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 반도체株, 삼성전자‧SK하이닉스 지금 사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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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춤’ 반도체株, 삼성전자‧SK하이닉스 지금 사도 될까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9.09.02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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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불확실성 확대
높은 재고 수준…수요 회복 지연
日 수출규제 이후 수급개선 효과 미미…D램 가격 반등 없어
메모리반도체, 3분기 저점으로 4분기 개선 전망 '솔솔'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株)가 다시 주춤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업황이  되살아나지 못한 탓이다. 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수급 개선 효과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업황 회복이 지연됐다고 판단, 장기적으로 접근하라고 조언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4만3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4월 17일 기록한 연고점(4만7600원)과 비교하면 8% 내린 수준이다. SK하이닉스는 2일 7만7600원에 마감, 연고점(4월 19일 8만2400원) 대비 6% 하락했다.

◆ D램 수출액 ‘반토막’…D램 가격 보합권 유지

반도체 업황 불황은 수출 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일 지난달 국내 반도체 잠정 수출액이 79억8000만 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31% 줄었다고 발표했다. 9개월 연속 역성장이다. 메모리반도체의 경우 지난달 수출액이 44억3000만달러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감소했다. D램 수출액은 14억9000만 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54%나 쪼그라들었다.

특히 미‧중 무역분쟁으로 반도체 업황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 1일부터 25일까지 중국향(向) 반도체 수출액은 23억3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 대비 36.3% 감소했다. 미국향 반도체 수출액 또한 3억4000만달러로 같은 기간 27.2% 줄었다.

이 가운데 D램 고정가격은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PC용 D램 DDR4 8기가바이트(GB) 제품 고정가격은 26달러로 한달 전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올 들어 매달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가격 안정화가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일본의 대(對) 한국 수출규제 이후 시장이 기대했던 상승 전환은 없었다.

서버용 D램 DDR4 32GB 제품은 113달러로 전달보다 2% 하락했다. 이 제품 가격 역시 지난 1월부터 7월과 비교했을 때 하락률이 줄어드는 데 그쳤다. 매 분기 초반에 대부분의 가격 계약이 이뤄지는 점을 감안하면 이달까지 비슷한 수준의 가격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 일본 수출규제 이후 수급 개선 효과 미미

앞서 일본이 지난 7월 수출규제를 단행하자 D램을 중심으로 메모리반도체 업황의 회복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국내 반도체 업체들에서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경우 재고수준이 낮아지면서 수급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 D램 가격 상승에 대비한 투기적 수요가 발생했고 D램 현물 가격은 24% 올랐다.

그러나 지난달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 이후에도 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수급 개선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지난 7월 첫 수출규제 품목 중 불화수소와 극자외선(EUV) 포토레지스트가 통관이 이뤄졌다.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현장.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현장. 사진제공=삼성전자

또 국내 반도체 업체가 3개월분 소재 재고를 보유한 점을 고려하면 연말까지 생산에 큰 무리가 없다는 분석이다. 내년부터는 일부 소재의 국산화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 반도체주에 일본 수출규제로 인한 업황 개선 기대감이 반영된 만큼 그 효과가 가시화하지 않을 경우 주가가 다시 한 번 출렁일 수 있다.

근본적으로 D램 재고가 여전히 높은 점도 업황 회복에 부담이 되고 있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재고가 정상 수준에 도달하려면 최소 6개월에서 최대 9개월 가량이 걸릴 전망이다. 늦으면 내년 2분기 이후에나 D램 수급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서버용 D램 역시 일부 고객사들이 재고 축적에 소극적으로 대응, 수요 회복세가 더디게 나타나고 있다.

◆ 3분기 업황 저점 통과…“4분기 실적 회복”

올 초까지만 해도 2분기를 ‘바닥’으로 반도체 업황이 되살아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상반기 내 재고가 소진되고 3분기부터 계절적 성수기를 맞아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중 무역분쟁, 글로벌 경기 둔화 등으로 수요가 부진했고 업황 회복이 미뤄졌다.

증권업계에서는 반도체 업황이 이제야 저점에 도달했다는 ‘컨센서스’가 형성되고 있다. 주목하는 부분은 5세대 이동통신(5G) 스마트폰 출시에 따른 모바일 D램과 서버용 D램의 수요 회복이다. 이르면 4분기부터 업황이 개선될 전망이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5G 스마트폰 출시로 모바일 D램 수요 회복세가 뚜렷해질 것”이라며 “서버용 D램의 경우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수요가 위축됐지만 점차 설비투자가 재개된다면 수요가 되살아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메모리반도체 업체의 실적은 3분기를 저점으로 4분기부터는 개선될 전망”이라며 반도체주에 대한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했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또한 “반도체 수출액과 가격을 살펴보면 긍정적 신호와 부정적 신호가 혼재돼 있지만 업황은 연초 대비 개선 국면에 진입해있다”며 “부정적 신호가 나타나면서 반도체 대형주가 조정을 받는다면 ‘비중확대’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선 D램 업황 회복 시기가 더 지연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부 D램 업체가 빠른 재고 소진을 위해 공격적으로 재고를 출하하고 있다”며 “4분기까지는 공급량이 늘면서 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D램 고정거래 가격 반등은 내년 1분기에나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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