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 치이는데 신사업은 지지부진"…이마트 주가, 힘 못쓰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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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 치이는데 신사업은 지지부진"…이마트 주가, 힘 못쓰는 이유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9.06.12 1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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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영업익, 전분기 대비 절반 수준 예상
온라인 쇼핑 경쟁 심화…비용 느는데 성과 장담 못해
사진=연합뉴스
이마트 주가가 1년 간 41.6% 하락했다. 지난 1분기에 이어 올 2분기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온라인 쇼핑 시장 경쟁 심화 우려가 높아진 탓이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이마트가 실적 부진의 늪에 빠지면서 주가가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마트 전문점 사업부를 비롯해 주요 자회사의 실적이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 올 2분기 실적에 대한 눈높이를 낮췄다.

또 이마트를 비롯한 전통적인 ‘유통강자’들이 커지는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뒤처지자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이마트는 1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2000원(1.34%) 내린 14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지난 1월 2일 연초(18만원)와 비교하면 18.3% 하락한 수준이다. 지난해 6월 12일(25만2000원)보다는 41.6% 떨어졌다. 1 새 주가가 거의 반토막 난 셈이다.

◆ 2분기 적자전환 가능성 제기

당장 올 2분기 실적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높아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추정한 2분기 이마트 영업이익 평균치는 328억원으로 집계됐다. 한달 전 전망치 574억원보다 42.9%나 감소했으며 3개월 전(632억원)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통상 2분기는 명절이나 연말, 연초를 모두 빗겨나가는 시기로 대형마트의 비수기로 꼽힌다. 올 2분기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공휴일 수가 이틀 적어 기저효과까지 감당해야 한다. 이달에는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가 발생한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악의 경우 적자 전환 가능성도 있는데 현실화할 경우 생각보다 파장이 클 수 있다”며 “최근 대형마트 업체들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아졌지만 섣불리 접근하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 정용진 주도 신사업 '영업적자’

이 가운데 이마트가 오프라인 쇼핑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주도 하에 추진하는 신사업이 실적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체험형 가전 매장 ‘일렉트로마트’를 비롯해 ▲자체브랜드(PB) 전문점 ‘노브랜드’ ▲만물잡화점 ‘삐에로쇼핑’ ▲헬스앤뷰티(H&B) 스토어 ‘부츠’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전문점 사업부가 대표적이다. 이 전문점 사업부는 ‘적자행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앞서 이마트는 지난 1분기 별도기준 영업이익 1068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748억원)보다 42.7% 증가했지만 지난해 1분기(1616억원) 대비로는 33.9% 줄었다.

무엇보다 올해부터 할인점 사업부에서 분리된 전문점의 부진이 뼈아팠다. 전문점은 사업부 가운데 유일하게 영업손실(227억원)을 기록했다. 노브랜드가 지난 3월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하긴 했으나 사업부 실적을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사진=연합뉴스
이마트 사업부 중 '일렉트로마트', '삐에로쇼핑', '부츠' 등 신사업을 영위하는 전문점 부문은 지난 1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노브랜드'만 지난 3월 손익분기점을 넘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분기 연결 자회사 적자 규모 또한 전분기 13억원에서 245억원으로 커졌다. 지난해 1분기(38억원 영업손실)과 비교해도 확대됐다.

연결 자회사 중 신세계푸드, 에브리데이, 프라퍼티, 신세계건설을 제외한 업체 대부분이 영업손실을 기록한 영향이다. 연결기준은 영업이익 743억원으로 전분기(614억원)보다 21.0% 늘었으나 지난해 1분기(1535억원)와 비교하면 51.6% 감소했다.

특히 이마트는 대형마트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으나 온라인 쇼핑업계에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3월 신세계몰과 합병, 자회사로 편입된 SSG닷컴(SSG.COM)은 지난 1분기 영업손실 108억원을 기록했다.

합병 초기 투자비용을 고려하면 수익성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SSG닷컴 총거래액(GMV)을 살펴봐도 지난해 1분기 대비 13.6% 증가하는 데 그쳐 시장 성장률을 밑돌았다. 이 기간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7.5% 늘어났다.

조선호텔은 1분기 56억원 적자를 기록, 전분기(영업손실 17억원)과 지난해 1분기(영업손실 9억원)보다 적자폭이 크게 확대됐다. 지난해 7월 개장한 ‘정용진표’ 부티크호텔 ‘레스케이프(L’Escape)’가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지분법 적용 자회사인 신세계TV쇼핑 역시 37억원 영업손실을 냈다. 전분기(32억원 영업손실)에서 적자가 지속됐고 지난해 1분기(9억원 영업손실) 대비로도 적자 규모가 늘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마트 2분기 실적에 대해 눈높이를 낮추는 게 바람직하다”며 “전문점은 1분기와 유사한 200억원 이상 손실이 예상되고 SSG닷컴은 쿠팡 등과의 경쟁 심화로 마케팅비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평가했다.

◆ 온라인 쇼핑 신흥 강자에 밀려

특히 시장 전문가들은 유통업의 중심축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한 데에 우려의 시각을 보내고 있다. 아직까지 대형마트 등 주요 유통업체들의 온라인 쇼핑 사업 실적이 오프라인 쇼핑 시장의 둔화를 상쇄할 정도로 성장하지 못한 탓이다. 오히려 온라인 쇼핑 시장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신규 업체에 밀리고 있다.

쿠팡이 지난 2015년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으로부터 10억달러 투자를 받아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때까지만 해도 금세 승자 독식 구조가 형성될 것으로 추측됐다.

예상과 달리 선두업체로 자리매김 중인 쿠팡 외에도 온라인 쇼핑 업체들은 현재까지 ‘치킨게임’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 신선식품 배송업체 ‘마켓컬리’, ‘오아시스마켓’ 등이 새로운 온라인 쇼핑 강자로 등장한 데다 이마트(SSG닷컴)뿐 아니라 대형마트, 홈쇼핑 등 다양한 경쟁자들이 온라인 쇼핑 사업에 주력하면서 경쟁 강도가 높아졌다.

사진=마켓컬리CF
신선식품 배송업체 '마켓컬리'는 새벽배송서비스인 '샛별배송'을 내세워 온라인 쇼핑 시장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사진=마켓컬리CF

이마트 등 대형마트의 경우 그간 온·오프라인 쇼핑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지니고 있던 신선식품 판매에 타격을 입게 됐다. 이마트는 대형마트 중에서도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온라인 쇼핑 시장에 가장 먼저 적극적으로 나선 곳이다.

하지만 코리안클릭·대신증권에 따르면 이마트몰 모바일앱 월간 방문자수는 한때 150만명에 달했으나 최근 100만명으로 낮아졌다. 반면 마켓컬리의 경우 2017년 10만명 수준에 불과했지만 최근 50만~60만명을 기록 중이다. 마켓컬리 매출은 2017년 466억원에서 지난해 1571억원으로 세 배 넘게 증가했다.

새로운 경쟁자에 밀리면서 성과를 제대로 내지 못하는 이마트로서는 온라인 쇼핑 고객 유치를 위한 막대한 마케팅·배송 비용 지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SSG닷컴은 이달 들어 ▲30회 무료배송 쿠폰 증정 ▲첫 구매고객 대상 20% 할인 쿠폰 증정 등 프로모션을 내놨다.

◆ '무한경쟁' 온라인 쇼핑, 성과 장담 못해

문제는 온라인 쇼핑 시장이 '무한경쟁'으로 흐르면서 이같은 투자에 따른 성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다. 짧은 시간에 신규 고객을 끌어들이는 효과를 낼 수 있으나 이들 고객이 충성 고객으로 연결되는 건 다른 문제라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이미 쿠팡의 '로켓와우클럽', 티몬의 '슈퍼세이브', G마켓·옥션 등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의 '스마일클럽' 등 온라인 쇼핑 업체들은 충성 고객을 늘리기 위한 유료회원제를 도입했다.

김명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프로모션을 통한 방문자 수 증가와 배송 캐파(CAPA) 확대에 따라 외형 성장 회복이 가능해 단기적으로 반등할 수 있다”면서도 “궁극적으로 신규 수요를 이끌어내면서 충성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차별화 전략이 있어야 주가 회복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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