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잘 날 없는’ 제약‧바이오주…어디까지 밀리나
상태바
‘바람 잘 날 없는’ 제약‧바이오주…어디까지 밀리나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9.08.08 09:26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보사’ 허가 취소에 임상‧기술수출 실패
이달 들어 국내증시 부진…겹악재 작용
신약 출시 가능성 희박...신중하게 접근해야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코스닥시장의 기둥인 제약‧바이오주(株)가 휘청거리고 있다. 앞서 올 들어 의약품 허가취소, 기술수출 반환 등 악재에 1차 충격을 받았고 연이은 임상시험 실패 소식이 전해지자 2차 충격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시가총액 상위 제약‧바이오주가 급락하면서 코스닥시장 역시 가파른 내리막을 걸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시장에서 신라젠은 오전 9시 18분 1만4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1월 2일 연초 종가(7만3400원)와 비교하면 80.1%나 하락했다. 에이치엘비와 한미약품은 각각 2만3550원, 26만7500원에 거래 중이며 연초보다 각각 69.1%, 40.6% 내렸다. 사실상 폭락한 것이다.

코오롱티슈진 또한 지난 5월 28일 연초 대비 81.5% 하락한 8010원에 장을 마감한 뒤 거래 정지 상태다. 같은 기간 코스닥150지수는 669.37에서 574.40로 14.2% 떨어졌다.

◆ 올 들어 연이은 악재...제약‧바이오주 동반 하락 

최근 제약‧바이오주 하락세를 주도한 건 신라젠이었다. 신라젠은 지난 2일 바이러스 기반 면역항암제 ‘펙사벡’의 무용성 평가에서 임상시험 중단을 권고 받고 임상 3상을 조기 종료했다고 발표했다. 신라젠 주가는 이날부터 3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다.

지난달에는 한미약품이 파트너사인 얀센으로부터 비만‧당뇨치료제 ‘HM12525A’의 개발‧판매 권리를 반환받았다. 특히 2016년 9월 올무티닙(HM61713)을 비롯해 같은해 12월 랩스인슐린115, 지난 1월 BTK 억제제(HM71224)에 이어 네 번째로 기술을 되돌려 받으면서 타격이 불가피했다. 이튿날 한미약품 주가는 27.3% 떨어졌고 한달째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신라젠과 ‘임상 기대주’로 꼽히던 에이치엘비의 ‘리보세라닙’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신청이 불발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글로벌 임상 3상 결과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해서다. 에이치엘비 주가 역시 이날부터 이틀 연속 하한가로 추락한 뒤 급등락을 반복했다. 에이치엘비는 자회사 LSK바이오파마를 통해 리보세라닙의 미국 신약 판매허가 신청(NDA)에 나서겠다는 계획이지만 투자심리는 회복되지 않고 있다.

앞서 국내 첫 유전자치료제였던 코오롱티슈진의 ‘인보사케이주’ 허가가 취소되기도 했다. 코오롱티슈진은 지난 5월 29일부터 주식 매매가 정지됐다. 현재 지난달 5일부터 한국거래소의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를 받고 있다.

◆ “임상 3상, 신약 출시 아냐…보수적 접근해야”

시장 전문가들은 이들 악재로 ‘바닥’으로 추락한 신뢰도가 제약‧바이오주 주가로 나타났다고 보고 있다. 그간 투자자들은 고령화 등 사회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제약‧바이오 기업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해왔다. 그러나 정작 기대감을 뒷받침할 만한 객관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자 투자심리가 냉각된 것이다.

제약‧바이오주가 동반 급락하자 코스닥시장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코스닥시장 상위 10개 기업의 시가총액 규모 중 제약‧바이오업종의 비중이 70%에 달했다.

이 가운데 이달 들어 미‧중 무역분쟁, 일본의 대(對) 한국 수출규제 등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국내증시가 무너지면서 제약‧바이오주를 비롯한 코스닥시장 전반적인 투자심리가 악화됐다.

제약‧바이오주의 신뢰도가 다시 높아지려면 관련 기업들의 성과가 가시화해야 한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문제는 아직까지 신뢰도를 끌어올릴 만한 '대박' 호재가 없다는 점이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제약‧바이오업종의 신뢰도가 되살아나기 전까지 코스닥시장의 수급 환경과 투자심리가 개선되기는 힘들다”며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임상 3상 및 기술수출 성과, 실적 개선 등이 가시화해야 신뢰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신라젠, 에이치엘비 외에 임상 3상을 진행하는 헬릭스미스(옛 바이로메드)와 메지온에 주목하고 있다.

헬릭스미스는 다음달 말 당뇨병성 신경병증 유전자치료제 'VM202-DPN'의 임상 3상 톱 라인(Topline data)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메지온의 경우 오는 11월 선천성심장질환 치료후보물질 '유데나필'의 임상 3상 톱 라인 결과를 공개한다. 

다만 제약·바이오주를 막연한 기대감만으로 바라볼 경우 위험도가 높아 보수적으로 접근하라는 조언이 나온다. 임상 3상 결과가 양호하더라도 소규모 표본 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그 이후 임상적·통계적 유의성을 만족해야해 신약 출시까지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태영 KB증권 연구원은 "신약 개발 회사에 투자하는 건 해당 약물의 성공 가능성에 투자하는 것으로 오류를 범하면 큰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며 "투자자들은 그 약물이 진짜 약물이 아닐 때의 오류를 최대한 낮추는 방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진단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열받어 2019-08-08 12:39:29
시장전문가??? 제약바이오가 굴뚝산업이냐...공매치는 시키들이...어디서 전문가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