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is] “그 분 오면 안되는데”…관가에 퍼지는 ‘조성욱 경계령’
상태바
[Who is] “그 분 오면 안되는데”…관가에 퍼지는 ‘조성욱 경계령’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9.07.25 17:15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성욱 서울대 교수, 금융위원장‧공정위원장 하마평 거론
대우조선해양,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당시 증선위원 '원칙적 입장' 견지
‘강직한 원칙론자’ 평가…“관료‧기업 모두 두려워 하는 인물”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그 분이 오실까 긴장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최근 금융당국 고위관계자가 차기 금융위원장 후보중 한명으로 거론되는 조성욱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를 두고 털어놓은 말이다. 증권선물위원회에서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원칙’을 강조해온 조 교수에 대해, 관료들은 물론 감독 대상인 기업들까지 '혹시 그가 되면 어떻게 하나'라는 심정으로 두려움에 떨고 있다는 것.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조 교수는 은성수 한국수출입은행장, 윤종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 김용범 전 금융위 부위원장 등과 함께 차기 금융위원장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지난 18일 사의를 표한 데 따른 것이다. 이동걸 KDB산업은행장이 금융위원장 자리를 고사하면서 조 교수를 추천했다는 얘기가 전해지기도 했다.

앞서 지난달 김상조 전 공정거래위원장이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부터는 유력한 차기 공정위원장으로 조 교수가 언급되기도 했다.

◆ 6년간의 증선위 비상임위원...대우조선, 삼성바이오 분식회계사건에 '원칙' 고수

기업재무 전문가인 조 교수는 경쟁정책과 재벌정책, 기업지배구조를 주로 연구해왔다. 금융권에서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조 교수가 2013년부터 지난 4월까지 6년간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의 비상임위원(민간전문위원)으로 활동하며 보여준 성품이다. 

증권선물위원회는 불공정거래 조사와 기업회계 기준 및 회계 감리에 관한 업무, 자본시장의 감독‧감시 등을 맡는 곳이다. 다시 말해 기업의 불공정거래 행위와 분식회계, 부실감사 등 사안에 대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등 규정에 따라 제재 조치를 내린다. 

조 교수는 증선위 비상임위원 첫 임기(3년) 당시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안을 다뤘고 연임 시기인 지난해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안에 강직한 목소리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들은 세간의 관심이 높아 외부에 알려졌지만, 조 교수는 매달 두 번 이상의 회의를 개최하는 증선위에서 이외에도 수많은 사안들을 다뤘다. 

다른 금융당국 관계자는 “오랫동안 증선위에서 활동해온 만큼 상법, 자본시장법 등 자본시장전반을 다뤄왔다는 이야기”라며 “금융시장뿐 아니라 기업실무적인 관점에서도 개별 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융위원장 뿐만아니라 공정거래위원장으로도 거론되는 이유다.

다만 민간 출신이 임용되는 금융감독원장과 달리 금융위원장은 통상 관료 출신이 임명되어 왔다는 점에서, 조 교수가 공정위원장에 오를 가능성이 더 높다는 의견도 나온다. 조 교수를 제외하고 현재 금융위원장 후보로 거론되는 은 행장(27회), 윤 전 수석(27회), 김 부위원장(30회) 등은 모두 행정고시 출신이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조 교수는 강직한 성품을 가진 원칙론자라는 평가를 받는다”며 “금융위원장이나 공정위원장에 오른다면 관료든 기업이든 법률이 정한 원칙에서 벗어나는 일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흐트러진 당국의 기강을 잡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조심스레 덧붙였다.

◆ 서울대 경영대 ‘첫 여성’ 교수…수식어 또 달 수 있을까

조 교수가 다시 한 번 ‘첫 여성’ 수식어를 달게 될 지도 관심사다. 그는 2005년 서울대 경영학과 부교수에 임용되면서 단과대 최초의 여성 교수가 됐다. 앞서 2003년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고려대 경영학과 부교수로 옮길 때에도 학과에서 첫 여성 교수였다.  

금융위의 경우 1998년 금융감독위원회 시절부터 현재까지 여성 금융위원장은 없었다. 역대 부위원장에도 여성은 전무하다.

공정위 역시 마찬가지다. 1981년 최창락 1대 공정거래위원장 이후 김 전 위원장까지 모두 남성이었다. 조 교수가 금융위원장 혹은 공정거래위원장에 등용된다면 ‘첫 여성’ 수식어가 자동으로 따라오는 셈이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장관급 관료 여성 비율 30%’를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어,  조 교수가 등용되면, 문재인 정부의 기조에도 들어맞는다는 평가다.

한편 1964년생인 조 교수는 서울대 경제학과에서 학‧석사를 마치고 하버드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 뉴욕주립대 경제학과 조교수와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고려대 경영학과 부교수를 거쳐 2005년 서울대 경영학과 부교수로 임명됐다.

또 국제통화기금(IMF) 초빙연구위원을 비롯해 증선위 비상임위원을 맡았다. 지난해 11월부터는 규제개혁위원회 경제분과 민간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q707 2019-07-25 17:58:33
임명되셔서 공정한 시장을 만들어 주시길 바랍니다.

산과들 2019-07-25 17:52:08
부디 금융위원장 하셔서 분식 사기회계가 전문인 삼성을 정리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