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is] '라이온 킹', 그리고 영화 음악의 거장 한스 짐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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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is] '라이온 킹', 그리고 영화 음악의 거장 한스 짐머
  • 김이나 컬쳐에디터
  • 승인 2019.07.17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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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온 킹'으로 아카데미,골든글로브 음악상 석권
작품 해석력 뛰어나고 감독들과의 소통에도 능해
최근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모든 영화음악 맡아
한스 짐머. 사진=한스 짐머 페이스북
영화 음악의 거장으로 인정받는 한스 짐머. 사진=한스 짐머 페이스북

[오피니언뉴스=김이나 컬쳐에디터]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흥행작 '라이온 킹'이 개봉된 것은 1994년. 사실 '라이온 킹'은 디즈니에게는 최대의 모험이었다. 동화나 소설을 애니메이션화한 것이 아니라 직접 창작한 스토리로 만든 첫번째 애니메이션이었기 때문.

제작 단계부터 흥행에 무척 회의적인 분위기가 지배했고, 제작 도중 감독이 교체되는 혼란도 있었다. 당시 동시에 제작하던 '포카혼타스'에 많은 제작진이 매달리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라이온 킹'은 밀려났다.

하지만 삼촌 '스카'의 음모로 고난을 겪던 어린 심바가 역경을 딛고 다시 일어나는 스토리텔링에, 한스 짐머의 웅장하고 드라마틱한 음악, 엘튼 존의 감미로운 주제가 등이 어우러져 최고의 흥행을 거둔다.

디즈니 최고의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의 뒤에는 한스 짐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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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사 영화 '라이온 킹'. 애니메이션 개봉 이후 25년만에 새로운 버전으로 제작됐다. 사진=네이버영화.

 ◆'엔니오 모리꼬네'처럼 되고 싶던 키보드 연주자

영화 ‘싸이코’에서 서스펜스를 극대화 시키는 음악을 만들어 낸 버나드 허만, 웅장한 서부영화 음악의 대부 디미트리 티옴킨, ‘셸부르의 우산’의 미셸 르그랑, ‘시네마 천국’의 엔니오 모리코네, '스타워즈'의 존 윌리암스. 그들의 음악은 영화가 끝난 후에도 관객에게 잔향으로 남는다.

그들의 뒤를 이어 현존 영화음악 감독 중 가장 대중적이고 활발한 활동을 하는 영화음악 감독이 바로 한스 짐머다.

1957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출생. 한스 짐머가 정규 교육기관에서 피아노를 배운 기간은 단 2주. 8개 학교에서 입학을 거부당해 독학으로 피아노를 익혔고 컴퓨터로 혼자 음악 듣는 것을 좋아했다. 10대 때 런던으로 이주, '허트우드 하우스 예술학교'에 입학한다.

그즈음 짐머는 엔니오 모리코네가 음악을 맡은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더 웨스트' 를 보고 영화음악 작곡가가 되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전해진다.

졸업 후 신디사이저 연주자로 활동하다 '버글스'의 힛트곡 ‘Video Killed The Radio Star’ 뮤직비디오에 키보드 연주자로 잠시 출연한다. 가수는 몰라도 제목 만큼은 누구나 기억하는 이 노래는 미국 음악전문 케이블 채널인 'MTV' 개국과 동시에 가장 먼저 방송된 뮤직 비디오로도 유명하다.

1980년, 후에 그의 멘토가 된 작곡가이자 영화음악가 스탠리 마이어스의 팀에 합류한 짐머는 다니엘 데이 루이스 주연의 '나의 아름다운 세탁소’ 음악 작업에 참여한다. 스탠리 마이어스는 '디어 헌터'의 테마곡인 '카바티나'의 작곡가이기도 하다.

짐머는 1982년 영국·독일 합작 영화 '달빛 아래서'의 음악 감독으로 정식 데뷔한 후 할리우드로 스카웃됐다. 할리우드에서 처음 참여한 작품은 '레인 맨'. 스틸 드럼과 신디사이저가 혼합된 음악으로 강한 인상을 남긴 짐머는 이 영화로 아카데미 음악상 후보에 올랐다. 영화는 작품상 외 아카데미  4개 부문을 수상했다.

짐머는 전자음악과 정통 오케스트라 연주를 결합시킨 그 만의 음악 세계로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 참여했다.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 '그린카드', '전선 위의 참새', '트루 로맨스',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 등의 로맨틱 코미디, '블랙 레인', '폭풍의 질주', '분노의 역류', '크림슨 타이드', '더 록' 등 액션물, '글래디에이터', '라스트 사무라이', '노예 12년', '블레이드 러너 2049' 같은 드라마틱 대작, '마다가스카', '쿵푸 팬더', '보스 베이비' 같은 애니메이션까지 모두 130 여편의 영화 음악을 맡았다.

 

2019년 실사판 '라이온 킹'에서 심바가 사랑하는 날라의 목소리 연기를 맡은 비욘세. 1994년 애니메이션 작품 보다 흑인 배우들이 대거 늘어난 것이 특징. 사진=네이버영화
2019년 실사판 '라이온 킹'에서 심바가 사랑하는 날라의 목소리 연기를 맡은 비욘세. 1994년 애니메이션 작품보다 흑인 배우들이 대거 늘어난 것이 특징. 사진=네이버영화

짐머가 아버지에게 바치는 영화 '라이온 킹' 

최근에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과의 콜라보도 눈에 띈다. 1999년 영화 ‘씬 레드라인'의 음악은 많은 영화인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는데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도 이들 중 하나였다.

놀란 감독은 그의 영화 '배트맨 비긴즈', '다크 나이트', '다크 나이트 라이즈', '인셉션', '인터스텔라', '덩케르크'를 짐머와 함께 작업했다. 짐머는 그와 가장 소통이 잘 되는 감독으로 놀란을 꼽는다.

그러나 일반 대중에게 짐머의 이름을 각인시킨 영화는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이다. 아프리카풍 타악기 구성과 애니메이션 특유의 밝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음악으로 짐머는 골든글러브 음악상, 아카데미 음악상을 수상한다.

짐머는 아버지를 잃은 심바의 슬픔을 음악으로 승화시키기 어려웠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자신도 여섯 살에 아버지를 잃었기 때문. 어린 관객들에게 슬픔을 극복하고 자신의 운명에 당당히 맞서는 심바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라이언 킹'은 아버지를 위해 쓴 일종의 레퀴엠"이며 "가장 깊은 감정을 마주한 작품"이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뉴시스.2017.9.11)

그 '라이온 킹'이 실사 영화로 다시 돌아왔다. '아이언맨 1,2'의 감독이자 '어벤저스 엔드게임'에 해피 호건으로 출연했던 감독이자 배우 존 파브로가 연출을 맡았고, 비욘세, 도날드 글로버, 치웨텔 에지오포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새롭게 목소리 연기에 참여했다.

한편 한스 짐머의 내한 공연도 예정돼 있다. 오는 9월 28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2019 한스 짐머 라이브'는 그의 첫번째 단독 내한공연으로 짐머가 참여한 영화들 중 주요 OST를 라이브로 선보일 예정이다.

짐머의 음악과 함께 영화의 감동을 다시 불러오는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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