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is] '혼돈의 금융시장' 해결사로 등판한 은성수 금융위원장 내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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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is] '혼돈의 금융시장' 해결사로 등판한 은성수 금융위원장 내정자
  • 이성노 기자
  • 승인 2019.08.09 1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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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7대 금융위원장에 은성수 수출입은행장 내정
국내 금융시장과 산업의 안정적 관리 & 금융혁신 가속화 기대
은성수 "금융의 균형과 안정 속 혁신"

[오피니언뉴스=이성노 기자] 미·중 무역분쟁 격화에 이어 일본의 수출규제까지 겹치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혼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은성수 한국수출입은행장이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됐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경제 관료 출신으로 국제 금융통으로 통하는 은 내정자가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 해소는 물론 정부의 추진 과제인 금융혁신에도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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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성수 한국수출입은행장이 제7대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됐다. 사진제공=한국수출입은행

은 내정자는 9일 청와대의 개각을 통해 제7대 금융위원장 후보자로 내정됐다. 국내외 무역분쟁으로 혼란에 빠진 국내 금융 시장에 안정을 찾아줄 '해결사'로 낙점된 것이다. 대표적인 정통 경제관료 출신으로 국제금융에 해박하다는 게 주된 평가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은 내정자 발탁 배경에 대해 "경제금융 분야 중요 직위를 담당해오면서 탁월한 정책 기획력과 강한 추진력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대응, 산업 구조조정 등 굵직한 정책 현안을 해결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국내 금융시장과 산업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금융혁신 가속화, 금융산업 선진화, 투명하고 공정한 금융질서 확립 등 당면 현안을 성공적으로 완수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 국제금융에 해박한 정통 경제 관료

은 내정자는 1961년생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와이대에서 경제학 박사를 취득했다. 이후 행정고시 27회로 1984년 공직에 입문했다. 재정경제부 국제기구과장·금융협력과장,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경제보좌관실 선임행정관 등을 거쳤다. 

이후 국제부흥개발은행(IBRD)에 상임이사로 파견을 다녀온 뒤 2010년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정책관으로 복귀해 이듬해 국제금융국장을 역임했다.

당시 한·일, 한·중 통화스와프(서로 다른 통화를 약정된 환율에 따라 일정한 시점에서 상호 교환하는 외환거래) 확대 체결을 이끌어냈고, 국가신용등급 상향에도 이바지하며 유럽 재정위기를 안정적으로 대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은 내정자는 국제금융 전문성을 인정받아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분과 전문위원으로 차출돼 박근혜 정부의 경제 정책 기틀을 마련하는데 일조했다. 이후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 세계은행(WB) 상임이사를 역임한 뒤 2016년 한국투자공사 사장을 거쳐 2017년부터 수출입은행장을 맡아왔다.   

◆ '위기를 기회로…' 짧지만 강렬했던 수은 행장 2년

은 내정자는 수출입은행장을 역임하면서 누구보다 '짧지만 강렬'했던 2년을 보냈다.  

국내 기업의 해외사업 수주 확대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수은의 당기순이익과 정부 예산을 매칭해 일반계정과 구분된 1조원의 규모 특별계정을 마련하고 이라크, 미얀마 등 초고위험국 인프라사업에 금융지원에 나섰다. 또한, 신남방국가 주요 발주처 교류 확대로 우리기업의 해외사업 수주를 위한 금융지원 기반을 마련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업황부진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자동차부품 및 조선기자재 기업에 대한 유동성 공급 및 금리부담 완화 방안을 수립하고 실행했다. 매출감소나 신용등급 하락 등으로 대출한도 감액 및 금리인상 요인이 발생한 기업에 대해 올해 말까지 대출잔액을 유지하고, 금리인상을 억제하도록 했다. 

아울러 자동차부품 기업의 해외투자시 지분투자 실시해 해당 기업의 투자비용 부담 완화와 해외법인 재무구조 개선을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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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성수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9일 여의도 수출입은행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또한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정비하고 자산건전성 제고, 부실여신비율 축소를 통해 수출입은행의 실적 개선에도 이바지했다.

2017년말 1728억원이었던 당기순이익은 은 내정자 취임 이후 지난해말에는 5970억원까지 증가했다. 올해 3월 기준으로는 2998억원이다. 취임 당시 3.64%였던 부실여신비율 역시 지난해말에는 1.50%까지 줄어들었다. 

은 내정자는 일하는 방식에서도 공감과 소통을 앞세워 조직문화 개선에서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온라인 보고를 확대해 불필요한 문서작업을 없앴고, 타운홀 미팅, 피자·맥주데이 등을 통해 직원들과 격의 없는 소통 행보를 보였다. 취임시 출근저지 투쟁을 벌였던 노조에도 감사패를 받을 정도로 내부 직원들의 신망은 두터웠다는 게 수출입은행 관계자의 설명이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내부에서는 은행장의 영전을 아쉬워하는 분위기"라며 "갈등을 빚었던 노조가 감사패를 전달할 정도로 직원·노조 등과 격의 없는 소통을 통해 진정성을 보여줘 조직 문화는 물론 경영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 '무역분쟁 대응 & 혁신금융' 두 마리 토끼 잡아야

은 내정자의 당면 과제는 분명하다. 미중·한일 무역분쟁에 따른 시장 불확실성 해소와 금융지원 그리고 정부가 주도하는 혁신금융 가속화다.

은 내정자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엄중한 경제 상황에서 금융위원장이라는 중책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지나친 공포가 오히려 혼란이 오는데 국내 금융은 당장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기업 하시는 분들이 금융 쪽에서 어려움이 있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기업에 금융 애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은 내정자는 지난주 수출입은행장으로서 금융위의 '일본 수출규제 대응 간담회'에 참석해 기업의 지원 방안 등에 대해 주도적으로 의견을 내기도 했다"며 "수출입은행에서 많은 경험이 있는 만큼 자리를 옮겨서도 안정적인 금융 정책을 펼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과제는 정부의 핵심 과제 '금융혁신'이다. 금융위는 금융결제 플랫폼 혁신을 위해 전자금융업 체계 개편, 빅데이터 인프라 구축, 인터넷전문은행 추가 인가, 규제 샌드박스 승인기업 종합지원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은 내정자는 '금융의 균형과 안정 속 혁신'을 강조했다. 그는 "금융 소비자와 금융산업, 금융시스템은 모두 금융을 지탱하는 요소"라며 "세 요소가 균형을 이루면서 안정을 추구할 수 있도록 금융혁신을 가속화하겠다"며 혁신에 방점을 둘 것을 예고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일본 규제에 대해서는 수출입은행업무와 연관성이 있기 때문에 슬기롭게 극복해 나갈 것"이라면서 "일반적으로 기관의 장이 바뀌면 기존의 업무가 조명을 받지 못하고 새로운 것에 신경을 쓰는 경우가 많은데 소비자 편의, 권익보호 등의 차원에서 혁신금융은 지속적으로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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