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7개월 만에 2000선 붕괴...日 증시도 장중 2.7% 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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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7개월 만에 2000선 붕괴...日 증시도 장중 2.7% 폭락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9.08.02 18: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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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1998.13 마감…원‧달러 환율, 10원 급등
백색국가 제외 조치에 미‧중 분쟁 확전 우려 겹쳐
日 증시, 2.1% 급락…수출 관련주 하락폭 커
일본 정부가 2일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하면서 국내 코스피지수가 끝내 2000선을 내줬다.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코스피가 끝내 2000선을 내줬다.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미‧중 무역분쟁 우려가 다시 높아진 점도 국내증시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9.21포인트(0.95%) 내린 1998.13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지수가 2000선을 밑돈 건 지난 1월 3일(1993.70)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2.03포인트(1.09%) 하락한 1995.31로 출발한 뒤 장 초반 1989.64까지 하락, 1990선을 내주기도 했다.

코스닥지수 또한 전일 대비 6.56포인트(1.05%) 떨어진 617.70으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 2017년 3월 30일(614.68) 이후 2년 4개월 만에 최저치다. 전날보다 10.25포인트(1.65%) 하락한 612.01에 개장한 지수는 오후 들어 등락을 거듭하다 우하향 곡선을 그리며 하락 전환했다.

◆ 日 백색국가 제외 조치에 국내 수출‧경기 우려 제기

이날 오전 일본 정부가 각의(국무회의)를 열고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전략물자 수출 절차 간소화 우대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이 담긴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의결, 국내증시의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개정안은 다음주 공포 절차를 거쳐 이달 말부터 적용된다.

한국이 백색국가에서 제외되면 일본 기업이 한국으로 수출하는 전략물자 1120개 중 ‘비민감품목’에 해당하는 857개 품목을 수출할 때 ‘개별허가’를 받아야 한다. 백색국가로 수출할 경우 3년에 한 번 ‘포괄허가’만 받으면 된다.

문제는 지난 4일 일본이 먼저 개별허가를 적용한 폴리이미드, 포토 레지스트,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등 세개 품목에 수출허가를 내주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본 정부 측이 군사용으로 사용하지 않을 경우 허가를 내주겠다고 공언한 것과 빗나가는 행보다. 

이번 일본 정부의 결정으로 국내 경기에 대한 비관론이 제기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올 들어 한국의 수출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본 수출규제로 제조업 수출이 타격을 입을 경우 경기가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 가운데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對) 중국 추가 관세부과를 예고,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글로벌 증시에 찬물을 끼얹었다. 그는 전일 트위터에 “다음달 1일 30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라고 올렸다.

원‧달러 환율 또한 일본의 백색국가 제외 조치와 미‧중 무역분쟁 확전으로 급등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9.5원 오른 1198.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종가 기준 2017년 1월 9일(1208.3원) 이후 약 2년 7개월 만에 최고치다.

시장 전문가들은 국내증시에 미치는 일본 수출규제의 영향력이 점차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사진=연합뉴스

◆ “국내증시, 추가 조정폭 제한될 것”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국내증시에 미치는 일본 수출규제 영향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정부의 한국에 대한 백색국가 제외 결정을 앞두고 반도체·디스플레이·자동차 등 주요 산업·기업에 대한 막연한 우려가 컸으나 점차 해소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센터장은 “일본 정부가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더라도 수출을 중단하는 건 아니다”라며 “기업들에 타격이 없진 않겠지만 개별 기업마다 규제를 받는 품목에 따라 그 정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본 정부가 개별 기업 간 수출을 막기는 쉽지 않다는 게 정 센터장의 설명이다. 그는  “일부 수출규제 품목의 경우 한국 기업으로 생산량의 80%를 수출하는데 수출길이 막힌다면 일본 기업들도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며 “일본 기업들이 정부 측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요청하면서 새 수출길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이라고 강조했다.

또 시장에 일본 수출규제 관련 불확실성이 선반영된 만큼 추가 조정폭은 제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달 4일 일본이 수출규제를 발표한 이후 한달 간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 제외한다는 전망이 우세했기 때문이다.

정 센터장은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에 남겨둘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며 “그간 시장이 정치적 측면에서 감정적으로 대응해왔다면 개정안 의결 이후 오히려 이성적으로 냉정하게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또한 “한국의 백색국가 제외 사안은 기정사실화하고 있었다”며 “사실상 시장에 관련 우려가 선반영됐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 닛케이225지수, 장중 2.7% 하락…2만1000선 내줘

한편 일본 도쿄증시의 닛케이225지수 또한 전 거래일보다 453.83포인트(2.11%) 급락한 2만1087.16으로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 하락폭은 올 들어 두 번째로 컸다.

전일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닛케이225 또한 약세로 출발, 일본 정부가 한국을 백색국가로 제외하자 낙폭을 키워나갔다. 장중 한때 580.90포인트(2.69%)까지 떨어지며 2만1000선이 붕괴됐으나 장 막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수출 관련주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는 점이다.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가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면서 전세계 반도체 공급 체계의 정체 우려가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또 전문가를 인용, 글로벌 공급체계가 서로 연결돼있어 한국의 제조업체뿐 아니라 일본의 수출업체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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