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부러우면 진거다...‘美 민주당 그리고 日아베 총리에게’
상태바
[데스크칼럼] 부러우면 진거다...‘美 민주당 그리고 日아베 총리에게’
  • 한동수 기자
  • 승인 2019.06.30 20:56
  • 댓글 1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동수 금융산업부장.
한동수 금융산업부장.

[오피니언뉴스=한동수 기자] ‘한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위한 선거운동이 펼쳐졌다’.

CNN, 뉴욕타임즈 등 미국내 반(反)트럼프 주요 언론이 30일(현지시각) 새벽에도 불구하고 북미 3차 정상회담을 실시간으로 중계하면서 쏟아낸 반응이다.  

같은 시각 일본 언론도 실시간으로 한국에서 벌어진 역사적 남북미 정상간 만남을 보도했다.

하루 전 오사카에서 열렸던 ‘G20회의’는 남북미 정상 만남이라는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며 뉴스에서 가려졌다.  

이래서 일까. 이날 한미 정상회담이 청와대에서 한창 진행 중일 때 일본 산케이 신문은 “일본 정부가 한국 대법원의 징용판결 문제에 대한 보복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면서 “스마트폰과 TV 부품인 유기EL, 디스플레이에 쓰이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반도체 제조공정에 쓰이는 리지스트와 에칭가스(고순도불화 수소) 등 총 3개 품목에 대해 오는 7월4일부터 대(對)한국 수출규제를 강화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외교는 국익 우선이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조연으로 물러서고 김정은 국방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을 주연으로 올려 세운들,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운동 그라운드로 청와대·판문점 자유의집·오산 미군기지를 내줬던들 어떠한가.

사상 처음으로 남북미 정상이 '자유의 집'에서 함께 손을 맞잡고 한층 더 가까워진 우애를 나눴다는 것이 우리의 국익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오후 3시46분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에서 기념촬영을 한 후 오후 3시47분 다시 남한쪽 군사분계선을 넘어 자유의집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오후 3시46분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에서 기념촬영을 한 후 오후 3시47분 다시 남한쪽 군사분계선을 넘어 자유의집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뻔히 보였지만 박수 칠 수밖에...트럼프의 ‘재선운동’

트럼프 대통령에겐 약점이 있다. 직설적이고 정제되지 않은 언어구사가 대통령 답지 못하단 평가를 미국은 물론 해외 언론으로부터 받아왔다.

미국 역사상 사상 최고의 지지와 인기를 누린 버락 오바마 대통령 후임인것도 약점이라면 약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시간은 많지 않다. 재선 도전을 선언한 마당에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은 전임자와 차별화일 수 밖에 없다. 게다가 현재 미 대선에서 민주당 유력후보들과 1대1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열세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미 정상회담이 이뤄진 하루전 날 도박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당장 만나자'는 SNS메시지를 띄운 것이다. 이번 이벤트가 성사된다면 세기의 드라마 기획자가 될 수 있을 것이란 확신도 있었을 것이다.   

그의 계획은 뜻대로 이뤄졌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남북한 군사분계선에서, 자유의 집에서, 오산 미군기지에서 재선 캠페인치곤 극적이라 할 수 있는 최고의 순간을 맞이했다.

이 시간 미국의 일부 언론은 달가워 하지 않았다. 미국 민주당도 불만스러웠을 수 있다. 그러나 어찌 하겠는가. (오바마 대통령당시)그땐 없었고 지금은 이뤄진 남북미 정상의 북한 비핵화 논의인 것을. 

세상은 이렇게 변화했고 적어도 남북한 사이의 긴장관계는 평화무드로 빠르게 한걸음 한걸음 내딛고 있다. 

'수출규제'라도 선언해야 했던 일본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아무런 발언권을 갖지 못한 일본은 급해진 모습이다.

급기야 전 세계 시장 독과점 품목인 자국의 반도체, 스마트폰 관련 부품에 대해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을 문제삼아 대(對)한국 수출 규제 입장을 발표했다. 

이날 일본이 수출 규제를 예고한 반도체관련 품목 중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와 리지스트는 세계 전체 생산량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에칭가스도 일본이 약 70%를 점유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전자 등 국내 반도체·스마트폰 업체들은 절대적으로 이 부품들을 일본에 의존하고 있다.         

국내의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전자업계는 연초부터 이같은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비 재고를 확보해 놨고 대체재와 대체 거래선도 확보해 놨으나 사태가 장기화되면 적잖은 영향을 입을 수 밖에 없다”고 보도 했다.

다만 세계 1위를 점유하고 있는 국내 반도체·스마트폰 업체에 일본이 원자재 수출 중단을 장기화할 경우 일본 업체들도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 이야 말로 양자간 최악의 상황을 만들어 낸  '죄수의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는 행동이다.   

부러우면 지는거다...일본도 동북아 평화무드 편승해야 

오는 7월21일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는 아베 총리는 오사카 G20회의 개막에 앞서 지난 주 급작스레 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거부했었다.  

이에 대해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원칙주의자인 문 대통령의 돌발적인 발언이 참의원 선거를 앞 둔 아베 총리에게 불리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한바 있다. 

아베 총리는 남북미 정상간 만남에 배가 아플만 하다. 심혈을 기울였던 오사카 G20회의마저 하루 만에 외신에서 자취를 감춘 것에 분할 만도 하다. 

그러나 이제 동북아 평화를 생각해야 하지 않겠는가. 북한의 핵무장은 결코 일본의 국익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일본 현지 언론에서도 심심찮게 논평하고 있다. 

요즘 ‘부러우면 지는 것’이라는 촌철살인 같은 얘기가 회자되며 질투심에 답답해하는 사람들을 달래주곤 한다. 미국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아베총리는 대한민국에 보다 큰 아량으로 포용력을 보여줬으면 싶다. 부러우면 지는 거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1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2019-07-01 13:42:52
기사 잘썼네

조나 2019-07-01 12:47:32
한동수기자님 좋은기사 감사합니다!

모모 2019-07-01 11:42:05
오랜만에 진짜 기사다운 기사 잘 읽었습니다. 한동수 기자님, 기억하겠습니다.

평화의 가치 2019-07-01 10:27:22
기사다운 기사 오랜만이에요~~

한동수짱 2019-07-01 10:17:02
기자님 기사 너무 훌륭합니다 앞으로도 기사 꼭 찾아 읽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