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의 호텔신라, '두 마리 토끼' 잡다…면세점 5조 시대 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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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부진의 호텔신라, '두 마리 토끼' 잡다…면세점 5조 시대 여나
  • 변동진 기자
  • 승인 2019.08.20 1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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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신라, 2Q 사상 최대 실적 달성…영업익 전년比 14% 증가
신라면세점, 해외 사업장 지키며 연매출 5조 시대 임박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사진=오피니언뉴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사진=오피니언뉴스

[오피니언뉴스=변동진 기자] 코스피 상장 574개사(금융업 제외)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7.09% 감소한 가운데, 같은 기간 삼성가 맏딸 이부진 사장이 이끄는 호텔신라는 전 사업부문이 고르게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호텔신라 총매출 중 90% 이상을 차지하는 ‘TR 부문’(신라면세점)은 상반기에만 약 2조5000억원의 매출을 기록, 면세점 5조원 시대를 열 수 있는 초석을 마련했다.

◆호텔신라, 상반기 영업익 41.5% 증가…2분기도 14% 늘어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올해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조3549억원, 792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5.3%, 14% 증가했다. 이는 사상 최대 실적이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9% 감소한 521억원을 올렸다. 경쟁 심화로 인한 마케팅 비용과 법인세 증가 영향으로 풀이된다.

상반기 영업이익과 매출액은 전년보다 각각 41.5%, 17.3% 오른 1609억원, 2조6981억원이다.

신라면세점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사진=오피니언뉴스
신라면세점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사진=오피니언뉴스

◆신라면세점, 창이공항 화장품·향수 사업권 방어…신성장동력 확보 나서나

세부적으로 신라면세점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1519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36.1% 증가했다.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18.5% 늘어난 2조4533억원이다. 2분기 기준 영업이익과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 16% 오른 698억원, 1조2265억원으로 집계됐다.

신라면세점이 이처럼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글로벌 진출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신라면세점은 국내 면세점 업계에서 유일하게 아시아 3대 국제공항(인천·싱가포르 창이·홍콩 첵랍콕)에서 면세점을 운영, 글로벌 사업자로 발돋움했다.

최근에는 창이공항의 화장품·향수 사업권 계약기간을 2020년까지 2년 연장했다. 하계 성수기 시즌까지 고려하면 면세점 매출 5조원 시대도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오는 26일 입찰제안서를 마감하는 싱가포르 창이공항 1~4터미널 담배·주류 면세점 사업자 선정 입찰에 참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롯데면세점과 기존 사업자인 미국계 DFS, 유럽계 하이네만, 중국 CDFG, 북유럽 크루즈 운영업체 텔링크 등이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만약 신라면세점이 창이공항 담배·주류 사업자로 선정될 경우 연간 5000억원대의 추가 외형 성장이 기대된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가운데)이 지난 8일 서울신라호텔에서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인 씨트립의 량찌엔장 명예회장(오른쪽 두번째)과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호텔신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가운데)이 지난 8일 서울신라호텔에서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인 씨트립의 량찌엔장 명예회장(오른쪽 두번째)과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호텔신라

◆이부진 사장, 하반기 면세점 위기대응…대외활동 재개

그러나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중국 정부가 면세점 매출 80~90%를 책임지고 있는 따이공(보따리상) 규제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우선 중국에선 올해 초 전자상거래법이 시행됐다. 따이공 등 소규모 사업자도 허가를 취득하고 세금을 납부하도록 법이 바뀌었다. 최근에는 ‘해외 구매대행 행위를 엄격하게 단속한다’는 내용의 감독지침도 나왔다. 

중국 내수 시장 침체에 대한 우려도 있다. 중국은 관세와 통화 등 경제 분야에서 미국과 분쟁 중이다. 이로 인해 현지 내수 소비가 위축될 가능성이 업계 안팎에서 제기된다. 여기에 ‘홍콩 시위 사태’까지 더해지면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G20 이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위험 요인으로 지목된다. 한국 면세점의 최종 소비자가 대부분 중국인인 점을 감안하면 사업 불확실성이 계속 커지고 있는 셈이다.

한동안 대외활동을 자제했던 이부진 사장이 직접 씨트립사의 최고경영진과 회동한 것도 현지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적 대응으로 풀이된다. 씨트립은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다. 호텔신라는 지난 8일 이 회사와 선불카드, 사은품, 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서울신라호텔. 사진=오피니언뉴스
서울신라호텔. 사진=오피니언뉴스

◆호텔&레저도 준수한 성적…상반기 영업익 3배 이상 개선

아울러 호텔&레저 부문의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5.6% 증가한 2737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3배 이상(333.6%) 오른 89억원을 달성했다.

올해 2분기 기준 영업이익은 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했다. 최근 ‘호캉스’(호텔+바캉스)를 즐기는 인구 증가로 영업환경이 개선됐고, 여행사업의 호조로 외형과 수익성 모두 성장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안팎에서 제기되는 중국 리스크의 경우 따이공의 수요가 여전하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지난 1분기도 중국 정부의 규제 강화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의존도가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신라면세점은 아시아 3대 공항을 비롯해 일본, 태국 등 해외시장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며 “큰 이슈가 없다면 올해 매출 5조원 달성은 유력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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