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튀니지] 튀니지, 어느 별에서 온 나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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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튀니지] 튀니지, 어느 별에서 온 나라니?
  • 류지현 튀니지 통신원
  • 승인 2019.07.16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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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현 튀니지 통신원
류지현 튀니지 통신원

[오피니언뉴스= 류지현 튀니지 통신원] 이번에는 튀니지의 언어와 더불어 역사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 봅니다. 저번 기사에서 튀니지는 아랍어를 사용하는 아랍 국가라고 소개해 드렸습니다. 하지만 여기서는 정통 아랍어(푸스하)가 아닌 ‘대리자’라는 방언을 사용하며, 아랍어와 함께 프랑스어가 쓰입니다.

튀니지에서는 어린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 후 프랑스어를 배우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프랑스어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했다면 대리자만 사용할 수 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아랍어를 배우기 위해 튀니지로 모인 여러 나라 사람들을 만나보면, 그중 프랑스 친구들은 아랍어를 잘하지 못하더라도 프랑스어로 의사소통에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통계적으로는 약 60%의 인구가 프랑스어를 읽고 쓸 줄 알기 때문에 프랑스어로 된 신문도 전체 신문의 절반 가량된다고 합니다.

튀니지가 아랍어와 프랑스어를 사용하게 된 계기를 찾다보면 튀니지의 역사를 빼놓고 얘기할 수 없을 겁니다. 먼저 북아프리카에 위치한 튀니지가 아랍어를 쓰게 된 것은 서구 열강들의 제국주의 탓입니다.  

무슬림 군대 침략...7세기부터 아랍국 편입

원래 북아프리카의 토착민이라고 불리는 베르베르 인들은 베르베르어를 사용한 반면, 아랍어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후에 로마가 침입해 카르타고 제국을 건설하고, 아라비아 반도 정복 후 콘스탄티노플과 스페인을 공격하려던 무슬림 군대가 670년 튀니지 내륙 카이로완에 배후기지를 건설한 것을 계기로 이때부터 무슬림의 침입이 시작됐습니다.

베르베르족은 페니키아인들의 도래 및 그 이후 로마의 지배에 동화되지 않고 산간 내륙 지역을 거점으로 부족사회의 면면을 이어 갔으나, 7세기 이후 아랍인들의 침입으로 튀니지 전역이 아랍화하면서 베르베르족도 대거 아랍화하게 됐습니다. 무슬림 침입 40년만에 마그레브 전역이 이슬람 지배 아래 놓이게 되는데 이후 튀니지는 무슬림의 지배를 1000년 이상 받게됩니다.

그에 따라 튀니지 전역에 걸쳐 급속한 아랍화가 이루어졌습니다.  800년에는 무슬림 침입 100년 만에 사실상의 무슬림 자치국가인 '아글랍 왕조'가 탄생하게 되며, 이 시기에 대형 모스크를 건설, 이슬람의 저명 율법사들을 초청해 종교, 학술 및 문화를 발전시키도 했습니다. 

아글랍 왕조의 멸망 후, 13세기초 하프시드 왕조가 세워져 유럽과 왕성하게 교류를 하면서 정치적 경제적 번영을 다시 이루어내고, 대규모 이슬람 사원과 교육기관을 설립했습니다. 이때를 기점으로 완전히 아랍화된 튀니지는 이슬람 국가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자연스럽게 아랍국가로서 아랍어를 사용하게 됩니다. 

무슬림의 침략을 받은 튀니지.
무슬림의 침략을 받은 튀니지.

하지만 이후 튀니지의 역사는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16세기에 들어서 오스만 술탄의 해적들이 이곳에 해적기지를 건설하고, 튀니지는 오스만 제국의 지배를 피하기 위해 스페인 군대를 끌어들였습니다. 끝내 오스만 제국이 승리하게 되면서 터키의 주로 편입되게 됩니다. 

18세기에는 터키의 단속이 느슨해진 틈을 타 한 아랍계 귀족이 터키가 임명한 왕을 살해하고 왕위를 탈환하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그러자 알제리에 주둔하고 있던 터키 군대가 다시 파견되는데, 이때 튀니지의 전 국민이 새로운 왕을 지지하며 터키에 맞서 싸우는 과정에서 독립적인 튀니지의 정체성을 확립하게 됩니다.

19세기 후반, 프랑스 지배하에 들어가

마침내 19세기에 들어서 프랑스가 알제리를 지배하면서 튀니지도 프랑스로부터의 지배를 받게 됩니다. 1878년 베를린 의회에서 프랑스가 영국의 사이프러스 조차권을 인정해 주는 조건으로 튀니지 지배권을 인정받게 되는데, 프랑스군은 1881년 두 차례에 걸쳐 튀니지를 진압합니다. 

이후 1883년 체결된 ‘마르샤 협약’으로 인해 프랑스는 튀니지의 외교 정책, 국방 및 내정 문제에 개입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합니다. 이로 인해 남아있던 권력마저 박탈당한 알리 3세 베이는 튀니지 왕실의 명목상 권한만 지키며, 실질적인 주권은 프랑스 외무장관의 지시를 받는 프랑스 행정관의 통제 하에 놓이는 됩니다. 

프랑스의 침입을 받은 토착민들.
프랑스의 침입을 받은 토착민들.

무슬림 왕조의 침입과 프랑스의 식민지배로 인해 튀니지는 아랍어와 프랑스어가 함께 쓰이는 나라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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