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is] '취임 100일' 지성규 하나은행장...'디지털·글로벌 전략' 통했다
상태바
[Who is] '취임 100일' 지성규 하나은행장...'디지털·글로벌 전략' 통했다
  • 이성노 기자
  • 승인 2019.06.28 15: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디지털·글로벌에 총력…내부 소통에도 노력
하나은행 "본인만의 색깔을 내고 있다"
업계 "전략적 행보, 향후 실적 개선에 긍정적"

[오피니언뉴스=이성노 기자] 지성규 KEB하나은행장이 취임 100일을 맞았다. 관치 논란으로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시중은행 최연소 행장 타이틀과 함께 수장 자리에 앉은 그는 금융권 당면 과제인 디지털·글로벌 혁신에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8일 하나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21일 KEB하나은행 2대 은행장으로 취임한 지 행장은 당시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변화와 혁신을 통해 디지털과 글로벌 부문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손님 중심의 진정한 리딩뱅크'로 도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 행장은 디지털 전환 ·글로벌 강화를 위해 동분서주하며 소기의 성과를 만들어냈다. 다만, 도약을 위한 기반을 충분히 다진만큼 실적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당면 과제도 분명한 상황이다.  

ㅇㄹ
지성규 KEB하나은행장이 취임 100일을 맞은 가운데 디지털 전환과 글로벌 강화에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KEB하나은행

#성과- 금융권 최대 화두 '글로벌·디지털' 도약 이뤄내 

지 행장은 취임식 당시 신뢰받는 글로벌 은행으로 나아가기 위해 금융권 최대 화두인 디지털과 글로벌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예고했다. 

그리고 취임 이후 '디지털과 글로벌의 융합 전략'이라는 차별화된 미래 비전 달성을 위한 실행에 착수했다. 안정적이고 선진적인 글로벌 디지털 전환·확산을 위해 '글로벌디지털전략협의회'를 신설했고, 첫 번째 사업으로 글로벌 ICT 기업인 네이버의 메신저 플랫폼인 라인과 함께 인도네시아에 '라인뱅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 전략을 가속화하기 위한 조직 개편·확대도 진행했다. 은행 내 그룹별 전문 인력으로 '디지털 어벤저스' 팀을 구성해 디지털 해외 진출 적극 지원 및 국가별 사업 확대를 가속화하고 있고, 기존 사업 파트별 디지털 관련조직을 '미래금융그룹'으로 통합했다. 

눈에 보이는 결과물도 만족스럽다. 모든 대출 프로세스가 비대면으로 이루어지는 '하나원큐신용대출'은 론칭 2주일 만에 8500여건, 1530억원의 실적을 달성했다. 앱으로 환테크를 할 수 있는 '환전지갑' 역시 출시 2개월 만에 일별 2000건 돌파하고 올해 5월까지 총 44만건, 2억2000만달러의 실적을 달성했다. 

글로벌 부문에서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만들어냈다. 

올해 5월말 기준 글로벌 대출금(해외지점 및 현지법인에서의 외화대출)은 지난해말(152억5630만달러) 대비 9% 성장한 165억878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 행장의 폭넓은 해외 경험과 항공금융, 신디케이트론(Syndicated Loan·복수 금융기관이 같은 조건으로 기업에 대규모의 중장기자금을 융자하는 대출방식)등을 통한 우량 IB 유치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글로벌 투자은행(IB) 전담조직을 신설해 과거 이자이익 중심이던 글로벌 부문에서 비이자이익을 확대하고 있다. 해외 인프라, 부동산, 항공기금융 등 금융투자로 인해 올해 1∼5월 은행 해외부문 비이자이익은 588억원으로 전년 동기(443억원) 대비 32.7% 늘어났다.

하나은행은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을 위해 인도 구르카온 지점 개설과 일본 후쿠오카 출장소를 지점으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6월 기준으로 24개국 180개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지 행장은 철저한 분석과 준비 그리고 효과적인 실천으로 100일이라는 짧은 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며 "취임 직후부터 현장과 꾸준히 소통하며 역동적인 기업문화와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는 등 본인 만의 색깔을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ㅇㄹ
지성규 KEB하나은행장이 지난 4월 을지로 본점 인근 호프집에서 직원들과 치맥을 함께 즐기며 소통하고 있다. 사진제공=KEB하나은행

#남은 과제- '실적 & 외형확대'  

지 행장의 '취임 100일 행보'는 합격점을 줄 수 있지만, 당면 과제도 분명한 게 현실이다. 

하나금융그룹은 올 상반기에 추진한 제3인터넷은행 진출과 롯데카드 인수전에서 모두 고배를 마셨다.

신한금융그룹과 KB금융그룹이 리딩뱅크를 다투고 있는 가운데 올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우리금융그룹이 인수 합병(M&A)에 광폭 행보를 이어가며 몸집을 불리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순이익의 약 90%를 책임지고 있는 하나은행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 셈이다.   
더욱이 하나은행은 지난 1분기에 저조한 실적을 냈다. 당기순이익 4799억원으로 시중 4대은행(신한은행:6181억원·KB국민은행:5728억원·우리은행:5394억원·KEB하나은행:4799억원) 가운데 가장 부진했고, 기업은행(5570억원)에도 뒤처지며 자존심을 구겼다.

당장 2분기는 물론 올해 하나은행 실적에 따라 금융지주사의 위상까지도 달라질 수 있는 형국이다. 그런 점에서 지 행장의 또 다른 당면 과제는 실적 개선이다. 

업계에서는 지 행장의 '100일 행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지난 1분기에 부진했던 실적 역시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지 행장은 취임 이후 글로벌·디지털 전략을 적절하게 구사해 기존 하나은행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취임 직전 1분기 실적이 좋지 않았지만, 지 행장의 전략적 행보가 향후 하나은행의 실적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서 "다만, 아직 취임 기간이 길지 않은 만큼 적어도 1년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