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is] 'MBC 정상화 상징' 이용마 기자 별세..."나의 꿈을 기억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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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is] 'MBC 정상화 상징' 이용마 기자 별세..."나의 꿈을 기억해 달라"
  • 박대웅 기자
  • 승인 2019.08.21 1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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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막암 투병 끝에 향년 50세로 21일 별세
170일간 MBC 정상화를 외치며 파업 주도
2017년 12월8일 복직후 12월11일 마지막 출근
MBC 파업을 주도했던 이용마 기자가 21일 암 투병 끝에 생을 마감했다. 사진=연합뉴스
MBC 파업을 주도했던 이용마 기자가 21일 암 투병 끝에 생을 마감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MBC 파업을 주도하며 'MBC 정상화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이용마 기자가 21일 암 투병 끝에 향년 50세를 일기로 생을 마쳤다. 이 기자는 MBC 파업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해고됐고, 이후 암 판정을 받은 뒤 투병 생활을 이어왔다. 

21일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이날 오전 6시44분쯤 서울아산병원에서 이 기자가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이 기자는 최근 복막암 병세가 악화해 치료를 거의 중단한 상태였다. 

이 기자의 형 이용학 씨도 이날 페이스북에 동생의 부고를 전했다. 그는 "잘난 동생이 먼저 앞서서 갔습니다. 잘난 동생은 왜 그리 성질머리를 급하게 썼는지. 그 먼 곳을 혼자 떠나는지 모르겠네요"라며 비통해 했다. 

1969년 전남 남원에서 태어나 전주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을 거쳐 1996년 MBC에 기자로 입사한 이 기자는 보도국 사회부, 문화부, 외교부, 경제부, 정치부 등을 두루 거쳤다. 2011년부터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홍보국장을 맡았으며 공정방송 사수를 위한 파업을 이끌었다. 

MBC는 2012년 3월5일 공정방송을 요구하며 170일간 MBC 파업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이 기자와 최승호 사장(당시 PD) 등 6명을 해고했다.

해직 후 국민라디오 '이용마의 한국정치'를 진행했고, 정치학 박사로서 서울대 한국정치연구소 연구원으로 활동했다. 

MBC 노조는 해고 조치에 반발해 회사를 상대로 해직자 6인의 해고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고, 1심과 2심에서 모두 승소했다.

이후 2017년 12월 취임한 최 사장은 MBC 노조와 해직자 전원 복직에 합의했고, 이 기자를 비롯한 해직 언론인들은 2017년 12월 8일 해직 5년여 만에 MBC로 돌아왔다. 이 기자는 같은 해 12월 11일 마지막으로 출근했다. 

복직 당시 이 기자는 "2012년 3월 해고되던 날 이후 단 한 번도 오늘이 올 것을 의심해본 적 없다. 우리는 정정당당한 싸움을 했고, 정의를 대변했다"라며 "막상 현실이 되고 보니 꿈같다. 깨어나고 싶지 않은 꿈, 그런 꿈. 정말 다시 깨고 싶지 않은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고 복직 소감을 밝혔다. 

해직 기간 이 기자는 쌍둥이 아들에게 들려주는 삶과 꿈의 이야기를 편지 형식으로 담은 책 '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지금까지 MBC 뉴스 이용마입니다'라는 저서를 집필하기도 했다. 

저서에서 그는 "나의 꿈을 기억해주기 바란다. 우리는 공동체를 떠나 살 수 없다. 공동체를 아름답게 만드는 것, 그 꿈이 이루어지는 순간 나의 인생도 의미가 있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용마 MBC 기자와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이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용마 MBC 기자와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이 손을 맞잡은 채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기자는 문재인 대통령과도 인연이 있다. 문 대통령은 대선 주자였던 2016년 12월과 올해 2월 이 기자를 찾아 격려하기도 했다. 

이 기자는 지난 2월17일 문 대통령 병문안 후 페이스북에 소감을 전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문병을 다녀갔다. 참으로 고마운 분"이라며 "나 같은 게 뭐라고 이렇게 챙겨주시니 고맙기 그지없다. 김정숙 여사께서 보내주신 무릎 담요도 긴요하게 쓰일 것 같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대통령 할아버지와 직접 만나다니,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잊지 못할 기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자는 문 대통령에 대해 "소득주도성장과 재벌 중심 경제구조의 변화에 대해 확고한 입장을 보여줬다. 복지 확충에 대해서도 불변의 입장일 것"이라며 "적어도 경제 정책에 관한 확고한 신념을 가진 것 같아 무한 신뢰가 간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MBC는 이 기자의 장례를 사우장으로 치를 계획이라고 밝혔다. MBC는 이날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해 뜨겁게 싸웠던 고 이용마 기자를 기리기 위해 장례를 사우장으로 치를 계획"이라고 전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수영 씨와 자녀 현재, 경재 형제가 있다.

고 이용마 기자 약력

출생: 1969년 1월10일 전라북도 남원 출생. 향년 50세.

학력: 전주고, 서울대학교 정치학과, 동대학원 석사 및 박사

입사: 1996년 MBC 

저서: '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 '한국의 민주화와 민주화추진협의회'(공저), '한국 지방자치의 현실과 개혁과제'(공저)

수상: 2017년 제5회 리영희상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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