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불매운동] 유니클로, ‘사드 보복’ 롯데 사태 재연하나…택배기사도 동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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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불매운동] 유니클로, ‘사드 보복’ 롯데 사태 재연하나…택배기사도 동참
  • 변동진 기자
  • 승인 2019.07.24 1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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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 ‘韓소비자 무시 발언’ 두 번 사과했지만…불매운동에 가속도
한일간 긴장 고조될수록 누리꾼들의 부정적인 반응도 커져
日 경제동우회 대표 망언, '기름 부은 꼴'…국산 브랜드는 '반사이익'
일본 제품 불매운동으로 인해 고객의 발길이 끊긴 유니클로. 사진은 유니클로 명동중앙점(왼쪽)과 롯데월드몰점. 사진=오피니언뉴스
일본 제품 불매운동으로 인해 고객의 발길이 끊긴 유니클로. 사진 위는 유니클로 롯데월드몰점, 아래는 명동중앙점. 사진=오피니언뉴스

[오피니언뉴스=변동진 기자] ‘한국 소비자 무시 발언’ 논란으로 유니클로와 모기업 일본 패스트리테일링이 거듭 사과했지만, 불매운동에 대한 국내 고객의 열기는 좀처럼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여기에 일본 주요 경제단체 중 한 곳인 ‘경제동우회’의 사쿠라다 겐고(櫻田謙悟) 대표간사의 망언이 터져 나왔고 택배 노동자들의 불매운동 동참까지 이어지면서 상황은 더욱 나빠지는 양상이다.

이처럼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장기화될 경우 유니클로 한국법인(에프알엘코리아)의 실적이 크게 악화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최악의 경우 2017년 롯데그룹이 사드 보복 사태 당시 겪었던 실패와 좌절이 고스란히 전이(轉移)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에프알엘코리아, 1조클럽 가입 후 폭풍성장…수익성 5년새 2배 이상 ↑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프알엘코리아의 지난 14기(2017년 9월~2018년 8월) 매출액은 1조3732억원으로 전기 대비 1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2.8%, 35% 늘어난 2344억원, 1811억원를 기록했다.

에프알엘코리아는 한국에서 유니클로와 GU(지유) 등 SPA(일괄형)브랜드 사업을 하고 있다. 지난 2004년 일본 패스트리테일링과 롯데쇼핑이 각각 지분 51%, 49%를 투자해 설립했다.

에프알엘코리아는 유니클로의 성장세에 힘입어 11기(2014년 9월~2015년 8월) 1조원 클럽에 가입한 이후 꾸준히 외형을 부풀렸다. 최근 5년 동안 매출액은 53.4%나 증가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모두 두 배 이상 늘었다.

그러나 에프알엘코리아가 앞으로도 이같은 성장세를 보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이후 국내 소비자를 중심으로 유니클로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기업이나 제품 이미지에도 장기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유니클로, 택배기사 불매운동 동참에 온·오프라인 판매 막혀

무엇보다 유니클로가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상징처럼 낙인찍혔다는 점이 뼈아프다. 심지어 택배 기사까지 유니클로 배송 거부를 시작, 사실상 온·오프라인 모두에서 판매길이 막혔다.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등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베 정권의 경제보복 행위를 규탄하며 유니클로 배송 거부 등 범국민적 반일 물결에 동참을 선언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유니클로는 불매운동이 확산되자 ‘오래 못 갈 것’이라며 국민들 투쟁을 폄하했다”며 “디자인에 전범기인 욱일기를 지속적으로 사용해 온 대표적 일본기업”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유니클로 제품 박스에 ‘배송거부’ 표시를 해 되돌린 후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인증샷을 올리고 있다. 현재 유니클로 제품 배송은  CJ대한통운이 담당하고 있으며 배송 거부를 이유로 다른 업체와 계약을 맺으려고 하더라도 국민 정서상 유니클로가 파트너를 찾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유니클로 배송 거부' 기자회견 하는 택배 노동자들. 사진=연합뉴스
'유니클로 배송 거부' 기자회견 하는 택배 노동자들. 사진=연합뉴스

◆일본 제품 불매운동, 61.8% 지지…국내 SPA 브랜드로 눈돌려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대한 여론의 호응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23일 ‘최근 일각에서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응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감정적이고,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에 대한 동의 여부를 물은 결과,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61.8%로 집계됐다.

‘동의한다’는 응답은 33.7%로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의 절반을 약간 상회하는 데 그쳤다.

유니클로를 비롯한 일본 제품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반감이 커진 영향으로 국내 패션 브랜드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에잇세컨즈의 서울 소재 한 점포의 경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0% 급증했다. 유니클로에서 이탈한 고객의 상당수가 옮겨간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쿠라다 겐고(왼쪽) 경제동우회 대표간사. 사진=연합뉴스
사쿠라다 겐고(왼쪽) 경제동우회 대표간사. 사진=연합뉴스

◆타오른 불에 기름 부은 日 경제동우회, 누리꾼 “제정신이냐”

겐고 일본 경제동우회 대표의 발언도 가뜩이나 안 좋은 여론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그는 22일 기자회견에서 최근의 한일관계 관련 질문에 “양국 소비자는 모두 궁극적으로 품질이 좋고 가격이 합리적인 것을 선택할 것으로 믿는다”면서 “정치적 이유에 의한 에너지로 (불매가) 오랫동안 지속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사태가 (일본) 경제계로서는 매우 우려스럽지만 다행히 실질적 피해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해 한국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다.

누리꾼들은 “겐고 제정신인가? 한국 사람을 잘 몰라도 너무 모르네. 일본 정부가 사과할 때까지 불매운동 간다” “착각도 유분수. 한국 제품이 품질은 더 좋아. 실용적이고. 누가 방사능 일본 거 좋아하냐. 조잡스러운 일본 제품들 싸구려” “옛날에나 좋았지 요즘도 품질이 좋다고? 그럼 유니클로가 품질 1등이겠다? 낮은 가격으로 승부하고. 아무튼 일본인들 망언 하나는 달인들이지” 등의 글을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게재하며 불매운동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2017년 사드 보복으로 영업이 정지된 롯데마트 중국 안후이성점. 사진=연합뉴스
2017년 사드 보복으로 영업이 정지된 롯데마트 중국 안후이성점. 사진=연합뉴스

◆유니클로, ‘中 사드 보복’ 롯데의 전철 밟을까

유니클로 사태의 골이 깊어지면서 중국의 '사드보복'때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을까 하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17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이후 중국 당국 및 소비자들로부터 보복을 당하면서 대중국 실적이 곤두박질 친 것이다. 공교롭게도 당시에도 롯데그룹은 사드 부지를 내줬다는 이유로 가장 큰 피해를 봤다.

실제 ‘황금을 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던 롯데면세점 매출액은 2016년 5조4539억원에서 다음 해 5조3076억원으로 2.6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3301억원에서 25억원으로 99.3% 쪼그라들었다. 국내 면세사업의 최대 고객인 중국인 관광객(유커)이 전년 대비 60% 가까이 줄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백화점·대형마트·SSM(기업형 슈퍼마켓) 등을 담당하는 롯데쇼핑은 2017년 9월 중국 사업 철수를 선언했다. 순이익은 2016년 2469억원을 기록하다가 2017년 –206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지난해에는 국내 및 중국 구조조정 관련 비용을 한꺼번에 선반영하면서 손실 규모는 4650억원까지 불어났다.

중국 단둥 롯데마트는 사드 보복이 시작된 2017년 3월 소방법 위반사항을 이유로 영업정지 명령을 받았다. 롯데슈퍼를 포함한 현지 점포 112곳 중 84곳의 영업이 정지됐고, 13곳은 임시 휴업했다.

만약 한·일 관계 악화가 지속된다면 에프알엘코리아는 최악의 경우 롯데 사드 보복 사태에 버금가는 피해를 볼 수도 있다. 이는 일본 패스트리테일링에게도 치명적인 손실로 귀결될 것이다. 한국 유니클로 매출규모는 일본과 중국에 이은 글로벌 3위 수준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유니클로를 중심으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소상공인과 유통, 식음료, 물류업 종사들까지 동참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일관계가 지금보다 악화되면 최악의 경우 롯데나 이마트처럼 보복을 당할 수도 있다”며 “상당수 지역 마트는 이미 일본 제품 판매를 중단했다”고 덧붙였다.

에프알엘코리아 관계자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유니클로 매출이 줄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구체적은 수치를 공개하고 있지는 않다”며 “저희를 찾아주는 고객을 위해 앞으로 최상의 품질과 서비스로 보답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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