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후 부동산 전망은…北 밝고, 南 흐림
상태바
통일후 부동산 전망은…北 밝고, 南 흐림
  • 한용주
  • 승인 2015.10.08 17: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南 공급과잉, 北 공급 부족 – 중국선 시장개방후 부동산 수십배 폭등
                                   

(경제컬럼니스트 한용주씨의 글입니다)

 

중국을 왕래하는 100명의 북한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들 중 95%가 대부분 경제적인 이유로 인해 ‘통일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또한 상당수에 달하는 이들이 통일로 인해 개인이 이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통일이 어떤 방식으로 일어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는 대다수가 북한의 개혁 및 규제 완화가 진행된 뒤 남북이 같은 위치에서 협상을 통해 통일을 이루어낼 것이라고 답했다.

 

위 설문조사뿐 아니라 수많은 탈북자들의 증언에 비추어 보아도 이미 북한 주민의 마음에 변화가 찾아왔다. 머지않아 남북통일을 준비하는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어올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은행이 준비하고 있는 남북통일 시나리오를 보면 동-서독식 급진통합, 중국-홍콩식 점진통합, EU식 절충통합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세 가지 시나리오 가운데에서도 점진통합이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첫 번째 근거로는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자주적이고 독립성이 강한 민족이었다. 지리적인 지역주의 특성도 매우 강해 지금도 좁은 한반도에서도 지역적인 갈등이 크다. 북한 주민은 지역적인 차별과 불이익을 우려하여 남한 주도의 일방적인 흡수통일 보다는 남북이 대등한 위치에서 협상을 통한 통일을 원하고 있다.

 

두 번째 근거로는 주변 강대국들의 이해관계 때문에 급진적인 통일이 환영을 받지 못한다. 중국은 통일 한국에 주한미군 주둔을 원치 않아 북한 급변사태 발생 시 군사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이 높다.

 

세 번째 근거로는 막대한 통일 비용 때문이다. 우리는 독일 통일의 교훈을 통해 급진적인 통합은 막대한 비용이 들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 정부는 막대한 통일 비용에 대한 준비가 없으며 점진통합을 통해 통일 비용을 줄여야 할 필요가 있다.

 

 

남북 통일이 점진적인 통합을 따른다고 가정한다면 남북경협은 빠르게 시작할 수 있지만 정치적인 통합은 매우 오래 걸릴 수 있다. 약 20~30년 후가 될 수 있다. 예상대로 점진적인 통합이 진행되면 한반도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될까?

 

남북경협은 북한 부동산시장에는 호재로, 남한 부동산시장에는 악재로 전망한다. 북한 부동산 시장은 공급부족인 상황이고 남한 부동산시장은 공급과잉이기 때문이다. 중국이 경제를 개방한 후 부동산 가격이 수십 배 상승했던 사례를 보면 북한 부동산시장의 미래를 능히 짐작할 수 있다. 반면 남한 부동산시장은 공급과잉 상황이 지속되기 때문에 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한다.

 

 

남북경협시대 남북 소득격차를 줄일 필요가 있고 북한 제조업 육성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소득 수준을 끌어 올릴 수 밖에 없다. 남북경협 초기단계에서는 남한 제조업을 북한으로 유치하는 정책이 우선할 것으로 본다. 상당수 남한 제조업이 가격경쟁력을 위해 북한으로 진출하고 북한 자원을 활용하기 위해 일부 중공업과 기간산업도 북한으로 이전할 가능성이 있다.

 

부동산 시장은 인구변화에 따라 영향을 크게 받는다. 단기적으로 남북 인구이동은 소폭에 그치고 부동산 시장 수요 공급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예상한다. 장기적으로는 북한 인구는 늘어나고 남한 인구는 정체하거나 소폭 감소할 수 있다.

 

남북경협시대에서는 사회혼란을 막기 위해 인구이동은 통제되고 당국의 허가범위 내로 제한될 수밖에 없다. 제조업의 이동으로 남한의 숙련 기술자가 북한에 상주할 수도 있고 남한 실향민 일부가 북한으로 이주할 수도 있다. 거꾸로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 고령자를 남한가족 품으로 이주하는 것도 허용될 수도 있다. 그리고 북한은 적극적인 투자유치를 위해 남한 주민의 북한 이주를 허용할 수도 있다.

 

돈은 이익이 큰 쪽으로 흐르는 것이 자연적인 이치다. 더구나 남한 부동산은 주택과 빌딩 모두 공급과잉 상태이며 향후 수년간 공급과잉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투자가 허용되는 단계에 따라 남한 자금이 북한으로 빠르게 유입될 것으로 예상한다.

 

남한 발전사례와 중국 발전사례를 보면 북한의 부동산시장 전망은 불을 보듯 뻔하다. “빛과 그림자”처럼 북한 부동산 시장이 유망한데 비해 남한 부동산 시장은 투자대상에서 오랫동안 소외될 것으로 전망한다.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