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조원대 지킬 수 있을까”…삼성전자, 엇갈리는 2분기 실적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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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조원대 지킬 수 있을까”…삼성전자, 엇갈리는 2분기 실적 전망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9.07.03 1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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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 전망치 최고 6조4660억원
IBK·하이·한화투자증권, 6조원 미달 예상
메모리반도체 업황 회복 늦어져...실적 불확실성 확대
삼성전자가 오는 5일 2분기 잠정실적을 공시한다.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 실적에 대한 엇갈리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대장주’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시장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메모리반도체 업황 악화로 감익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관건은 ‘6조원을 지킬 수 있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실적에 대한 엇갈리는 전망이 나온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5일 2분기 잠정 실적을 공시한다. 삼성전자 주가가 국내 주식시장 전반에 미치는 파장이 큰 만큼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실적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올 상반기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 시가총액 비중은 20.7%(보통주 18.62%‧우선주 2.08%)에 달했다.
 
◆ 영업이익 전망치 최고 6조4660억원‧최저 5조7610억원

지난 한달간 주요 증권사 17곳이 발표한 삼성전자 실적 전망치를 분석할 결과 영업이익 평균은 6조877억원으로 집계됐다. 시장 예상치만 보면 전분기(6조2332억원)보다 2.33% 가량 줄어드는 셈이며 지난해 같은 기간(15조6400억원)과 비교할 경우 61.1% 감소한다.

증권사 중 가장 긍정적인 실적 전망을 발표한 곳은 NH투자증권이다. 2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을 6조4660억원으로 예측했다. 하나금융투자는 6조3190억원, 키움증권은 6조2030억원을 발표하며 1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KB증권은 전분기와 같은 수준인 6조2000억원으로 분석했다.

반면 하이투자증권은 증권사 가운데 최저치인 5조7610억원으로 추정했다. NH투자증권과 비교할 경우 7050억원 낮은 수준이다. IBK투자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의 영업이익 전망치 또한 각각 5조8680억원, 5조9630억원으로 6조원에 미치지 못했다.

매출 전망치 평균은 54조1470억원이었다. 영업이익과 달리 전분기(52조3855억원)보다 3.36%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지난해 동기(60조5600억원) 대비로는 10.6% 줄어든다.

매출 전망치 또한 증권사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삼성증권이 59조2430억원으로 최고치를, 이베스트투자증권이 51조3680억원으로 최저치를 발표했다.

◆ 메모리반도체 업황 예측 빗나가

무엇보다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전문가들의 예상을 벗어나면서 삼성전자 실적 전망을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당초 금융투자업계 안팎에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하강 국면이 이번 2분기에 ‘바닥’을 찍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그런데 2분기 말까지 업황 회복 신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즉 하반기까지 업황이 악화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처럼 메모리반도체 업황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확대되자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실적을 전망하기 어려워졌다. 사실상 삼성전자 실적은 반도체 부문 실적과 직결된다고 봐도 무방하다. 지난해 삼성전자 영업이익 58조8867억원 가운데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은 44조5739억원으로 비중이 75.7%에 달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반도체 고객사는 하반기 성수기를 앞두고 선제적으로 PC나 노트북, 스마트폰용 재고 확보에 나서기 때문에 2분기를 지나면서 반도체 수요가 점차 증가하고 가격 반등할 것으로 추측됐다”며 “예상과 달리 고객사의 재고 확보를 위한 움직임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고 반도체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했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예측 불가능한 악재가 발생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의견이 나온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5월 미국이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로 꺼내든 ‘화웨이 제재’다. 장기적으로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부의 수혜를 기대할 수 있지만 당장 화웨이향(向) 메모리반도체 재고가 늘어날 경우 가격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화웨이 제재 등은 실제 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이어 “애널리스트 입장에서는 여러 변수를 고려해야 하므로 다른 때보다 실적을 전망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시안의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공장. 사진=삼성전자
중국 시안의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공장. 사진=삼성전자

◆ “2분기보다 하반기가 더 걱정”

아울러 올 하반기 삼성전자 실적 우려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메모리반도체 업황 부진 속에 대외 변수까지 늘어난 탓이다.

앞서 지난 1일 일본 정부는 오는 4일부터 한국으로의 수출 관리 규정을 개정, 반도체 등의 제조 과정에 사용되는 자국산 품목의 수출 규제를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3일 이와 관련 삼성전자 등 관련 기업의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2분기보다 하반기가 더 걱정된다”며 “메모리반도체 업황을 비롯해 미‧중 무역분쟁 등이 실적 불확실성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최 센터장 또한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3분기 혹은 4분기에 회복될 것으로 봤으나 내년 초까지 둔화세가 이어질 수 있다”며 “2분기 가격이 꾸준히 떨어졌고 마이크론이 화웨이 제재에 동참했을 때 시장에 물량이 늘어나면서 가격이 더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실적으로 가격 하락을 방어하려면 메모리반도체 기업에서 감산에 나서야 한다”며 “이와 반대로 정부에서는 투자를 요구하고 있어 기업 입장에서는 결단을 내리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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