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부동산? 1100조 부동자금 종착지는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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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부동산? 1100조 부동자금 종착지는 어디
  • 박대웅기자 이성노기자 김솔이 기자
  • 승인 2019.07.19 15: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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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기준금리 3년1개월 만 0.25%p 인하
"글로벌 경기침체 영향...분산투자가 대세"
금·미달러 안전자산 선호도 높아
주담대 금리 하락 주택 수요 증가 기대도
정부 규제 탓 부동산 시장 영향력 미미
기준금리 인하에도 주식시장 영향 제한적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금리인하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금리인하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이성노· 김솔이기자] 한국은행이 지난 18일 기준금리 인하를 3년 1개월 만에 전격 단행했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0.25%포인트 내려간 1.5%로 인하했다. 이로써 미국 기준금리와 역전 폭도 1%포인트로 벌어졌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기준금리가 낮아지면서 1110조원대로 추정하고 있는 단기부동자금(6개월 이내 현금화할 수 있는 돈)의 방향성이 어느쪽으로 향할지 주목하고 있다. 

투자자금의 속성상 수익성이 높은 투자처로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 당연한데 현재 국내외 경제상황상 눈에 띄는 고수익처를 찾기가 쉽진 않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한 쪽에 쏠리지 않는 다양한 포트폴리오 투자가 당분간 주류를 이룰 것으로 분석한다. 전통적 투자 포트폴리오인 주식·부동산·채권과 더불어 안전자산인 금과 미국 달러 투자도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다. 이는 세계 무역분쟁으로 교역량이 줄고 국내외 경기 침체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확실한 투자처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반증이다.     

문동열 삼성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금리인하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투자자들은 수익률에 따라 투자처를  찾는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며 "주식시장에선 방어적 투자자들의 배당주 선호가 가속화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또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금리인하가 이뤄지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절대수익추구형펀드가 더 주목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여유자금, 결국 '금·달러' 안전자산으로?  

이와 함께 안전자산에 대한 분산투자는 지속적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미중 무역분쟁에 이어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등 세계 보호무역이 기승을 부리면서 글로벌 경기에 대해 당분간 낙관적 의견을 내놓긴 어려운 상황이다.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증시 상승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크진 않은 상황이다.  

국내상황을 보면 부동산 규제는 점차 강화될 것으로 보여 부동산 시장이 살아날 가능성도 높지 않다. 주식시장이나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지 않을 경우 결국 여유 자금은 안전자산으로 방향을 틀 수 있다.  

김현섭 KB국민은행 도곡스타 PB팀장은 "골드바가 품귀현상이 나타날 정도로 투자자들의 큰관심이 금 매집에 집중됐다고 단정지을 순 없다"면서도 "최근 금값이 상승세를 보이자 금 매수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금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생각하는 투자자들은 KRX 금시장에 분할 매수를 하고 있다"며 "이처럼 투자자들이 고점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금에 대한 관심을 저버리지 않는 것은  (금에 대한)투자 매력을 꾸준히 갖고 있다는 반증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팀장에 따르면 금에 대한 관심 못지 않게 달러에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달러 약세가 예상되지만, 환율 전망과 무관하게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달러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금이라는 것이 아무래도 이자가 없기 때문에 달러를 찾는 분들도 많다"면서 "경기가 안좋을때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과 달러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준금리 인하가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기준금리 인하가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금리 인하, 주식시장에는 이미 先반영

주식이 대표적 금리 인하 수혜 자산 중 하나로 꼽히지만 최근 국내 증시에서는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다. 19일 코스피와 코스닥은 오랜 만에 1%대 동반상승을 기록했으나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그동안 낙폭으로인한 반발 매수세 유입주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분석하고 있다. 

금리인하에 따른 기대감으로 주식시장에 자금이 이동한 것으로 단정짓기엔 이르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금리인하가 단행된 지난 18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31% 떨어졌다. 금리인하가 기정사실처럼 여겨졌던 이 달들어 월초 대비 18일기준 코스피지수 하락률은 3.01%다. 

시장에선 얼어붙었던 투자 심리가 녹으려면 금리인하에 따른 경기 개선 가능성이 부각돼야 하는데 아직까지 그런 신호가 감지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무엇보다 현재 한국 경제는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 등 불확실성에 둘러싸여 있다. 통화정책 당국의 경기 부양 의지만으로 해결될 수 없는 사안들이다.

또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여력이 크지 않아 따라 주식시장에 추가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주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번 금리인하 결정에 ‘깜짝’이라는 수식어가 붙긴 하지만 그간 연내 금리인하 전망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었다. 이미 주식시장에 금리인하 효과가 반영됐다는 뜻이다.

정부의 강력한 규제 탓에 기준금리가 내려도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정부의 강력한 규제 탓에 기준금리가 내려도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규제 드라이브 속 "매매, 당분간 살아나기 쉽지 않아" 

집값 안정을 위한 정부의 강력한 규제 드라이브 속에 기준금리 인하가 예전처럼 집값에 큰 영향을 주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발표한 뒤 지속적으로 주담대 규제를 이어오고 있다. 여기에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등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대책까지 예고된 상황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올해 영향력이 큰 변수로 예상했던 대출규제와 금리인상 중 금리인상이 금리인하로 유턴해 하방요인 변수의 위력이 약화됐다"면서 "유동자금은 여전히 부동산 시장에 머물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 역시 "정부의 강력한 규제 기조 속에 금리 인하가 부동산 시장 미칠 영향력은 미미할 것"이라면서 "금리 인하 변수로 추가 대책을 내놓기 위한 정부의 발걸음이 빨라질 가능성과 대책 수위 역시 높아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전세시장은 금리 인하의 영향으로 불안정해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저리의 전세자금 대출에 힘입어 전세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점쳐진다. 반면 집주인은 금리 하락으로 기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할 유인이 커지면서 전세 수급 불균형이 발생할 우려가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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