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마트 실적 동반 부진에”…롯데쇼핑, 주가 모멘텀 안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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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마트 실적 동반 부진에”…롯데쇼핑, 주가 모멘텀 안보여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9.06.13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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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간 주가 22만원에서 16만원 ↓...1분기 주요 사업부 실적 부진
온라인 강화 계획...성과 장담 못해
롯데쇼핑 주가가 본업인 백화점·할인점 등 사업부 부진으로 올 들어 20% 하락했다. 1분기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롯데쇼핑 주가가 올 들어 20% 하락했다. 지난 1분기 실적이 시장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던 데다 앞으로 전망까지 낙관적이지 않은 탓이다.

특히 본업인 백화점·할인점·전자제품전문점 등 유통업체들이 온라인 쇼핑 시장 확대 흐름 속에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12일 16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지난 1월 2일의 20만2500원에 비해 19.8% 하락한 수준이다. 같은달 16일 이후 종가는 단 한 번도 20만원을 넘어서지 못했다.

◆ 1분기 실적, 시장 예상치 10% 밑돌아

주가는 지난달 9일 실적 발표 이후 하락세가 더욱 두드러졌다. 전체 실적을 이끄는 백화점·할인점 사업부가 동반 부진한 탓이다.

앞서 롯데쇼핑은 지난 1분기 영업이익 2053억원을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에 부합한 수준이었으나 올해부터 도입된 리스 회계기준 K-IFRS 1116호에 따라 판매관리비가 200억원 줄어든 점을 고려하면 전망치를 10% 가량 밑돌았다는 분석이다.

국내 백화점과 할인점 사업부 영업이익은 각각 1550억원, 90억원이었으나 리스 회계효과를 감안하면 백화점 1466억원, 할인점 27억원에 불과했다. 지난해 동기보다 각각 8%, 55% 감소한 것이다.

특히 지난해 1분기 대비 국내 백화점 사업의 기존점 성장률이 0.6%에 그친 가운데 해외 백화점 사업은 지난해 12월부터 3월까지 영업 종료한 중국 백화점 충당금 환입에 따른 일회성 이익을 제거하면 여전히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할인점 역시 기존점 매출이 3.6% 감소, 역성장을 기록했다.

◆ 불안한 오프라인 쇼핑 시장

시장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롯데쇼핑의 실적 부진 원인으로 온라인 쇼핑 시장 확대를 꼽았다. 오프라인 쇼핑 시장 규모는 줄어드는 데 반해 온라인 쇼핑 시장 규모가 꾸준히 커지면서 점포를 중심으로 한 롯데쇼핑 등 기존 유통업체들의 실적은 나빠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2019년 4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을 살펴본 결과 오프라인 부문 매출은 1년 전보다 2.9% 감소했다. 반면 온라인 부문은 같은 기간 14.1% 증가했다.

올 들어 오프라인 부문 매출은 매달 증가와 감소를 번갈아 기록했다. 반면 온라인 부문의 경우 1월부터 3월까지 17.3%, 12.0%, 18.2% 매출이 늘어나며 증가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4월 매출은 지난해보다 휴일이 하루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감소폭이 예상보다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또 백화점과 할인점의 구매건수 또한 지난해 동기 대비 11.6%, 8.3% 줄었다.

지난달 실적 발표 이후 NH투자증권·DB금융투자·현대차증권 등 주요 증권사 8곳이 롯데쇼핑에 대한 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내림폭이 가장 큰 곳은 대신증권으로 기존 22만원에서 19만원으로 13.64% 낮췄다.

식품을 주력상품으로 하는 할인점은 온라인 쇼핑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유통업체들의 비수기로 통하는 올 2분기 역시 실적을 안심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추정한 롯데쇼핑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1102억으로 집계됐다. 이 전망치는 3개월전 1301억원, 한달 전 1138억원에서 꾸준히 낮아졌다. 중국 할인점 철수 전인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349억원)보다는 대폭 늘어났지만 지난 1분기의 절반 수준이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만 놓고 보면 지난해보다 공휴일 수가 줄어들어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 가능성이 높다”며 “본격적인 실적 개선은 올 하반기에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온라인에서 기 못 펴는 할인점

롯데쇼핑은 소비자들이 온라인 쇼핑 시장으로 이동하는 데에 대응하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앞서 지난 3월 7개사(백화점‧마트‧하이마트‧홈쇼핑‧롭스‧프레시‧닷컴 등)의 온라인 채널 통합 로그인 서비스 ‘롯데 온(ON)’을 개시했다.

내년에는 통합 앱을 통해 소비자에게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O4O(Online for Offline) 등 차별화된 쇼핑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충성 고객 확보를 위한 유료 멤버십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다만 쿠팡을 비롯한 기존 온라인 쇼핑 업체들이 가파르게 성장한 만큼 경쟁 심화에 따른 비용 부담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식품을 주력상품으로 하는 할인점의 경우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자리 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마켓컬리, 오아시스 등 식품전문 온라인 쇼핑 업체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할인점 실적에 타격을 주고 있다. 이들은 프리미엄 식품을 취급하며 새벽배송 서비스를 내세워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온라인 식품 유통 시장은 다수의 사업자들이 시장 점유율을 가져가고 있다”며 “롯데마트·이마트 등 기존 오프라인 대형마트의 매출액이 감소하면서 이들의 온라인 쇼핑 사업 전망이 낙관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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