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56%↓, 코스닥 7.46%↓ ‘블랙 먼데이’…1900은 지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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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2.56%↓, 코스닥 7.46%↓ ‘블랙 먼데이’…1900은 지킬까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9.08.05 1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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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끝내 1950선 밑돌아
日수출규제‧美中무역분쟁 ‘겹악재’
개인‧외인 동반 순매도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코스피가 불확실성에 휩싸이며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한꺼번에 밀어닥친 악재에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며 1950선 마저 내줬다. 

일본과의 무역갈등이 본격화한 가운데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혼란스러운 탓이다. 시장에서는 다음 저점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1.15포인트(2.56%) 내린 1946.98로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 2016년 6월 28일(1936.22) 이후 3년여 만에 최저치다.

전날보다 12.20포인트(0.61%) 하락한 1985.93으로 출발한 지수는 장중 한때 1945.39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3142억원, 4404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기관만 7332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지수는 전일 대비 45.91포인트(7.46%) 하락한 569.79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 또한 2017년 3월 이후 2년 6개월여 만에 600선 밑으로 떨어졌다.

◆ 한국 경제 기초체력 ‘취약’…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에 휘청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악재가 국내증시를 흔들고 있다. 시장이 예상치 못한 사이 미‧중 무역분쟁에 다시 불이 붙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양국 간 고위급 무역협상이 끝난 지 하루 만인 지난 1일 다음달부터 30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추가 관세(10%)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 역시 강하게 반발하며 국유 기업에 미국산 농산물 수입 중단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일본은 지난 2일 끝내 한국을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전략물자 수출절차 간소화 대상)에서 제외했다. 현재로선 백색국가 배제에 따른 영향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 일본의 수출규제 강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된다. 당분간 국내 수출‧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한국 경제의 취약한 기초체력(펀더멘털)이 대내‧외 변수의 불확실성을 상쇄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 들어 수출 등 경제지표가 악화됐고 주요 기업들은 잇달아 부진한 실적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겹악재가 터지면서 국내증시는 크게 출렁일 수밖에 없었다.

특히 대외 의존도가 높은 국내 산업 구조는 무역갈등의 영향력에서 빗겨나갈 수 없어 경기에 대한 비관론이 우세해지고 있다.

더불어 대내‧외 악재 속 원화 가치가 급락, 외국인 자금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원‧달러 환율은 5일 2년 7개월 만에 1200원선을 넘어섰다.

또 중국 인민은행이 이날 위안‧달러 기준환율을 전 거래일보다 0.33%(위안화 절하) 6.9225위안으로 고시하면서 위안화와 연동된 원화의 약세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역내위안화(CNY) 환율은 2008년 이후 11년 만에 7위안선으로  올랐다.

◆ 미‧중 무역분쟁으로 아시아증시 동반 하락

특히 국내증시뿐 아니라 아시아증시 또한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동반 하락하고 있다. 중국의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46.34포인트(1.62%) 내린 2821.50으로 장을 마감했다. 

일본 증시의 경우 ‘엔고’ 현상으로 약세를 보였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뚜렷해지자 엔화가 급등한 것이다. 통상 엔화가 강세로 돌아설 경우 일본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증시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66.87포인트(1.74%) 떨어진 2만720.29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기준 지난 6월 4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글로벌 증시가 출렁이자 금융당국의 ‘시장 달래기’도 역부족이었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금융상황점검회의에서 일본의 한국 백색국가 제외 조치와 관련 “국내 기업들의 생산‧수출에 영향이 있겠지만 기업들의 대처 과정에 정부가 다각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하는 등 민‧관이 총력 대응하고 있다”며 “미리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코스피‧코스닥은 장 막판까지 낙폭을 키워나갔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목할 부분은 국내증시뿐 아니라 아시아증시가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졌다는 점”이라며 “현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나서서 시장을 일정 부분 안심시킬 수 있으나 시장의 전반적인 방향성을 전환시키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고 말했다.

◆ “불확실성 요인 지속…추가 하락 압력”

시장에서는 미‧중 무역분쟁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완화되지 못할 것으로 판단, 국내증시가 아직 저점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기업 실적이 부진해 밸류에이션 매력도 낮은 탓이다. 일각에선 코스피가 1900선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인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급등하면서 패시브 자금을 중심으로 외국인이 순매도가 나타나 국내증시가 급락했다”며 “현재 정치적 사안들이 산재해있어 주가의 절대적인 하단을 예상하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KB증권의 경우 코스피의 단기적인 지지선을 1930으로 설정했다. 이은택 연구원은 “한‧일 무역갈등의 영향에는 일본의 추가 규제, 신용등급 영향, 실제 생산차질 발생 우려 등 불확실성이 남아있다”며 “여기에 미‧중 무역갈등에서 중국이 강경하게 대응할 수 있어 증시에 추가적인 하방 압력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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