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is] 넥슨 김정주, '한국판 손정의' 꿈꾸나…‘괴짜’ 허민 영입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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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is] 넥슨 김정주, '한국판 손정의' 꿈꾸나…‘괴짜’ 허민 영입 속내는
  • 변동진 기자
  • 승인 2019.08.08 0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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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주, ‘New 넥슨·사업확장’ 두 마리 토끼 잡나
넥슨 지주사 NXC, 위메프 RCPS 활용해 매입할까
넥슨 창업주 김정주(왼쪽) NXC 대표와 위메프 창업주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 사진=넥슨, 키움 히어로즈
넥슨 창업주 김정주(왼쪽) NXC 대표와 위메프 창업주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 사진=넥슨, 키움 히어로즈

[오피니언뉴스=변동진 기자] 넥슨의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 영입설이 게임업계 안팎에서 화제다. 이 작업을 김정주 NXC(넥슨 지주사) 대표가 직접 주도했다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세간의 관심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 대표가 ‘한국판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으로 도약하기 위한 시동을 건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업계, 위메프 창업주 허민 넥슨 합류 기정사실

8일 넥슨 고위 관계자는 허 대표 영업과 관련해 “소문에 불과하다”며 “확인된 바 없다”고 일축했다.

위메프 관계자 역시 “우리와 적이 없고, 지주사와 연관된 분”이라며 “확인할 수 방법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허 대표가 직접 사내 게시판이나 공식적인 입장을 밝힌 것도 아니다”고 덧붙였다.

다만 넥슨 내부와 업계 안팎에서는 허 대표의 이적을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다. 시기와 구체적인 역할만 결정되면 곧 공식발표가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심지어 김 대표가 허 대표 영입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김정주, 위메프 매입해 ‘제2의 손정의’ 도약할까

업계에서는 김 대표가 허 대표를 영업하려는 이유에 대해 크게 두 가지로 본다. 우선 위메프 매입을 통해 ‘제2의 손정의’를 꿈꾸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김 대표가 이끄는 NXC는 위메프 RCPS(상황전환우선주) 11.4%를 갖고 있다.

RCPS는 채권처럼 약속한 기간이 되면 투자사로부터 상환을 받거나(상환권), 우선주를 보통주로 바꿀(전환권) 수 있는 종류주식이다. 여기에 회사 청산이나 인수합병(M&A) 시 잔여재산이나 매각대금 분배에 보통주보다 유리한 권리를 갖는 ‘우선권’도 갖고 있다.

따라서 NXC는 상환전환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한 후 추가 비용을 더해 위메프 지배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김 대표는 비(非) 게임 산업 투자를 통한 사업영토 확장을 꾸준히 시도해왔다.

NXC는 지난 2013년 6월 레고 중개 플랫폼인 ‘브릭링크’를 사들였고, 같은 해 12월 노르웨이 유모차 브랜드 ‘스토케’를 인수했다. 2017년에는 이탈리아 사료업체인 ‘아그리스’를 759억원에, 가상화폐 거래소 코빗과 비트스탬프도 매입했다. 이밖에 GS그룹 오너 일가와 함께 경기 용인시 소재 골프장 사업에 대주주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회장 역시 자신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비전펀드(SVF)를 통해 쿠팡 지분 30% 이상을 확보했다. 앞서 2004년 중국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알리바바에 6000만달러(약 720억원)를 투자했다. 뿐만 아니라 포털, 무선통신, 스타트업 등에서 투자와 M&A를 진행한 일본 재계 큰손이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김정주, 괴짜 영입해 ‘넥슨 개혁’ 

김 대표가 허 대표를 영업하려는 또 다른 배경으로는 ‘넥슨 개혁’이 꼽힌다.

넥슨코리아는 지난해 12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선보인 모바일게임 ‘트라하’, ‘크레이지아케이드 BnB M’는 유저들로부터 졸작이라는 혹평을 받았다.

창업주인 김 대표 스스로 넥슨의 콘텐트에 대해 “누군가에겐 불량식품 같은 재미”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넥슨 매각까지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넥슨이 추락하는 사이 자회사 네오플은 ‘던전앤파이터’를 통해 지난해 매출 1조3056억원, 영업이익 1조215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넥슨의 매출의 절반에 달하는 수치다.

허 대표는 ‘던전앤파이터’ 개발사로 알려진 네오플의 창업주다. 지난 2008년 3800억원에 회사를 넥슨에 매각했다. 이후 미국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 들어간 투수 필 니크로에게 너클볼을 배웠다. 그는 인생의 목표로 프로야구선수와 메이저리그 구단주 두 가지를 강조해왔다.

또한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를 운영했고, 현재 프로야구 구단 키움 히어로즈의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최근에는 히어로즈 2군 선수들을 대상으로 라이브 피칭을 해 ‘갑질’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즉 ‘괴짜’라는 평을 받을 정도로 독특한 인물을 영입해 넥슨에 없던 새로운 DNA를 이식하는 셈이다. 

넥슨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허 대표 영업은 며칠 전부터 업계 안팎에서 나왔고, 기정사실로 본다”며 “넥슨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할 뿐 ‘아니다’고 부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넥슨이 지금까지 성장할 수 있던 배경에 던파의 영향이 가장 컸고, 허 대표 역시 네오플 매각으로 위메프를 창립할 수 있었다”며 “사실 한 기업의 오너가 다른 회사로 들어가 전문경영을 할 이유가 없는데 이러한 결정을 했다는 건 김 대표와 대학 선후배라는 연결고리를 넘어 공통된 생각(넥슨 혁신·개혁)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10년 넥슨을 이끄는 사람들은 잔뼈가 굵은 분인데, 허 대표는 네오플을 매각했다는 것 외에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이라며 “김 대표는 새로운 넥슨을 위해 자기생각을 과감하게 펼칠 적임자로 허 대표를 낙점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 김정주 대표는 

서울에서 1968년 태어나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KAIST에서 전산학과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국내 게임업계 1세대로 1994년 대학 동창인 송재경 현 엑스엘게임즈 대표이사와 공동으로 넥슨을 창업했다. 창업초반 송 대표와 결별한 후 독자적으로 넥슨을 운영하면서 자체 개발 및 M&A(기업인수합병)를 통해 메이플스토리, 서든어택, 던전 앤 파이터 등을 앞세워 게임시장을 석권해 나갔다. 

김 대표가 이끈 넥슨은 2009년이후 국내 게임업계 매출기준 부동의 1위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이후 넥슨은 도쿄증시에 상장돼 있는 옛 넥슨재팬이 100% 지분을 소유하고 전 세계 해외법인을 지배하고 있다. 

넥슨그룹의 최상위 지주사는 NXC이고 김 회장을 비롯한 개인주들이 넥슨의 지분 55%를 보유하고 있다.  김 대표의 아버지는 대한공증협회장을 지낸 판사 출신 변호사로 현재 법무법인 정률 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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