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is] 인생 캐릭터 ‘사라 코너’로 다시 돌아온 배우 린다 해밀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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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is] 인생 캐릭터 ‘사라 코너’로 다시 돌아온 배우 린다 해밀턴
  • 김이나 컬쳐에디터
  • 승인 2019.10.29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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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네이터 2' 이후 28년만에 60대 은발의 여전사로 돌아오다
고난과 역경 딛고 주체적인 삶을 사는 캐릭터 선호하는 린다 해밀턴
'터미네이터 : 다크페이트', 10월 30일 국내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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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임이 믿겨지지 않는 린다 해밀턴. '터미네이터 : 다크페이트' 스틸 컷. 사진=IMDb

[오피니언뉴스= 김이나 컬쳐에디터] '터미네이터'가 28년만에 다시 돌아온다. 정확히 말하면 ‘터미네이터2’가 개봉됐던 1991년이후 원 제작자 제임스 카메론이 '인정한' 시퀄(속편)이 개봉하는 것이다. 

27년 후로 설정된 시간적 배경으로 ‘터미네이터’ 시리즈 영화로는 여섯번째 영화다. 앞서 3편은 라이즈 오브 더 머신' , 4편은 '미래전쟁의 시작', 5편 '터미네이터 제네시스'였다.  4편은 크리스찬 베일이 주연을 맡았으며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1,2,3,5편 그리고 6편에 출연했다.

1984년 터미네이터 1편이 전세계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며 우리나라에도 여러 패러디와 아류들이 생겨났다. 외화 타이틀 번역시 원제에는 없는 '터미네이터'를 넣은 경우도 많았다. '터미네이터 솔져', '터미네이터 사이보그' 등이 그런 것들이다. 심지어 국내 영화중에 '홍길동 대 터미네이터'(1993)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터미네이터' 1, 2편으로부터 영향을 받고 자랐다고 고백한 감독 팀 밀러는 '터미네이터 2'에서 여주인공 '사라 코너'가 내린 결정이 27년 뒤 인류의 미래를 어떻게 바꾸었는지 상상하는 스토리로 영화를 만들었다. 1, 2편에 대한 향수가 남아있는 관객들은 여전사 '사라 코너'를 기억할 것이다. 1,2편에서 사라를 연기한 배우 린다 해밀턴이 60대의 사라를 다시 맡게 된 속편이기도 하다.

“There's no fate but what we make for ourselves (운명은 정해지지 않았으며 우리가 만들어가는 것이다)"라는 사라의 암울한 내레이션으로 끝났던 2편.  그 결말을 위해 은발의 사라 코너가 다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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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네이터 2'의 스틸 컷. 왼쪽부터 에드워드 펄롱, 린다 해밀턴, 아놀드 슈왈제네거. 사진=IMDb

"배우로 성공하기는 어려울 것" 평가 받았던 린다

린다 해밀턴은 1956년 9월 26일 미국 메릴랜드 주 솔즈베리에서 태어났다. 메릴랜드 워싱턴 칼리지에서 2년동안  연기를 공부한 후 뉴욕으로 가 배우겸 감독 리 스트라스버그가 설립한 ‘리스트라스버그 연기학교(Lee Strasberg Theatre and Film Institute)’에서 연기공부를 계속했다. 워싱턴 대학에 다니는 동안 연기학과 교수로부터 "여배우로 성공하기 힘들겠다"는 말도 들었지만 린다는 굴하지 않고 뉴욕에서 '메소드 연기학(극사실주의적 연기)'에 빠져든다.

1979년 영화 '나이트 플라워즈'로 데뷔했고 1981년부터는 TV에도 단역으로 출연하다 인기 TV 시리즈 '미드랜드 하이츠'에 캐스팅되며 점차 얼굴을 알렸다.

1984년 '터미네이터 1편'에서 사라 코너를 연기, 영화의 성공으로 큰 인기를 얻은 린다는 CBS TV 인기 미니시리즈 ‘미녀와 야수’ 에 변호사 캐서린 챈들러로 출연했다. 1987년부터 1990년까지 계속된 56부작의 '미녀와 야수'는 한국에도 방송됐고 린다는 임신으로 하차한 1989년까지 드라마 주인공으로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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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미니시리즈 '미녀와 야수'.사진=IMDb

그 후 린다는 1991년 '터미네이터 2 : 심판의 날' 에 출연한다. 1편에서는 지극히 평범한 여성이었던 사라 코너는 미래에서 왔다고 하는 카일 리스와 사랑에 빠져 존 코너를 낳게 되는데 2편에서는 아들을 보호하고 인류를 구원하는 역할로 더욱 강한 모습을 보여준다. 린다는 운동으로 근육을 키웠고 강렬한 액션신도 소화했다.
 

 

 나의 시선에서 1편의 사라 코너는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였다. 인류를 구원할 남자의 어머니다. 2편에서 사라 코너는 세례자 요한이다. 야만스럽고 과격하게 사람들에게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예언한다. 미친 사람 취급을 받는 건 당연하다.

그리고 이번 영화에서 사라 코너는 죽음에서 돌아온 나사로다. 죽은 줄 알았지만 살아 돌아와 다시 전투에 임한다. (린다 해밀턴, 시네 21에서)


카메론 감독은 근육질의 사라 코너에 어울리게 머리를 짧게 자르기를 원했지만 린다는 어느 정도 여성성을 드러내야 한다고 생각해서 숏컷 대신 포니테일(묶음 머리)을 제안했다.

 

 "강한 여자가 되기 위해 남자가 될 필요가 없다고 말해주게 된 거다. 우연한 타이밍에."(린다 해밀턴, 시네 21에서)

 

터미네이터 2편 이후 3편에도 출연제의가 들어왔으나 린다는 거절했다. 분량도 적은 데다가 영화 중반부에 죽는 것으로 설정되었고 존재감이 없는 역할이었기 때문. '터미네이터 4'에는 목소리로 출연했다.

그 후 린다는 대부분 영화에서 고난과 역경을 딛고 주체적인 삶을 사는 여성을 주로 연기했다. '운명의 칵테일', '단테스 피크' 등에도 출연했으나 한편 자신에게 온 시나리오를 여러 차례 거부하기도 했다. 

'어 퓨 굿맨'의 조앤 역(데미 무어), 카메론 감독의 '타이타닉'의 몰리 역(캐시 베이츠), '배트맨 포에버'의 메리디안 박사 역(니콜 키드먼)등을 거절했는데 린다는 "적당한 배역에 안주하기 보다 사라 코너의 캐릭터에서 더 이상 후퇴하고 싶지 않았서 였다"고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1편의 평범했던 대학생이 2편에서 자신의 운명을 깨닫고 전사로 변하는 역할은 80~90년대에 흔하지 않았던, 시대를 앞서간 여성 캐릭터였다.

 

왼쪽부터 나탈리아 레이   맥켄지 데이비스 린다 해밀턴
터미네이터 6편의 여전사들. 왼쪽부터 나탈리아 레이, 맥켄지 데이비스, 린다 해밀턴. 사진=IMDb

린다는 ‘터미네이터 : 다크페이트’에서 카메론 감독과 현장에서 다시 만났다. 둘은 '터미네이터'에서 감독과 배우로 만나 결혼했으나 1999년 이혼한 사이. 스필버그 부부 이혼 당시 위자료 이후 최고의 위자료로 뉴스에 오르기도 했다.

카메론감독은 영화 제작을 시작하면서 2편에서 독보적인 연기를 보여준 린다가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린다가 사라 코너를 맡지 않으면 사라 코너 캐릭터도 없애려고 했다고도 전해진다. 카메론 감독의 진심이 통했을까. 20여년 동안 터미네이터 속편의 캐스팅 제의를 거절했던 린다는 이번엔 출연을 수락했다.

 

사라는 지옥에 있는 여자였다. 그 여자를 다시 연기하는 건 내게도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그런데 제임스가 내게 직접 다시 사라 코너 역을 제안했을 때는 달랐다.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다. 27년이 지난 뒤 사라는 더이상 같은 캐릭터가 아니었기에 흥미로웠다.

그리고 새로운 이야기 안에서 나이 든 내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생각했다. 나는 내가 늙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였다. 그런 시점에서 봤을 때 이 영화는 내게 축복이었다.

진짜 나이 든 여자를 나이 든 역할로 캐스팅했다. 한 캐릭터의 인생을 연기해볼 수 있다는 것, 나는 그 축복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린다 해밀턴, 시네21에서)

 

양극성 장애로 10년 넘게 고통받았던 린다는 두 번의 결혼(1982년 배우 브루스 애보트과 결혼,1989년 이혼)과 이혼에 중대한 사유가 됐을거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한때는 코카인에 빠지기도 했다.

그러나 인생의 굴곡을 넘어 다시 한번 사라 코너로 돌아온 린다. 한 때 부부였던 카메론 감독에 대해서는 "지적이며 워커홀릭인데 반해 자신은 감성적이며 일상의 삶을 더 중시한다"면서 "함께 할 운명은 아니었던 것 같다"고 고백하기도. 다시 만난 카메론 감독과는 친구처럼 짖궃은 장난도 하지만 서로 존중한다고 밝혔다. 비범한 감독이며 완벽한 천재라고 추켜세우는 것도 잊지 않는다.

'터미네이터 : 다크페이트'는 10월 30일 국내 개봉 예정이다.

 

내한하여 포즈 취하는 린다 해밀튼 연합
국내 상영을 앞두고 내한해 언론앞에서 포즈 취하는 린다 해밀턴. 사진=연합뉴스

 

린다에 관한 다양한 사실들

일란성 쌍둥이로, 자매인 '레슬리 해밀턴 게렌'은 '터미네이터 2' 에 함께 출연했다. 레슬리는 사라가 공원에서 아들 존과 노는 장면과 T-1000이 사라로 변장한 장면에 출연했다. 

골수 민주당원이지만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2003년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출마했을때 지지했고 주변에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터미네이터 2'로 제1회 MTV 무비어워드 최고의 여자배우상, 제17회 새턴 어워즈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현재는 미국 루지애나주 뉴올리언즈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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