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is] 전설로 떠난 배런 힐튼...'힐튼 제국' 100년史에 남긴 유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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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is] 전설로 떠난 배런 힐튼...'힐튼 제국' 100년史에 남긴 유물들
  • 문주용 기자
  • 승인 2019.09.23 15: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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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1백년 만에 2대 회장겸 창업주 아들 배런 힐튼 사망
힐튼호텔, 전세계 106개국 14개브래드 5500개 호텔체인...투숙객만 30억명
에어컨, 화장실 찬물, TV서비스, 여성위한 컨시어지 서비스등 '업계 최초' 수두룩

[오피니언뉴스=문주용 기자] 세계 최고, 최대의 호텔 브랜드 '힐튼 호텔'을 이끌며 미국의 '호텔왕'으로 불렸던 윌리엄 배런 힐튼 힐튼재단 명예회장이 19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힐튼 호텔의 창업주인 아버지 콘래드 힐튼이 호텔업을 시작한 1919년이래 100년 되는 해인 올해에 아들인 배런 힐튼이 사망했다. 아버지와 똑같은 향년 91세에 나이에 미국 로스엔젤레스 자택에서 노환으로 유명을 달리했다.

콘래드 힐튼이 세상을 떠난 1979년 2대 힐튼 회장에 오른 배런 힐튼은 2007년 자신이 소유한 호텔과 카지노 회사를 매각한 대금 12억 달러를 아버지가 세운 콘래드 힐튼 재단에 내놓으면서 명예회장을 맡았다. 유족에 넘길 유산을 거의 대부분 재단에 기부했다는 것. 이때 “유산 상속은 상속인에게서 자기 재산을 형성하는 만족감을 빼앗는 일”이란 말을 남겨 ‘미국 기부의 아이콘’이라는 평가를 들었지만, 그의 신념에 대한 진위는 엇갈린다.

아버지 콘래드 힐튼은 당시 기준으로 2억 달러에 달하는 재산 대부분을 자신이 만든 콘래드힐튼재단에 기부한 상태였다. 이미 장남 니콜슨 힐튼은 10년전인 1969년 사망한 상황에서 기부를 막지 못했던 차남 배런 힐튼은 아버지의 유산중 호텔 지분을 포함한 상당액을 소송을 통해 상속받는다. 아버지가 호텔에서 청소, 벨보이를 하며 `호텔왕 신화`를 이룬 것과도 대조적이다.

윌리엄 배런 힐튼 힐튼재단 명예회장(오른쪽)이 1985년 미국 워싱턴 알팔파 클럽 모임에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 AP 연합뉴스
윌리엄 배런 힐튼 힐튼재단 명예회장(오른쪽)이 1985년 미국 워싱턴 알팔파 클럽 모임에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 AP 연합뉴스

"고객이 미팅이나 협상에만 집중하도록 서비스하라"

힐튼 호텔이 호텔업계에서 남긴 업적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호텔업계 최초`라고 하는 많은 경영성과들이 대부분 힐튼 호텔의 손에서 이뤄졌고, 아버지 콘래드와 아들 배런 힐튼, 그리고 종업원 출신으로 최고경영자 자리에 오른 '힐튼 팀멤버'들이 주역이었다.

창업주 콘래드 힐튼의 경영 비전은 이런 것이었다. "일 때문에 외지에 나와 고단한 몸을 쉬려는 여행자들에게 최고의 삭벅 경험을 선사한다." 힐튼은 투숙객들이 낯선 곳에서 숙소를 구하는데 힘을 들이는 대신, 중요한 미팅이나 협상에 노력을 집중하도록 한다는 개념을 제시하고 실천한 최초의 호텔 기업이었다.

힐튼 만의 특별한 비전과 경영실천으로 텍사스의 한 호텔에서 시작, 100년만에 전세계 106개국 14개 브랜드, 5500개 호텔 체인을 거느리는 동안 30억명이 넘는 투숙객을 수용했다.

호텔 객실에 에어컨이 나오고, 객실 화장실에 찬물이 나오고, TV서비스를 제공한 것도 힐튼의 서비스에서 시작됐다. 50여년전에는 여성 여행자들을 위한 업계 최초 컨시어지 서비스도 내놓았다.

이 모든 것을 배런 힐튼이 창안하고 도입한 것은 아니고, 일부는 아버지 콘래드를 도와서, 일부는 최고경영자와 함께 일궈낸 성과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1951년 아버지 회사에서 일을 시작한 베런은 30년간 회장직을 맡으며 힐튼 호텔을 크게 확장시킨 공로를 공유할 자격은 충분하다.

배런 힐튼은 1959년 아메리칸 풋볼리그(AFL)의 프로미식축구팀 로스앤젤레스 차저스(the Los Angeles Chargers)를 창설하고 AFL을 기존의 전미풋볼리그(NFL)와 통합하는 일에도 앞장섰다는 평가도 받는다.

유족으로 8명의 자녀와 15명의 손자손녀, 4명의 증손주이 있다. 부인인 메릴린 홀리 힐튼은 2004년 사망했다. 모델 겸 방송인, 글로벌 인플러언서인 패리스 힐튼과 역시 모델이자 사업가로 활동하는 니키 힐튼은 그의 손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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