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경영권 승계 ‘빨간불’...후계자가 마약 손대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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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 경영권 승계 ‘빨간불’...후계자가 마약 손대다니
  • 변동진 기자
  • 승인 2019.09.02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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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 경영권 승계작업 '스톱'...경영수업·지주사 지분확대 차질
이선호씨, ‘마약 밀반입’ 처벌 수위 따라 '자숙기간' 장기화될 수도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씨. 사진=연합뉴스
CJ그룹 로고. 작은 사진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씨.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변동진 기자]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이자 경영승계 1순위자인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이 변종 마약 밀반입을 시도하다가 붙잡혔다는 소식에 CJ그룹이 충격에 빠졌다.

갑작스런 오너 일가의 일탈로 그룹 내부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있는 실정이다. 재계 일각에선 CJ그룹 경영권 승계 작업이 당분간 중단될 것으로 전망했다.

2일 인천지방검찰청에 따르면 이 부장은 미국에서 출발한 항공기를 타고 전날 새벽 인천공항에 도착, 액상대마 카트리지 수십여개를 밀반입하던 중 적발됐다.

이 부장의 액상 대마 밀반입을 적발한 공항세관은 이를 즉시 인천지검에 알렸다. 그는 검찰에서 자신의 혐의 대부분을 인정했으며, 소변검사에선 대마 양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 부장은 검찰에서 액상대마를 밀반입한 경위 등을 조사받고 진술서를 작성한 뒤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선호, 액상대마 밀반입·투약 의혹…CJ그룹 ‘충격’

이 부장의 갑작스런 마약 관련 혐의로 CJ그룹 안팎의 분위기는 매우 뒤숭숭한 상태다. 그가 경영권 승계와 직접 연관이 돼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 부장이 이재현 회장의 1남1녀 중 장남으로 사실상 후계구도 1순위다. 또한 최근 CJ지주사 지분까지 확보, 그룹 내 지배력을 조금씩 넓히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이재현 그룹회장은 지난 2010년 CJ파워캐스트 지분을 이 부장과 장녀 이경후 CJ ENM 상무에게 각각 24%, 12%씩 매각했다. 이어 이 부장은 2014년 CJ시스템즈 지분을 증여받고, CJ시스템즈와 CJ올리브영이 CJ올리브네트웍스로 합병되는 과정에서 추가 지분 증여 및 교환 등을 통해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을 17.97%까지 확보하게 됐다.

이 부장이 CJ올리브네트웍스 2대 주주이자 개인 최대주주로 올라선 후 CJ올리브네트웍스 매출은 2015년 1조550억원에서 지난해 2조840억원으로 3년 만에 2배 이상 급증했다. 이에 따라 이재현 회장 일가의 보유 지분가치도 동반 상승했다.

특히 지난 4월 CJ그룹은 CJ올리브네트웍스를 올리브영과 IT사업부로 인적 분할하고, 지주사인 CJ㈜에 IT사업부를 흡수 합병시켰다. 이 과정에서 CJ올리브테트웍스 지분을 갖고 있던 이 부장은 지분교환을 통해 CJ㈜ 지분(2.8%)을 확보, 지주사 지분을 처음으로 보유하게 됐다. 

당시 그룹 관계자는 "이 부장의 지주사 지분 인수가 경영권 승계작업과 관련이 있는 것은 맞다"고 인정했다.

재계에서는 향후 신형우선주를 활용하고, 올리브영, CJ(주)의 지분 가치를 높이는 방식으로 경영권 승계 절차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해 왔다.

CJ㈜가 지난해 말 주주들에게 신형우선주를 배당했는데, 이는 10년 후 보통주로 전환되는 우선주다. CJ㈜의 최대주주인 이재현 회장(지분율 42.07%)이 보통주 대비 주가가 낮은 신형우선주를 증여해 증여세 등의 비용을 줄일 가능성이 크다.

◆이선호, 지주사 지분 확보·주요사업 맡으며 그룹 내 영향력 확대

이와 함께 이 부장은 바이오사업관리팀장과, 미국의 냉동식품회사 슈완스컴퍼니 인수과정에 필요한 PMI(기업 인수합병 후 통합관리·post-merger integration) 작업을 담당하는 팀에 지난해 말까지 소속돼 근무해왔다.

또한 최근에는 온마트 등 온라인 관련 사업을 맡고 있는 식품전략기획1팀으로 이동, 그룹의 주력 회사인 CJ제일제당의 주요 사업을 두루 경험하는 등 경영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재계 관계자는 “경영수업을 받던 오너 일가가 사회적 비난을 받을 만큼 일탈性 사고를 낼 경우 자숙 기간을 가져왔다”며 “이 부장 역시 마약 관련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당분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이 단순 복용이 아닐 경우 '자숙'만으로는 사회적 비난과 책임을 피할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얼마나 자주 마약을 복용했는지에 따라 처벌 수위가 달라질 수 없다. 또 밀반입한 액상마약을 자신만 복용하려 했는지, 이를 주위에도 권할 의도가 있었는지에 따라 추가 처벌을 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적어도 '구속 기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CJ그룹 관계자는 “너무 당황스러운 상황”이라며 “현재 수사 중인 사건이기 때문에 공식입장은 따로 준비하지 않았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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