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주, 이재용 부회장 ‘파기환송’에 출렁...불확실성 커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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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주, 이재용 부회장 ‘파기환송’에 출렁...불확실성 커지나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9.08.29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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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1.7% 하락...삼성물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각각 4.89%, 4.05% 급락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대법원이 국정농단 뇌물 사건 상고심 선고에서 파기환송 판결을 내리자 삼성그룹주가 동반 하락했다. 재판부는 삼성이 경영권 승계작업을 위해 최순실(최서원)씨 측에 뇌물을 건넸다고 판단,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수사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또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비상경영 체제에 제동이 걸렸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750원(1.70%) 하락한 4만3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물산은 전날보다 각각 1만4000원(4.89%), 3700원(4.05%) 급락한 27만2500원, 8만76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삼성전기(-1.03%), 삼성생명(-0.75%), 삼성화재(-0.44%) 등도 약세였다.

◆ 삼성물산·삼성바이오로직스 급락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날 오후 국정농단 사건 상고심에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돌려보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2월 항소심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풀려난 바 있다.

2심 재판부는 삼성이 최씨의 딸 정유라씨에게 지원한 승마 용역대금(36억원)만 뇌물이라고 판단했다. 이와 달리 전원합의체는 용역대금 외에도 말 세 마리 구입대금(34억원)과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금(16억원)을 뇌물로 판단했다. 삼성이 경영권 승계를 위한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뇌물을 지급했다고 본 것이다.

특히 이같은 판결로 삼성물산·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의 낙폭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검찰은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작업을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기업가치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분식회계가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삼성물산의 경우 이 부회장의 지분율이 높았던 제일모직과의 합병 과정에서 저평가됐다는 의혹을 받는다. 

그러나 검찰에선 지난해 12월 수사에 착수한 이후 의혹을 입증할 만한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 이 가운데 전원합의체가 경영권 승계를 목적으로 부정한 청탁을 했다고 판단한 만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에 대해서도 이 부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삼성전자, 위기 속 경영 불확실성 확대

이 부회장이 이끄는 삼성전자는 당분간 경영 불확실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됐다. 당장 이 부회장의 거취가 달라지는 건 아니지만 향후 재판 일정에 따라 경영 활동에 제동이 걸릴 수 있어서다.

통상 파기환송심까지 3개월~4개월 정도 걸린다. 다만 삼성이 파기환송심 결과에 불복, 다시 상고심을 신청한다면 대법원 최종 판결까지 1년 여의 기간이 소요된다. 이에 이번 선고에서 파기환송 결정은 ‘최악의 시나리오’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현재 삼성전자는 대내외 사업환경 악화로 위기에 마주하고 있다. 무엇보다 올 들어 주력 상품인 메모리반도체 업황 불황으로 지난해 대비 부진한 실적을 기록 중이다. 또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출규제의 직접적인 타깃이 된 데다 글로벌 경기 둔화, 미·중 무역분쟁 등의 여파도 견뎌내야 한다. 게다가 지난 3년 여간 삼성이 연이은 재판으로 미래 준비에 뒤처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당장 이 부회장이 진두지휘해왔던 삼성전자의 비상경영 체제에도 타격이 있을 수 있다. 그간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의 현장을 찾아 위기 상황을 점검하는 한편 대응 방안을 고심해왔다.

재계 관계자는 “현재 삼성전자가 맞닥뜨린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오너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그러나 끝없는 수사와 압수색으로 오너와 경영진, 임직원 모두가 위축돼 있어 동력이 모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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