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is] '장애인 고용' 사회적 가치 몸소 실천하는 김정호 베어베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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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is] '장애인 고용' 사회적 가치 몸소 실천하는 김정호 베어베터 대표
  • 변동진 기자
  • 승인 2019.09.23 1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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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24와 손잡고 발달장애인 고용 편의점 확대
품질과 디자인 실력으로 승부…글로벌 기업들과 거래
네이버 창업멤버...사회적 가치 위해 물불 안 가리는 쓴소리꾼
김정호 베어베터 대표. 사진제공=연합뉴스
김정호 베어베터 대표. 사진제공=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변동진 기자] 네이버 공동창업자중 한명인 김정호 베어베터 대표가 이마트24와 손을 잡고 발달장애인을 고용하는 편의점 사업을 추진 중이다.

김 대표는 지난 5월 열린 ‘소셜밸류커넥트 2019’(SOVAC·Social Value Connect)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장애인 고용을 확대해 달라고 직언하면서 재계 안팎으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던 인물이다.

또한 차량 공유 서비스로 택시업계와 갈등을 일으킨 이재웅 쏘카 대표에게 일침을 가하는 등 ‘사회 곳곳에서 발생하는 문제해결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는 자신의 경영철학을 흔들림 없이 실천하고 있기도 하다.

발달장애인 고용 편의점 이마트24 노들점. 이 매장은 사회적 기업 베어베터가 운영한다. 사진=김정호 베어베터 대표 페이스북
발달장애인 고용 편의점 이마트24 노들점. 이 매장은 사회적 기업 베어베터가 운영한다. 사진=김정호 베어베터 대표 페이스북

◆김정호, B2B 발달장애인 고용 편의점·사내매점 사업 추진

김 대표는 최근 발달장애인을 고용할 수 있는 편의점 및 사내매점 사업에 열심히 공을 들이고 있다. 실제 그는 매장에 나가 직접 근무할 뿐 아니라 SNS에 베어베터가 운영하는 이마트24 노들점을 소개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지난 19일 페이스북에 “한강대교 중간에 위치한 노들섬에 장애인 고용형 편의점 4호점을 오픈했다”며 “베어베터가 직접 운영하고, 이곳을 오픈하면서 6개의 발달장애인 일자리가 생겼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루에 200만원은 팔려야 운영이 되는데 매출이 아직 50만원”이라며 “오는 10월5일 불꽃축제 때 전날 밤부터 시민들이 몰려와서 텐트를 치고 최대 1만5000명이나 온다니 이날 매상을 올려야겠다”고 다짐했다.

김 대표는 또 “간만에 편의점 야근?”이라며 귀여운 투정과 함께 매장 사진을 게재했다.

노들점 외에 대웅제약 내에 오픈한 사내매점 ‘베어마트(1호점)’는 베어베터, 이마트24, 대웅제약 등 3사가 협업해 이룬 사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개점 초기 베어베터에서 훈련을 받은 발달장애사원 6명이 대웅제약으로 이직했으며, 현재 추가채용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POS(판매관리)와 상품발주 등 매점 운영시스템은 이마트24의 표준 솔루션을 활용한다.

당초 카페와 편의점 등에서 소수의 장애인이 일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20평 규모의 매장 한곳에 10명 이상 근무하는 사례는 ‘베어마트’가 처음이다.

아울러 우아한형제들(배달의 민족)와 이마트24는 베어베터와 함께 본사 사내매점을 각각 발달장애인 고용 및 무인셀프계산 매장 2호점, 3호점으로 탈바꿈시켰다.

베어베터의 발달장애인 고용 1호 사내매점 베어마트. 이 매장은 대웅제약과 이마트24와 협업해 오픈·운영 중이다. 사진제공=대웅제약
베어베터의 발달장애인 고용 1호 사내매점 베어마트. 이 매장은 대웅제약과 이마트24와 협업해 오픈·운영 중이다. 사진제공=대웅제약

◆김정호, 사회적 가치 위해 장소불문 거침없는 소신발언

김 대표는 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사람과 지위, 장소를 가리지 않는 소신발언을 쏟아내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지난 5월에는 국내 첫 사회적 가치 민간 축제 ‘SOVAC 2019’ 메인 행사 패널로 등장해 “SK는 사회적 가치 경영에 학점이 우수하지만 장애인 고용이라는 전공 필수 과목은 이수하지 않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재계 순위 3위인 SK그룹이 장애인 고용의무를 다하지 않는 점을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현장에는 ‘SOVAC 2019’를 제안한 최태원 회장도 있었지만 전혀 개의치 않은 발언이었다.

최태원 회장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김 대표의 지적에 대해 “좀 당황은 했지만 맞는 말”이라며 “열심히 하려고 애썼는데 왜 안됐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안 되면 무조건 하고, 그 다음에 더 좋은 방법을 찾자고 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올해 초 택시업계와 이재웅 쏘카 대표가 차량 공유 서비스와 갈등을 빚을 당시엔 “서민은 돈 1억원을 모아서 개인택시 면허를 사야 하는데, 우버 등과 같은 외국계나 대기업은 자가용 운전자와 카니발이나 사서 수입을 올려도 된단 말이냐”라고 힐난했다.

이밖에 김 대표는 남다른 애국심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가 시작되자 맥주를 비롯한 일본 제품 발주를 전면 중단은 물론, 현지 프로젝트를 중단했다. 이외에도 독도를 바로 알리는 글과 정치인 망언 비판, 6.25 전쟁의 진실과 관련된 글을 SNS에 게재한다.

네이버 설립 20주년을 맞아 창립 멤버의 기념촬영. 앞줄 가운데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위쪽 왼쪽에서 두번째 김정호 베어베터 대표. 사진=김정호 대표 페이스북
네이버 설립 20주년을 맞아 창립 멤버의 기념촬영. 앞줄 가운데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위쪽 왼쪽에서 두번째 김정호 베어베터 대표. 사진=김정호 대표 페이스북

◆김정호, 대한민국 IT 이끈 1세대에서 사회적기업인으로

김 대표는 1990년 삼성SDS에 입사해 근무하던 중 사내벤처 네이버컴㈜에 합류했다. 이후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등과 함께 네이버를 설립했다. 이후 NHN 한게임 대표와 NHN 차이나 대표 등을 지냈고, 2012년 베어베터를 창업했다.

사회적기업 베어베터는 인쇄, 제과, 커피 로스팅, 카페, 꽃 배달, 사내매점 등 발달장애인이 일할 수 있는 다양한 B2B 사업을 진행한다. 사명도 발달장애인을 상징하는 '곰'이 세상을 이롭게 만든다는 의미(Bear makes the world better)에서 따왔다.

업계에서는 베어베터의 세련 디자인과 우수한 품질을 앞세운 브랜딩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장애인이 하니 사주세요’는 식의 수세적인 접근법이 아니라 ‘알고 보니 이 훌륭한 제품을 장애인이 만들었다’는 식의 실력으로 정면승부하는 길을 택한 것이다. 

네이버를 비롯해 에르메스, 루이비통, IBM 등 400여개가 넘는 대기업·기관 등과 거래하고 있다는 점이 베어베터의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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