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홍콩 신용등급 AA로 강등…“중국과 등급 격차 줄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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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 홍콩 신용등급 AA로 강등…“중국과 등급 격차 줄여야”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9.09.06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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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연계성 높아져…신용등급 격차 좁아질 것”
등급 전망 ‘부정적’ 평가…홍콩 사태 심화 우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 일러스트. 그래픽=연합뉴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 일러스트. 그래픽=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홍콩의 장기신용등급(IDR)을 AA+에서 AA로 1단계 하향 조정했다. 등급 전망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홍콩의 신용등급이 내려간 건 1995년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된 뒤 24년 만에 처음이다.

피치는 6일 신용등급을 내린 이유로 중국‧홍콩 간 통치체계인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가 약화, 홍콩과 중국 본토와의 차별성이 줄어든 점을 지적했다. 두 지역의 정치‧사회‧경제‧금융 연계성이 높아지면서 홍콩이 사실상 중국의 국가통치체계에 흡수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홍콩 신용등급은 이날 조정 전까지 피치 등급체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AA+를 유지하고 있었다. 중국은 그보다 3단계 낮은 A+였다.

피치는 “현 상황이 계속 전개된다면 홍콩에서는 큰 제도‧규정상 난제가 생겨난다”이라며 “이로써 두 지역의 국가 신용등급 격차가 좁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개정안으로 지난 6월부터 시작된 홍콩의 대규모 시위 사태를 언급하며 “수개월간 지속된 분쟁‧폭력 때문에 홍콩과 중국 본토의 관계를 규율하는 일국양제 체계의 범위‧유연성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 본토에서 그 어느 때보다 홍콩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피치는 홍콩 사태에 대해 “시위가 장기화 국면을 맞이하면서 국제적으로 홍콩의 통치‧법치 체계에 대한 인식이 악화될 것”이라며 “홍콩 기업환경의 안정성‧역동성에 의문이 생겼다”고 전했다. 홍콩에서 사회 분쟁이 반복될 경우 신용등급은 더 내려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홍콩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건 국제신용평가사들 가운데 피치가 최초다. 피치는 또 ‘부정적’이라는 등급 전망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홍콩 시위대의 일부 요구가 수용됐으나 시민들의 불만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사회 불안이 다시 발생할 가능성 때문에 홍콩의 통치체계‧제도‧정치 안정성‧기업환경 등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피치는 올 하반기 홍콩의 국내총생산(GDP)이 감소할 것으로 판단, 올해 홍콩 경제성장률을 0%로 내다봤다. 다만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2%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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