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is] LG전자 권봉석 사장, TV에 스마트폰까지...겸임은 버겁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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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is] LG전자 권봉석 사장, TV에 스마트폰까지...겸임은 버겁나
  • 변동진 기자
  • 승인 2019.08.01 1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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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봉석 사장 담당 TV·스마트폰 '동반 추락'…상반기 흉작 '쓴맛'
LG전자 스마트폰, 하반기도 우울…삼성 갤럭시노트·폴드 막을 수 있나
작년말 인사배경 "TV의 성공노하우, 스마트폰에 이식위해"....언제 성과낼지 주목
권봉석 LG전자 MC/HE사업본부장 사장. 사진=연합뉴스
권봉석 LG전자 MC/HE사업본부장 사장.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변동진 기자] 권봉석 LG전자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 사업본부장 겸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장 사장이 여름철 가시방석에 앉은 신세가 됐다. 그가 수장을 맡고 있는 두 사업본부의 상반기 농사가 흉작을 기록한 탓이다. 

LG전자의 아킬레스건인 스마트폰 사업은 17분기 연속 영업손실에 적자폭이 커졌고, TV 사업마저 2분기 영업이익이 반토막났다. 올레드 TV로 쌓은 ‘1등 DNA’를 스마트폰 사업에 이식하려던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구상이 흔들리고 있는 셈이다. 

LG전자 듀얼스크린 5G 스마트폰 ‘V50 ThinQ’. 사진=LG전자
LG전자 듀얼스크린 5G 스마트폰 ‘V50 ThinQ’. 사진=LG전자

◆LG전자 스마트폰, 17분기째 적자···경쟁사 삼성 하반기 플래그십 모델 2개 출시

LG전자가 발표한 2분기 매출은 15조6292억원. 전년 동기보다 4.1% 증가했다. 전분기에도 4.8% 늘어 2분기로는 역대 최대치다.

분기별 기준으로 지난 2017년 4분기(16조9600억원)와 지난해 4분기(15조7700억원)에 이어 세번째로 많은 매출액이다. 또한 상반기에만 30조5443억원의 매출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흐름에서도 스마트폰과 TV 부문의 부진으로 전체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2분기 영업이익은 6523억원으로 전년 동기(7710억원) 대비 15.4%, 전분기(9006억원) 대비 27.6% 감소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1조552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3%나 줄었다.

특히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는 313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17분기 연속 적자는 물론이고, 전년 동기(손실 1854억원), 전분기(손실 2035억원)보다 적자폭이 크게 확대됐다.

LG전자가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나온 셈이다. 회사는 지난해 11월 권봉석 HE사업본부장을 MC사업본부의 새로운 수장으로 겸임 임명했다. TV사업에서 경험한 1등 노하우를 스마트폰사업에 이식시키길 기대했다.

지난해 11월 권 사장 인사 당시 LG전자의 배경설명은 이랬다. “권 사장은 과거 MC사업본부에서 상품기획을 맡은 바 있다”며 “HE사업본부에서 이뤄낸 올레드 TV 성공체험과 1등 DNA를 MC사업본부에 이식할 것.”

수장이 된 권 사장은 지난 3월22일 플래그십 스마트폰 ‘G8 ThinQ’를 출시했지만, 4G(4세대) 단말기 시장의 수요 정체와 삼성전자 갤럭시S10 시리즈 등의 여파로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곧이어 듀얼스크린을 탑재한 5G 스마트폰 ‘V50 ThinQ’를 지난 5월 초 출시해 국내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이에 증시 전문가들은 MC사업본부의 2분기 영업이익이 마이너스 2000억원 초반대로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을 바꾸기도 했다. 

그러나 플래그십 모델을 한 분기에 2개나 내놓은 탓에 막대한 마케팅 비용 지출이 불가피했다. 또한 V50 ThinQ는 북미·중남미 등 해외 시장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올리지 못하고 스마트폰 공장의 베트남 이전비용도 늘어난 게 권 사장의 발목을 잡았다.

권 사장이 새로 맡은 MC사업본부의 하반기 경영성과 전망이 밝은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가 이달 플래그십 모델 ‘갤럭시노트10’을 출시한다. 더불어 ‘V50 ThinQ’와 멀티테스킹 경쟁을 펼칠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도 다음 달 출시되면 경쟁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사진=LG전자
LG전자가 시그너처 모델로 강력히 내세우고 있는 올레드 TV. 사진=LG전자

◆LG전자 TV, 수요·경쟁·환율서 3중고...반토막 실적

권 사장이 이전부터 맞고 있던 HE사업본부도 산뜻한 모양이 아니다. 2분기 매출이 3조67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전분기보다는 8.8% 줄었다. 상반기를 합쳐서 7조6949억원을 기록했는데, 작년 반기보다 3.7% 줄어든 수치다.

영업이익면에서도 초라해 보인다. 2분기 영업이익이 2056억원으로 전년 동기(5730억원) 대비 49.3%, 전기(3465억원) 대비 40.7%나 감소했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5521억원으로 전년보다 43.6% 줄었다.

주력 사업인 올레드 TV 판매가 기대에 못 미친 탓이 크다. 지난해 상반기 누렸던 월드컵 특수 거품도 빠졌고, 중국 업체들이 생산라인을 본격 가동해 프리미엄 TV 시장의 경쟁력이 심화됐다. 환율이 부정적으로 작용한 탓도 있다. 

LG전자는 하반기에 올레드 TV, 슈퍼울트라HD TV, 초대형 TV 등 프리미엄 TV를 앞세워 위기를 돌파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또 마케팅 비용을 효율적으로 집행하고 원가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하지만 TV 등 홈엔터테인먼트와 스마트폰은 전자산업 분야에서도 기술경쟁과 혁신이 매우 활발한 분야다. 이 분야를 경영자 한 사람이 다 맡기엔 무리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권 사장이 덩치가 큰 두 사업을 면밀히 살피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며 “믿었던 TV까지 흔들리는 만큼, 스마트폰 사업 반전을 만들어낼 뉴페이스(New Face)를 보강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물론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부진은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따라서 특정 경영진이나 전략의 실패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상반기 결과만으로 권 사장의 겸임 수행을 논하는 것도 과하다. 다만 권 사장이 하반기에 시너지든, DNA 이식이든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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