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슬로·비건푸드 열풍]② 채식기반·육류 대체품 개발에 뛰어드는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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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슬로·비건푸드 열풍]② 채식기반·육류 대체품 개발에 뛰어드는 기업
  • 오성철 기자
  • 승인 2019.10.16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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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성 단백질 제품 개발 붐...패스트푸드 업체도 육류 대체품 개발에 혈안
KOTRA 미국 시카고무역관
미국의 육류 대체품 기업인 ‘비욘드미트’는 지난 5월 뉴욕 나스닥 거래소에 상장했다. 사진=AFP/연합뉴스
미국의 육류 대체품 기업인 ‘비욘드미트’는 지난 5월 뉴욕 나스닥 거래소에 상장하는 기염을 토했다. 사진=AFP/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오성철 기자] 생물 다양성을 보호하기 위한 국제기구와 기업들의 움직임은 활발하다. 유엔 기후행동 정상 회의는 지난 9월 생물 다양성을 위한 사업(OP2B, One Planet Business for Biodiversity)을 출범했다. 이는 제품 공급망 및 포트폴리오 내에서 생물 다양성을 보호하고 회복하기 위한 사업이다.

여기에는 120개국 이상에서 식품 관련제품을 판매하는 켈로그, 매케인 푸드, 네슬레, 유니레버, 구글, 바리 칼리보 등 19개 회사가 참여했다. 이들 기업의 총 매출액은 약 5000억 달러에 달한다. OP2B 참여 기업들은 농업 시스템 내에서 생물 다양성을 보호하고 향상 시키기 위해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 빌게이츠가 투자한 '비욘드 미트'

비즈니스쪽으로 눈을 돌리면 식물성 단백질 음식, 육류 대체품 전문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대표적 육류 대체품 기업인 켈로그의 모닝스타팜(MorningStar Farms)은 기존 판매 제품 이외에 냉장보관 할 수 있는 버거 패티와 냉동 치킨 텐더 및 너겟을 포함한 ‘Incogmeato’를 2020년 초에 판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식물성 단백질 섭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 맛 재현에 힘쓸 것이며 유전자 조작을 하지 않은 콩으로 제작할 것임을 강조했다. 

비욘드미트(Beyond Meat)는 2009년 설립돼 빌게이츠, 타이슨 푸드 등이 투자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2017년 이래로 매출이 4배 급등했으며, 맥도날드와의 제휴, 추가 확대 판매 논의로 계속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5월 미국 나스닥에 상장할 정도로 성장성과 안정성을 인정받았다.

비욘드미트 판매액 변화 추이
비욘드미트 판매액 변화 추이

2011년에 설립된 임파서블 푸드는 스탠퍼드대학의 생화학 교수였던 패트릭 브라운이 채식을 더 즐길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며 만든 브랜드다. '고기를 먹어라, 지구를 구해라(EAT MEAT, SAVE EARTH)'를 슬로건으로 진짜 고기맛이 나는 육류 대체품을 제조하고 있다.

◆ 햄버거의 착한 변신

사정이 급해진 건 대표적인 패스트푸드인 햄버거업체들이다. 미국 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유지해왔지만, 최근 건강 및 환경, 지속 가능한 소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정크푸드라는 치명적인 단점을 극복해야 할 처지가 됐다. 

버거킹은 임파서블 푸드와 제휴해 지난 8월 '임파서블 와퍼' 메뉴를 출시했다. 버거킹 측은 미주리 주 세인트 루이스 부근 버거킹 지점에서 임파서블 와퍼를 시험 판매를 한 결과가 성공적이었으며 판매 지점을 확대해 나갈 것임을 밝혔다.

TGI 프라이데이와 던킨도 비욘드 미트와 제휴해 각각 비욘드 미트 치즈버거, 비욘드 소시지 샌드위치를 출시, 채식기반 음식 트렌드와 채식 주의자들의 취향을 사로잡기 위한 제품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버거킹, TGI Fridays, 던킨의 채식 버거 및 샌드위치. 사진=각사 홈페이지
버거킹, TGI 프라이데이, 던킨의 채식 버거 및 샌드위치. 사진=각사 홈페이지

미국 전역에 걸쳐 비건 레스토랑도 크게 늘고 있다. 채식주의자 및 채식 위주의 식당 정보 및 리뷰 앱인 해피 카우(Happy Cow)에는 1500여 개의 채식주의자만을 위한 식당을 포함한 2만4000여 개의 비건 레스토랑 정보가 있다. 캘리포니아와 뉴욕에 각각 323개와 166개의 비건 레스토랑이 있으며 최근 몇 년 사이 뉴 잉글랜드, 남부 중서부에 이르는 전 지역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플로리다 포트 로더데일의 쿠퍼 브랜치(Copper Branch)는 판매하는 모든 음식을 채식 기반의 제품으로 구성됐다. 설립자인 리오 인판티노 회장은 "고급 식물성 음식을 메인으로 편리하게 제공하는 것이 레스토랑의 목표"라며 아이들이 먹어도 전혀 지장 없는 제품이라고 강조한다. 패스트푸드 업계에서 평생을 일했던 그는 수년 간의 체중 증가와 건강 문제로 고통 받은 후 쿠퍼 브랜치를 오픈했다.

◆ 갈수록 늘어나는 비건 레스토랑

이밖에 노스 캐롤라이나 애슈빌의 플랜트(Plant), 아틀란타의 카페 선플라워(Cafe Sunflower), 뉴올리언스의 브레드 온 오크(Breads on Oak) 등의 비건 레스토랑은 고객들의 높은 평점을 받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미니애폴리스에 본사를 둔 허비버러스 부처(Herbivorous Butcher)는 100%의 식물성 고기와 치즈를 판매하는 허름한 파머스 마켓에서 시작해 성공을 거뒀다. 미국 내 유명 매체인 이터(Eater) LA, USA 투데이, 버즈피드 등이 이 회사에 주목했다.

KOTRA 시카고무역관은 “슬로·비건 푸드 열풍이 인간과 환경 모두를 위한 선택”이라며 “그동안 먹거리에 대해 단순한 편리함, 익숙한 맛과 재료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음식의 재배, 유통, 판매, 소비 행태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을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분석했다. 

또 슬로·비건 푸드 열풍은 결국 난개발, 대량 생산 체제 등으로 오염된 환경과 생태계를 되돌아보고 해결점을 찾아 ‘지속 가능한 삶’을 영위하기 위한 인간의 노력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지 유기농 유통업체 관계자는 “▲진화하고 있는 소비자의 의식 ▲유제품의 생산 과정과 건강에 대한 의문 등은 식물성 단백질에 대한 관심 급증을 촉진하기에 충분하다”며 “육류 대체 음식이 인간의 건강에 이로운 것과는 별개로, 고객들에게 육식과 식품 대량 생산 체제가 환경에 얼마나 해로운지 인지시키는 것도 마케팅에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기사는 KOTRA 미국 시카고무역관(작성자 김수현)에서 작성한 보고서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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