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무역분쟁 중단해야"...美, '진보 외교전문지·보수 씽크탱크' 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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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무역분쟁 중단해야"...美, '진보 외교전문지·보수 씽크탱크' 한 목소리
  • 한동수 기자
  • 승인 2019.08.07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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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 "아베 준비안된 전쟁" 논평
보수 씽크탱크 CSIS "한일갈등으로 일본 이미지 훼손" 우려
CSIS "한국도 강제징용 배상, 국제중재안 받아 들여야" 충고도
일본 오사카에서 지난 6월 28일 열린 G20정상회의 공식 환영식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약 8초 간의 짧은 악수를 나눈 후 곧바로 눈인사 없이 헤어졌다. 사진=연합뉴스.
일본 오사카에서 지난 6월 28일 열린 G20정상회의 공식 환영식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약 8초 간의 짧은 악수를 나눈 후 곧바로 서로 다른 곳을 응시하며헤어졌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한동수 기자] 미국의 외교전문, 진보 매체와 보수 매체가 동시에  6일(현지시각) 한·일 무역분쟁에 대해 일본의 ‘무모한 분쟁 야기’라는 입장을 내놨다.  

먼저, 미국의 진보적 외교전문지인 포린폴리시(FP·Foreign Policy)는 이날  윌리엄 스포사토(William Sposato)의 ‘싸울준비도 안된 일본의 전쟁 시작’(Japan Started a War It Wasn’t Ready to Fight)’이란 제목 기사에서 일본 아베정부의 준비부족과 무모함을 지적했다. 윌리엄 스포사토는 일본에서만 15년 이상 일본 경제와 금융에 대해 기고하고 있는 FP 칼럼니스트이며 주일 영국상공회의소장이다.

윌리엄 스포사토 주일 영국상공회의소장. 

FP는 “한·일간 무역분쟁으로 글로벌 경제가 위협에 부딪혀 있다” 면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차세계대전이후 일본의 외교 전략과 완전히 다른 길로 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일본의 외교가 경쟁국가는 물론 세계 국가와 타협을 우선시하면서 자국의 경제적 이익을 우선시 해왔으나 아베 총리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는 경제적 논리와도 맞지 않는다는 얘기다. FP의 이번 해설은 일본 기업의 피해규모를 과연 정확하게 파악했는지 의문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FP는 일본이 주장하고 있는 안보적 이유에 따른 수출규제라기 보단,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 조치로 정치적 이유가 강하다는 입장도 나타냈다.

이러면서 FP는 "그동안 외교 문제에 있어 (FP가)비판해 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입장에 차이점이 발견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FP는 또 일본의 이번 조치의 허술함도 지적했다. 이 매체는 “외교의 글로벌 스탠다드 문법을 보더라도 상대 국가에 규제를 가하려면 ▲명백한 제재 이유와 증거 ▲정부 관계자의 백브리핑이나 자국 언론의 보도 ▲책임있는 당국자의 증거제시용 코멘트 등이 있어야 하는데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에 있어 부족한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그동안 일본 관료들은 한국에 대해 빈정거리기만 했지 제재 관련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일본이 현재 예기치 못한 한국에서 벌어지는 불매운동에 대한 비상계획이 있는지 의문스럽다는 의견도 내놨다.  

미국의 진보적 외교전문매체인 포린폴리시는 6일(현지시각) 싸울준비도 안된 일본의 전쟁시작 이란 제목의 논평을 내놨다. 사진=포린폴리시 홈페이지 캡쳐.
미국의 진보적 외교전문매체인 포린폴리시는 6일(현지시각) 싸울준비도 안된 일본의 전쟁시작 이란 제목의 논평을 내놨다. 사진=포린폴리시 홈페이지 캡쳐.

또한 일본이 한국에 결정타라고 여겼던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기업에 대한 공격도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FP는 “일본은 상당한 역풍을 맞을 수 있다” 면서 “한국 GDP(국내총생산)의 15%에 해당하는 삼성전자가 일본의 소재 부품 수출 제한 조치로 나가 떨어진다는 생각은 착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한·일간 무역분쟁을 모른척 할 수 없는 숙제가 트럼프 행정부에게 떨어진 것은 아이러니하다”면서 “현재 트럼프 정부가 가장 부담스러워 하는 것은 지난 2016년 한국이 일본과 체결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을 철회하는 것”이라고 예측했다.

FP는 마지막으로 지난호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똑같이 비판했던 미국식 격언을 인용, 아베 총리에게 “정치는 사업에 좋지 않으니, 부딪히기보단 삼가는 태도의 가치를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보수 씽크탱크 CSIS, 중립 모양 갖추며 아베 무모함 지적 

매튜 굿맨(Matthew P.Goodman) CSIS 선임 부회장. 사진=CSIS홈페이지캡쳐.
매튜 굿맨 CSIS 선임 부회장. 사진=CSIS홈페이지 캡쳐.

FP보도가 있은 같은날 미국 워싱턴의 보수적 씽크탱크인 CSIS(전략구제문제연구소)의 매튜 굿맨(Matthew P.Goodman) 선임 부회장은 ‘한·일 갈등 고조’ 주제의 논평을 내놓고 한일 양국 모두 자제하고 글로벌 경제의 안정을 취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CSIS는 굿맨 선임부회장의 글을 통해 “일본이 그동안 동북아지역서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해왔으나 이번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조치에서 상처를 입는다면, 리더십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이번 수출 규제가 헌법 개헌의 중대 기로에선 아베 정부가 지난달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지지세력 결집을 위한 행동이었다는데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다만 CSIS는 FP와 달리 한국 정부의 자제와 양보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동시에 내놨다. CSIS는 한국 국민들이 일본산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이고 이에 대해 한국 정부가 방관자적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은 자칫 일본 정부 입장에서 지나치게 감정적 대응이라는 논리를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지난 5일 문재인 대통령의 평화경제 구축을 통한 경제적으로 일본을 앞서겠다는 비전 제시는 이번 일본 수출규제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진 못할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CSIS는 FP와 같은 의견도 내놨다. 세계 3위 경제대국인 일본과 12위인 한국이 경제적으로 맞붙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글로벌 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어 하루 빨리 한·일간 무역분쟁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는 입장에서다. 

미국의 보수진영 씽크탱크 CSIS도 6일 한국과 일본 갈등에 대한 논평을 내놨다. 사진=CSIS홈페이지 캡쳐.
미국의 보수진영 씽크탱크 CSIS도 6일 한국과 일본 갈등에 대한 논평을 내놨다. 사진=CSIS홈페이지 캡쳐.

CSIS는 해결을 위한 제안으로 아베 정부는 한국에 대한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를 철회해야 하고 한국 정부도 일본이 요구하고 있는 강제징용 배상 문제에 대해 국제적 중재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러나 CSIS의 이런 제안이 양국 정부에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국 입장에선 사법부의 최종 판단을 제3국을 통해 중재를 구한다는 것 자체가 주권 침해의 문제로 다가설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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