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홍(网红) 아이스크림’ 中 시장판도를 바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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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홍(网红) 아이스크림’ 中 시장판도를 바꾸다
  • 오성철 기자
  • 승인 2019.08.26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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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얼'과 '품질' 중시하는 젊은 세대 겨냥...고급 시장 선점 경쟁 치열
KOTRA 중국 우한무역관
 최근 중국에서는 ‘비주얼’과 ‘품질’을 모두 갖춘 ‘왕홍(网红) 아이스크림’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오피니언뉴스=오성철 기자] 중국의 콜드체인(저온유통) 물류 기술이 발전하면서 아이스크림 온라인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비주얼’과 ‘품질’을 모두 갖춘 ‘왕홍(网红) 아이스크림’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KOTRA 중국 우한무역관에 따르면 티몰 온라인 쇼핑몰은 지난 6월 아이스크림 판매액이 전년 동기 대비 두 배가 증가했으며, 중국 상반기 최대 쇼핑 행사인 ‘6.18’ 프로모션 기간중에는 1000만 개 이상 판매하기도 했다. 

◆ 콜드체인 물류, '오프라인 중심' 시장을 바꾸다

이 같은 아이스크림 시장의 급성장은 콜드체인 물류 발전과 직결돼 있다. 전국 10여 개 지점의 콜드체인 물류센터로 유통 반경이 크게 단축된 데다 빅데이터를 통해 지역별로 정확한 판매량 예측이 가능해져 배송비용은 20% 감소한 덕분이다.

현재 중국의 1인당 아이스크림 소비량은 일본의 1/4, 스웨덴의 1/6, 미국의 1/9에 해당하는 2.5kg에 불과해 시장 발전 잠재력이 매우 크다.

1995년 이후에 출생한 중국 ‘Z세대’가 소비층으로 부상하면서 아이스크림은 단순한 더위 해소 식품에서 기호식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SNS를 통해 ‘비주얼’과 ‘품질’을 모두 갖춘 ‘왕홍(网红) 아이스크림’의 인기는 폭발적이다.

설립된 지 5개월 밖에 안된 신생 브랜드 '중쉐가오(薛高, chicecream)'는 중국 최대 쇼핑 페스티벌인 광군제 기간 중 판매 개시 15시간 만에 2만 개 제품을 판매했다. 중쉐가오는 지난해5월 20일 티몰 플래그십 스토어에 정식 입점 후 6월 빙과류 품목에서 판매량 2위에 올랐으며 광군제 당일 매출액 460만 위안을 달성한 것이다..

전문가급 아이스크림으로 인기가 높은 '중제 1946'. 아무 것도 첨가하지 않은 맛으로 유명하며 막대에서 은은한 대나무 향이 난다.

‘중쉐가오(薛高)’와 ‘중제(中街) 1946’ 등 왕홍 브랜드들이 큰 성공을 거두자 많은 제조업체들도 젊은 소비층을 겨냥한 고급스럽고 다채로운 제품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 아이스크림 충성고객은 15~29세 'Z세대'

충동형 소비가 전체의 2/3를 차지하는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충성고객은 15~29세 젊은층이다. 이들은 유행에 민감하며 소비를 통한 자아 만족을 추구하기 때문에 가격이 구매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다.

시장조사기관 민텔(Mintel)에 따르면 중국 소비자들은 수입산 고급 원료나 유지방 함유가 높은 제품, 높은 수준의 제조 공정을 거친 제품, 주문제작형 방식이나 참신한 포장 디자인 등을 갖춘 차별화된 아이스크림 제품을 선호했다. 또한 구매 시 건강(85%), 품질(76%), 체험(65%) 등을 중시한다.

아이스크림 소비도 이전과 달리 여름에 국한되지 않는다. 2015~2017년 중국 도시 소비자들이 간식으로 아이스크림을 찾는 비중이 39%에서 49%로 증가했으며, 여름철 더위 해소용이라는 응답 비중은 71%에서 54%로 감소했다.

구입 경로가 다양해지고 특히 온라인 구매 비율이 크게 증가했다. 2012~2017년 도시 소비자의 슈퍼마켓, 대형마트에서 아이스크림 구매 비중은 85%에서 52%로 줄고, 잡화점 구매는 42%에서 12%로 감소했다. 반면, 온라인 구매는 3%에서 16%로 증가했다.

최근 아이스크림 매장은 카페 분위기를 연출하며 중국 소비자들의 주요 휴식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 中 아이스크림 시장은 글로벌 브랜드 각축장

중국에선 월스(Wall’s), 네슬레(Nestle), 바시(BAXY), 하겐다즈(Häagen-Dazs) 등 해외 브랜드들이 오래 전부터 고가 아이스크림 시장을 선점했다.

멍뉴(蒙牛), 이리(伊利), 광밍(光明) 등 로컬 브랜드는 주로 중급 제품을, 그 외 더스(德氏), 톈빙(天冰)을 비롯한 영세 기업들은 중저가 제품을 취급하는 식이다.

아직은 소비자 충성도가 낮고 대표 브랜드가 없기 때문에 관련 기업에 매력적인 시장임에 분명하다. 2016년 스위스 브랜드 모벤픽(Movenpick), 초컬릿으로 유명한 고디바(Godiva), 뉴질랜드 1위 브랜드 팁탑(Tip Top)이 중국의 아이스크림 프리미엄 시장을 선점했다.

중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푸틴을 광고모델로 한 러시아 아이스크림
중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푸틴을 광고모델로 한 러시아 아이스크림

또 2016년에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항저우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참석 당시 러시아 아이스크림 한 상자를 선물로 들고 와 ‘아이스크림 외교’를 벌여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이 때부터 러시아 아이스크림이 중국 내 슈퍼마켓에 등장했으며, 2018년 러시아 아이스크림의 수입액은 2014년 대비 4배 증가했다.

올 초 이탈리아 젤라또 체인점인 그롬(GROM)이 중국에 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 그롬 젤라또는 과일 원재료가 이탈리아 무라무라 농장에서 자연친화적으로 재배되기 때문에 고급제품으로 널리 알려졌다.

네슬레(Nestle)는 올해 100년 가까이 된 아이스크림 브랜드 안티카 젤라테리아 델 코르소(Antica Gelateria del Corso)를 인수해 중국 아이스크림 프리미엄 시장에 진출했다. 판매가는 30~50위안으로 하겐다즈 제품과 비슷한 수준이다.

기존 아이스크림 기업들의 진입 장벽이었던 유통채널과 브랜드 인지도가 전자상거래 등장으로 무너졌다.

기존 아이스크림 기업들의 TV 마케팅∙광고와 달리 왕홍 브랜드들은 SNS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에서 최근 ‘잘 나가는’ SNS 플랫폼 중 하나인 샤오홍슈(小红书) 내 아이스크림 관련 게시물은 9만 건 이상이다. 따라서 젊은 소비층을 겨냥한 차별화된 아이스크림 제품을 출시할 필요가 있다.

한편 한국의 대 중국 아이스크림 수출은 2015년 잠깐 증가했지만 2016~2018년 수입액과 시장 점유율 모두 감소함 것으로 나타났다.

 

● 이 기사는 KOTRA 중국 우한무역관(작성자 류빈)에서 작성한 보고서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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