션이 40~50%에 달하며 시민들의 목을 조여왔다.

2001년 디폴트 이후, 십 여년 간 경제회복을 통해 복원된 중산층이 결국 포퓰리즘 정권의 부패에 실망해 2015년 마크리가 속해있는 여당 '변화를 위해 함께(Junto por el Cambio)' 정당을 뽑았지만, 뿔난 시민들의 민심은 결국 지난 예비선거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부에노스아이레스시 비샤크레스포(Villa Crespo)의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기위해 기다리고 있다. 사진=이정은 통신원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마크리 대통령이 40%의 득표율을 기록, 지난 예비선거 때보다 8% 포인트 가까이 높게 나타나 지난 예비선거에 비해 페르난데스 후보의 득표율 47%과의 격차를 많이 줄인 것을 볼 수 있다. 

아르헨티나 대선에서는 최대 득표 후보가 45%이상의 득표율을 거두거나, 양 대표간의 격차가 10%이상 나는 경우에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다. 따라서 중도좌파의 페르난데스 후보는 47%의 득표율로 4년만에 정권교체를 이루게 됐다. 

아르헨티나 유권자들 사이에는“최악(最惡)이 아니라 차악(次惡)을 선택한다”는 자조적인 표현이 자주 언급되곤 하는데 이번 선거 결과는 유권자들의 양극화가 더 두드러지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 80%이상의 높은 투표율의 비밀

아르헨티나의 이번 총 유권자로 등록된 3400만명 중 80.81%가 투표에 참여해 지난 2015년 대선 때와 유사한 수치를 나타냈다. 이례적으로 높은 투표율에는 한가지 비밀이 있다.

아르헨티나, 우루과이를 포함한 남미의 여러국가(브라질, 에콰도르, 볼리비아, 페루 등) 에서 투표는 국민의 권리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국민의 의무다. 아르헨티나의 경우 타당한 사유 없이 투표하지 않는 유권자는 벌금형에 처해진다. 뿐만 아니라, 선거 전날에는 식당과 슈퍼마켓 등에서의 주류 판매가 전면 금지된다.

한편, 같은 날 은의 강을 경계로 인접하고 있는 이웃국가 우루과이에서도 대통령 선거가 치뤄졌다. 4번째 연속 집권을 노리는 중도 좌파 정권 프렌테암플리오(Frente Amplio)의 다니엘 마르티네스가 38.8%의 득표율로 중도 우파의 라이벌 야당인 국민당 루이스 라카예 포우 29.4%보다 10% 포인트 가까이 앞섰다.

하지만 최종 당선자는 50%를 넘는 득표율을 거둬야 하기 때문에 11월 24일 최종 결선투표를 통해 두 후보 사이 최종 승리자가 결정될 예정이다. 한편 제 3당인 홍색당이 야당 국민당을 지지할 것을 공식발표해 두 후보간의 경쟁구도가 강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 이정은 아르헨티나 통신원은 부에노스 아이레스 대학 사회과학부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라틴아메리카 지역의 이민과 국경의 지정학 및 초국가적 농민운동에 관심이 많다. 언젠가 문학 번역에 도전해보는 것이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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