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예비입찰 마감…아시아나그룹‧미래에셋대우‧현대산업개발 주가 동반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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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예비입찰 마감…아시아나그룹‧미래에셋대우‧현대산업개발 주가 동반 하락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9.09.03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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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CJ·한화 등 재벌기업 불참하며 흥행 기대감 낮아져
항공업 불황…‘승자의 저주’ 우려
애경그룹, 제주항공과 시너지 기대
아시아나항공 항공기. 사진제공=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 항공기. 사진제공=아시아나항공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아시아나항공 예비입찰이 마감된 가운데 아시아나그룹주(株)가 약세로 돌아섰다. SK그룹을 비롯해 CJ·한화·신세계·GS 등 주요 대기업 그룹이 참가를 고사하면서 시장의 기대감이 꺾인 것으로 풀이된다.

‘새 주인’ 후보로는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을 보유한 애경그룹과 미래에셋대우‧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 한진칼 2대 주주인 케이시지아이(KCGI) 등이다. 이들 기업들의 주가는 엇갈렸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전 거래일 대비 100원(1.77%) 내린 55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이날 장중 6150원까지 상승했으나 장 막판 하락 전환했다. 에어서울(-1.44%), 에어부산(-6.06%), 아시아나IDT(-3.44%) 또한 급락했다.

애경그룹 지주사인 AK홀딩스는 전일보다 250원(0.75%) 상승한 3만3750원에 마감했다. 반면 미래에셋대우는 전날 대비 210원(-2.84%) 하락한 7190원에 장을 끝냈다. 미래에셋대우의 전략적투자자(SI)로 거론되는 HDC현대산업개발(-9.43%) 주가 역시 큰폭으로 내렸다.

◆ 애경그룹‧KCGI‧미래에셋대우 인수전 본격화

금호산업과 매각주간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은 이날 오후 2시 아시아나항공 예비입찰을 마감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통신·반도체업을 영위하는 SK그룹과 CJ, 한화, 신세계, GS 등 주요 대기업 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이들은 인수전에 뛰어들지 않았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애경그룹이다. 애경그룹은 국내 1위 LCC인 제주항공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LCC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대형항공사(FSC)인 아시아나항공과 인수합병(M&A)을 통해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애경그룹은 우선 최종 인수를 위한 1차 관문인 인수협상대상 후보군에 들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일각에선 재무실사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애경그룹에게는 ‘이기는 게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의 핵심 경쟁력을 확보, 제주항공 운영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강성부 펀드’로 불리는 사모펀드(PEF) KCGI도 일찌감치 예비입찰 의사를 드러냈다. 앞서 금호산업‧채권단 등이 재무적투자자(FI) 단독 인수를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혀 전략적 투자자(SI)를 찾아야 한다. KCGI 역시 컨소시엄 구성을 공개하지 않았다. KCGI에 대해서도 한진칼의 2대 주주로서 아시아나항공 재무실사에 참여하면서 얻을 것이 많다는 분석이 나온다.

예비입찰 마감 전일에는 국내 자기자본 1위 초대형 투자은행(IB) 미래에셋대우가 FI로서 참가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미래에셋대우가 자금을 조달하면 SI가 경영을 맡는 방식이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컨소시엄 구성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 현재 HDC현대산업개발이 미래에셋대우의 SI로 유력하게 언급된다. 다만 HDC현대산업개발의 경우 항공업에 대한 경험이 전무하다. 

◆ 항공업 업황 불황…불안한 재무구조

특히 시장에서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후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항공업 업황이 불황을 맞은 가운데 환율 등 대외 경영환경이 악화된 탓이다. 올 들어 원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리스(임대)비‧유류비 등을 달러화로 결제하는 국내 항공사들은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올 상반기에만 영업손실 1169억원을 냈다. 이 가운데 한‧일 무역갈등 이후 여행객 수요가 급감, 항공사 실적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인수하려는 기업 입장에서는 경영 정상화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황은 향후 회복될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압박이 심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난 6월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는 총 9조5988억원이다. 인수대금 2조원 외에도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셈이다. 특히 아시아나가 보유한 항공기 86대 중 74대가 리스 항공기로 현재 리스계약에 따라 1년 안에 지급해야 할 운용리스료만 9000억원에 달한다.

지난 4월 15일 기준 아시아나항공 지분 구조. 그래픽=연합뉴스
지난 4월 15일 기준 아시아나항공 지분 구조. 그래픽=연합뉴스

◆ 매각가 최대 2조5000억원 안팎 예상

이번 매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구주 6868만8063주(지분율 31.0%)와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하는 보통주 신주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입찰 참가자들은 예비입찰에서 구주(舊株) 매입가와 신주 투자액을 제시했다.

매각가는 구주 인수대금(4500억)에 신주 발행액, 경영권 프리미엄(20%~30%) 등만 고려했을 때 1조원 이상으로 예상된다. ‘통매각’ 대상인 에어서울, 에어부산, 아시아나IDT 등 6개 자회사까지 합치면 최소 1조5000억원에서 2조5000억원 안팎의 자금이 필요할 전망이다.

금호산업은 예비입찰 참가자 중 인수협상대상 후보군(쇼트리스트)를 추리고 재무실사를 거쳐 다음달 본 입찰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 이르면 연내 매각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다. 다만 채권단 등이 마땅한 인수기업이 없다고 판단할 경우 매각 방식을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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