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모른다'던 손정의, 이재용 등과 "日수출규제 많은 대화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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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모른다'던 손정의, 이재용 등과 "日수출규제 많은 대화 나눴다"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9.07.04 22: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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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분) 4일 오후 7시께 서울 성북구 한국가구박물관에서 만찬
당초 1시간 예정에도 2시간반 동안 대화 나눠
손회장, 만찬후 "일본수출규제 많은 얘기나눠"
문 대통령과의 면담에선 "첫째도, 둘째도 AI" 강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왼쪽부터)이 4일 오후 7시께 서울 성북구 소재 한국가구박물관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용(왼쪽) 삼성전자 부회장과 손정의(오른쪽)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이 4일 오후 7시께 서울 성북구 소재 한국가구박물관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손정의(孫正義·일본 이름 손 마사요시)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이 국내 주요 그룹 재계 총수들과 회동했다. 이들은 글로벌 정보기술(IT) 업계 동향 미래 사업 전략 등을 논의하는 한편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해서도 많은 대화를 나눠 그 내용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손 회장은 4일 오후 7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함께 만찬 장소인 서울 성북구 소재 한국가구박물관에 도착했다. 이날 오후 2시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접견한 뒤 서울 모처로 이동, 이 부회장을 단독으로 30분간 만난후 함께 이동했다. 두 사람은 평소 전화통화를 할 만큼 친분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 日 수출규제 질문에 “대화 많이 나눴다”

만찬에는 이 부회장 외에도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구광무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등 재계 3세 경영인들과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등이 참석했다.

간담회의 구체적인 논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재계에서는 5세대 이동통신(5G),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 시대 첨단 기술과 신사업, 투자‧협력 방안 등이 다뤄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손 회장은 100조원 규모 소프트뱅크비전펀드(SVF)를 이끌며 우버, 디디추싱, 그랩, 위워크, ARM 등 글로벌 혁신 기업에 투자하고 있어 이들 기업과의 전략적인 협업을 고려할 수도 있다. 현재 같은 규모의 소프트뱅크비전펀드 2호 펀드 설립을 준비 중이기도 하다.

아울러 이번 한‧일 재계 회동은 일본 정부의 대(對) 한국 수출 규제가 시작된 날 이뤄져 주목을 받았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이날부터 한국으로의 수출 관리 규정을 개정,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공정에 필요한 핵심소재인 불산(불화수소), 감광액(포토레지스트), 폴리이미드 등 3개 품목의 수출 규제를 강화했다.

손 회장은 만찬장소에 들어서면서 ‘한‧일 관계가 곧 회복될 수 있는지’,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 소프트뱅크나 삼성전자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등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 “정치에 대해선 모른다”고 짧게 답변했다. 이 부회장을 비롯한 기업인들도 말을 아꼈다.

그러나 만찬 종료후 손 회장은 '일본 규제와 관련한 조언을 했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그렇다, 그에 대해 많은 대화를 했다"고 답했다. 그가 이 부회장 등에게 어떤 내용으로 조언했는지 관심이 모아진다.  1시간으로 예정됐던 만찬이 예정과 달리 2시반이나 진행돼 9시30분 정도에 마무리된 것도 일본정부의 수출규제 움직임에 대한 의견 교환이 길었기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이 4일 오후 청와대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이 4일 오후 청와대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文 대통령에 “인공지능에 집중해야”

앞서 손 회장이 문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는 인공지능 관련 투자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인공지능은 인류 역사상 최대 수준의 혁명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한국은 앞으로 첫째도 인공지능, 둘째도 인공지능, 셋째도 인공지능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은 인공지능 산업의 후발주자로서 한 발, 한 발 따라잡는 전략보다는 과감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인공지능 산업의 1등 국가로 가려면 글로벌 선두 기업에 투자하는 방법이 지름길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세계가 한국의 인공지능에 투자하도록 돕겠다”고 대답했다.

문 대통령은 손 회장에게 한국 혁신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와 글로벌 시장 진출 지원, 인공지능 전문 인력 양성 등에 관심을 갖고 지원해줄 것을 부탁했다. 손 회장은 흔쾌히 “그렇게 하겠다(I will)”고 답했다. 

그러면서 “젊은 기업가들은 아이디어‧열정이 있지만 자금이 없는데 유니콘 기업(자산가치 1조원 이상 벤처기업)이 탄생할 수 있기 위해서는 투자가 필요하다”며 “투자를 받은 기업은 매출이 늘면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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