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손 부족' 日, 채용방식 바뀐다...서류·면접 대신 '자기PR' 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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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손 부족' 日, 채용방식 바뀐다...서류·면접 대신 '자기PR' 중시
  • 오성철 기자
  • 승인 2019.09.24 14: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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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 대신 인성, 잠재력 따지고 수시 채용도...AI 면접도 등장
KOTRA 일본 도쿄무역관
'일손부족'에 시달리는 일본에서 기업들의 신입사원 채용방식이 획일적이던 과거의 패턴에서 벗어나 다양화되고 있다. 사진=교토/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오성철 기자] 인력부족이 가속화되고 있는 일본에서 기업들의 신입사원 채용방식도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10월 경단련이 신입사원 채용에 대한 가이드라인 페지를 발표한 이후 기업들은 자율적으로 채용시기와 방식을 채택하려는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 학력불문, 수시채용 일반화...인턴십 통한 채용도

KOTRA 일본 도쿄무역관은 일본기업 채용의 최신 트렌드로 ▲직종별 채용확대 ▲학력불문 ▲채용영역 확대 ▲연중채용 ▲장기 인턴십 도입 등을 꼽았다.

종신고용문화가 여전한 일본에서는 그동안 다양한 업무 및 핵심업무에 종사하는 ‘종합직’ 인력을뽑아 장기간 근무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을 택해왔다.

그러나 최근 구직자들이 전문직을 원하는 경향이 뚜렷해지자 기업들도 이에 맞춰 구직자가 희망하는 분야, 직종을 고려한 직종별 채용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유명 대학 출신이라면 무조건 선호하던 풍토도 차츰 사라지고 있다. 대신 ▲커뮤니케이션 능력 ▲주체성 ▲적극성 ▲이해력 ▲협조성 등 인물 됨됨이를 평가하는 항목을 설정, 각 인재의 잠재력을 중시하려는 경향이 뚜렷하다.

또한 글로벌화, 일본기업의 경영환경 변화에 따라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는 해외인재와 장기간 해외체류 경험자를 선호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매년 4월이 채용 시즌이라는 말이 사라질 정도로 수시채용이 확대되고 있다. 예전에는 1개월 이상 근무하는 장기 인턴쉽은 흔치 않았으나 최근에는 증가 추세다. 인턴십에서의 업무 실적이 채용여부를 좌우하기도 한다.

◆ 전형방식도 다양화...자기PR동영상·얼굴채용

전형방식도 크게 다양해지고 있다. 서류전형, 웹테스트, 1~3회 면접으로 이뤄지던 전통 방식 대신 새로운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그중 하나는 자기PR 동영상 전형이다. 구직자들은 정해진 주제에 따라 자기PR을 PC나 스마트폰으로 60초 정도 직접 촬영해서 제출한다. 서류만으로는 파악 불가능한 그 사람의 인상이나 인물됨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며 촬영 과정에서의 노력 등도 평가대상이 된다.

기업은 지원자 수가 많아도 전형을 공평하게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고, 구직자는 직접 회사까지 가야 하는 교통비와 시간 부담이 없어서 양쪽 모두에게 합리적이다.

지원 건수가 수천 건을 넘는 인기 업종, 종합상사, 그리고 외모가 중시되는 엔터테인먼트와 방송업계 등에서 도입하고 있다.

VIDEO MATCHING 어플리케이션

이런 수요에 착안해 비디오 매칭(VIDEO MATCHING)이라는 회사는 올 6월부터 일본 최초로 기업과 구직자를 직접 연결해주는 동영상 플랫폼 서비스를 시작했다. 기업과 구직자는 투고한 PR동영상을 보고 관심이 있으면 직접 연락할 수 있다. 기업은 월 5만 엔을 내야 하고, 구직자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창업한 지 190년 된 일본 화장품 제조판매사 이세한(ISEHAN)그룹은 1차 면접에 '얼굴채용' 방식을 도입했다. 이는 단순히 조형미를 보는 게 아니라 '자기다움(自分らしさ)'을 평가하는 테스트다. 자신의 의지로 관리 가능한 밝은 인상, 자신감, 적극성, 성실함 등을 머리스타일, 화장, 표정 등의 외견을 통해 심사하는 것이다.

구직자는 자신을 잘 표현하고 있는 사진 3장과 본인을 200문자로 표현한 문장을 제출하면 접수가 완료된다. 차후 현장 면접에도 일반적인 취업활동 복장 및 스타일이 아닌,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한 복장, 머리, 메이크 등 자유로운 스타일로 임한다.

일본 이세한그룹의 얼굴채용 광고

◆ AI가 면접하고 합격여부 결정하기도

양계 생산 판매 및 사료 제조를 담당하는 아키타 푸드(Akita Foods)는 일본 최초로 AI면접을 통해 직원 2명을 채용했다. 취업희망자는 스마트폰에 어플리케이션을 직접 다운로드한 후 지정된 ID로 로그인해 면접을 진행하는데 약 60분동안 100개 가량의 질문에 답해야 한다.

AI는 질문에 대한 응답이나 선택 단어 등의 직접적인 정보 외에도 대답 방법, 목소리 톤, 표정, 태도 등의 시각적 정보, 대답 간격, 스트레스 내성 등에 대해 등록된 데이터 정보를 바탕으로 점수를 매긴다.

사람이 진행하는 면접은 면접관의 재량 등이 합격 여부를 좌우하지만, AI의 경우 사전에 등록한 데이터 기준에 따라 평가돼 공정한 판단이 가능하다.

소셜미디어 광고 서비스사인 사이버 버즈(Cyber ​​Buzz)는 인플루언서를 채용했다. 인스타그램 트위터 유튜브 페이스북 중에서 '# (해시태그)'가 붙은 투고에 500건 이상 '좋아요!'를 획득하면 곧장 최종 면접을 진행하고 300건 이상인 경우 서류심사가 면제되는 식이다.

이밖에 광고 제작사 토큐 에이전시(TOKYU AGENCY)는 학생 시절에 유급한 사람을 대상으로 유급 이유에 대해 질문하고 그 이유(유급을 통해 이루기 위한 목표)가 확실한 사람을 뽑는 이색적인 채용방식을 택하기도 했다.

한편 KOTRA 도쿄무역관은 이처럼 채용 활동의 자유화에 따라 수시채용이 정착되고, 기업은 우수한 인재를 타기업보다 먼저 확보하고자 하기 때문에 채용의 조기화가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 이 기사는 KOTRA 일본 도쿄무역관(작성자 요시다요시코)에서 작성한 보고서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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